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23년 서이초 사건 이후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 교권 보호 4법이 개정됐죠.
그런데 법 개정 이후에도 여전히 교권 침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경북지역 교사 60%가 이직을 고려하고 있을 정도로 교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요.
5월 15일 스승의 날을 앞두고 선생님들의 고충을 짐작할 수 있는 설문조사가 나왔습니다.
박성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초등교사 A 씨는 2023년 말 아동학대로 신고를 당했습니다.
다른 학생을 괴롭히는 학생을 지도했는데 해당 학생의 학부모가 아동학대라고 신고한 겁니다.
조사 결과 학대가 아니라고 인정됐지만, 아직까지 큰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A 씨 초등교사▶
"학부모님한테 전화가 오면 약간 심장이 두근거리는 게 좀 남아있거든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가방에 항상 항불안제라든지 그런 약을 항상 상비해 두고 다닐 정도로···"
중등교사인 B 씨는 최근 학생의 문제 행동을 훈계하던 중 학생에게 폭행당할 뻔했습니다.
◀B 씨 중등교사▶
"너무나도 많은 학생과 교직원이 보는 데서 당해서 너무 부끄럽기도 하고 또 교사로서 좀 회의감도 많이 (들었습니다)"
경북교사노조가 경북지역 현직 교사 3백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많은 교사들이 비슷한 피해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1년 동안 학생 또는 보호자에게 교권 침해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교사가 절반이 넘었습니다.
아동학대 고소를 걱정해 본 적이 있다고 답한 교사는 90%에 육박했습니다.
교권 침해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교사들의 자긍심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경북지역 교사 10명 중 8명이 자신의 직업이 사회적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고, 나아가 10명 중 6명이 최근 이직이나 사직을 고민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3년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을 보호하기 위해 법이 개정됐지만 현장의 교사들은 여전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미희 경북교사노조 위원장▶
"의심만으로도 아동학대로 신고할 수 있다는 조항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새롭게 생긴 저 법안이 실제 아동학대 무고성 신고로부터 교원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교사들은 정서적 아동학대 구성 요건을 명확히 하는 등 법 개정과 함께 사회적인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A 씨 초등교사▶
"사회 전반적으로 선생님의 교육 활동에 대한 존중 의식이 좀 높아졌으면···"
MBC 뉴스 박성아입니다. (영상취재 양재혁, 그래픽 김상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