본문 바로가기
대구MBC NEWS대구MBC 사회사회 일반지역심층보도

[심층] '떫은 감'을 가장 많이 재배하는 곳은 어디일까요?···씨 없는 감 '청도반시'의 2024년 운명은?


우리나라에서 '떫은 감'을 가장 많이 재배하는 곳은 과연 어디일까요?
다들 아시다시피 농사, 농업 관련 업무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담당합니다.

그래서 농림축산식품부 농업경영체 등록 정보 현황을 살펴봤습니다.

2023년 자료가 가장 최신이네요.

2023년 현재 떫은 감을 재배하는 농업경영체는 전국에 108,260.

농업경영체란 말 좀 어려우시죠.

이렇게 정의가 돼 있습니다. '농어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농업·농촌에 관련된 융자·보조금 등을 지원받기 위하여 농업경영 관련 정보를 등록한 농업인 및 농업법인'

쉽게 말해 농업법인이나 농민의 수입니다.

경상북도의 떫은 감을 재배하는 농업법인이나 농민의 수는 31,329로 전국에서 가장 많습니다.

전라남도가 21,428, 경상남도가 20,621로 뒤를 이었습니다.

떫은 감 재배 면적의 순위도 비슷합니다.

전국의 떫은 감 재배 면적은 15,799.30ha로 이 가운데 경상북도가 5,361.25ha, 전라남도는 3,390.92ha, 경상남도는 3,168.29ha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떫은 감을 가장 많이 재배하는 곳은 어디일까요? 정답: 경상북도

그렇다면 단감은 어디에서 가장 많이 재배할까요?
떫은 감 얘기만 하면 단감이 섭섭해할 수 있겠죠.

그럼, 우리나라에서 단감을 가장 많이 재배하는 곳은 어디일까요?

단감을 재배하는 농업경영체는 전국에 61,728

경상남도가 24,446으로 가장 많고요, 전라남도가 21,053, 경상북도는 5,273입니다.

재배 면적의 순위도 다르지 않습니다.

전국의 단감 재배 면적 11,329.15ha 가운데 경상남도가 6,757.97ha로 압도적 1위입니다.

전라남도는 2,907.42ha, 경상북도는 524.69ha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단감을 가장 많이 재배하는 곳은 어디일까요? 정답: 경상남도


떫은 감 가운데 경북 청도군에서 나는 떫은 감에는 씨가 없다?
떫은 감, 그 가운데 청도반시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한참을 돌아왔네요.

경북 청도군은 떫은 감 중에서도 씨 없는 감, '청도반시'로 유명하죠.

청도군은 누리집을 통해 청도반시의 역사와 특성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조선 명종 1년(1545년) 청도군 이서면 신촌리 세월마을 출신인 일청제 박 선생께서 평해 군수로 재임하시다가 귀향 시 그곳의 토종 감나무의 접수를 무속에 꽂아 가지고 와서 청도의 감나무에 접목한 것이 이곳 토질과 기후에 맞아 새로운 품종 세월반시가 되었다가 이것이 현재의 청도반시가 되었다. 지금도 세월마을에는 수령 150여 년의 감나무 2그루가 있다. 청도군을 대표하는 과목이며 전역에 어디서나 볼 수 있고, 청도의 가을은 붉은 감으로 장관을 이루어 더욱 풍성하다."

"청도반시의 특성: 모양은 평방형이고 1개의 무게는 180g 내외이다. 감에 씨가 없다(전국에 유일하다). 육질이 유연하며, 당도가 높다. 수분이 많아 전국 제일의 홍시로 각광 받고 있다."

2023년 현재 경북 청도군의 청도반시 재배면적은 1,793.46ha입니다.

2023년에는 탄저병의 직격탄 맞아···
청도군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2023년 청도반시 생산량은 21,087톤입니다.

평년에 비해 30% 정도나 줄어든 것이라고 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탄저병이 들녘 곳곳을 휩쓴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했습니다.


2024년에는 장마가 특히 길었는데 작황은 어떨까?
청도반시 수확은 빠르면 9월 중순부터 시작해 10월에 많이들 합니다.

지금쯤 현장을 가보면 2024년 작황이 어떨지 짐작이 가능할 것 같아서 청도군 청도읍 평양리에 있는 청도반시 재배 농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평양리는 여러분이 많이들 아시는 청도한재미나리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다시 청도반시로 돌아가서…)

예쁘고 탐스러운 청도반시가 나무에 주렁주렁 달려 잘 크고 있었습니다.

농사를 잘 모르는 제가 보기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농장 대표의 말을 듣고 다시 보니 상황이 아주 달랐습니다.

"2024년 봄만 해도 '열매가 참 많이 달렸다' 했는데···"
2024년 봄만 해도 저온 피해가 없고 해서 열매가 달려도 너무 많이 달린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농장 대표의 말을 듣고 자세히 살펴보니 감이 달려 있어야 할 곳에 감은 없고, 감꼭지나 꽃잎만 붙어 있는 가지가 곳곳에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감나무 주변에는 떨어진 감이 수두룩했습니다.

유난히 길었던 장마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일조량 부족으로 생리적 낙과가 평년보다 10~20%나 늘었다고 했습니다.

청도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감은 복숭아나 사과와 달리 생리적 낙과가 많은 특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생리적 낙과는 열매가 너무 많이 달리는 것을 막고, 수세(나무가 자라나는 기세, 나무가 자라는 힘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유지를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2024년에는 유독 긴 장마로 나무가 햇빛을 제대로 못 보면서 생리적 낙과가 평년보다 많이 생긴 거"라고 했습니다.


"달린 감의 크기가 커서 이대로만 간다면 큰 문제는 없어"
감이 많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달린 감, 그러니까 떨어지지 않고 남아 있는 감의 크기가 커서 이대로만 간다면 수확량이 큰 폭으로 줄지는 않을 것으로 농민들은 보고 있었습니다.

류현석 경북 청도군 청도읍(청도반시 농사 15년 경력) "착과량은 조금 줄어도 과육 크기가 커서 전체적인 생산량은 조금 뭐 그렇게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농장도 사정은 비슷했습니다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청도군의 또 다른 농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제가 2년 전쯤에도 그해 작황을 살펴보기 위해 찾았던 농장인데, 대표님께서 너무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이곳 역시 생리적 낙과는 많다고 했습니다.

이동식 경북 청도군 매전면(청도반시 농사 11년 차) "2024년 초에는 감이 엄청 많이 달렸다가 그 감이 이번 장마에 거의 70~80% 떨어져 버렸어요. 보통 낙과는 50~60% 생기는데 조금 더 심한 거죠"

청도군 각북면에서 청도반시 농사를 크게 짓고 있는 농장 대표님께도 전화를 걸어보니 평년에 비해 10~20% 정도 생리적 낙과가 많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농민들은 그나마 다행인 건, 남은 감들이 대체로 잘 크고 있어서 본격적인 수확이 있을 10월까지 병충해만 없다면, 작황이 나쁘지는 않을 것으로 봤습니다.

하지만, 탄저병이 들녘 곳곳을 휩쓸었던 2023년 생각이 자꾸 들어서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이동식 경북 청도군 매전면 "탄저가 병이 보통 한 번 생기면 몇 년 계속 재발하거든요. 그러니까 2024년에도 탄저병 예방을 특별히 신경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몇 년째 계속 창궐하고 있기 때문에···"


"탄저병과 해충이 기승을 부릴 수 있으니, 방제를 철저히 해 주세요"
농정 당국도 탄저병과 해충 방제에 온 힘을 다해 달라고 거듭 요청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손형미 청도군농업기술센터 친환경농업과장 "적절한 토양 수분 관리와 양분 관리, 그리고 통풍과 채광 환경 개선이 향후 안정적인 감 수확량 확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장마의 긴 터널을 힘들게 빠져나온 '청도반시' 재배 농민들이 수확까지 병충해와 태풍이란 또 하나의 큰 고비를 넘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데요.

10월쯤에 "2024년 청도반시 농사는 참 잘됐어요"라는 기분 좋은 소식이 들려오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을 우리 농민들~ 늘 응원합니다. 그리고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있으니 건강 꼭 챙기세요."

서성원

추천 뉴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