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경북도의회에서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름을 ‘박정희 국제공항’으로 하자는 제안이 나왔고, 이에 도지사도 공감을 나타냈습니다. 대구시가 동대구역을 박정희 광장으로 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는 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다시 지역 정치권에서 ‘박정희’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하지만 독재, 인권탄압 등의 과오가 큰 만큼 우상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대도 큰데요. 대구·경북에 부는 ‘박정희 바람’에 대해 토론해 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세 번째 주제,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의 명칭을 박정희 국제공항으로 하자는 제안이 지역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는데요. 박재일 실장님, 박정희 국제공항으로 하자는 제안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저는 찬성해요. 멋있는 이야기 아니에요?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 한 분을 지금 공간은 둘째 치고 굉장한 분인데 이 시간에 한마디로 말하기 어렵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약간 인색하다 할까? 고약하다 할까? 정치인이든 뭐든 폄훼하면 내가 지성인인 줄 알아요. 누구를 폄훼하고 막 비판 잘하면 똑똑한 사람인 줄 아는데.
외국에 나가면 존 F. 케네디 공항 그리고 또 프랑스의 샤를 드골 공항도 있고 터키에 가면 아타튀르크 공항입니까? 그리고 미국에는 휴스턴에 조지 부시 국제공항도 있고, 정치인들 공항이 많아요. 그 사람들 다 대단한 신적인 존재는 아니었어요. 그렇지만 이름을 붙여준 거죠. 재미 삼아 아니면 또 그 사람을 좀 기리기 위해서. 그런데 박정희 대통령은 정치적인 영향이 사후 40년이 넘었는데도 워낙 영향력이 강하니까 이게 논쟁이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더더욱 제가 보기에는 이름을 붙일 만하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김상호 사회자]
김현권 의원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저는 정치인들이 정말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하고 추모한다면 그분을 닮은 정치를 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미래를 위해서 대한민국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가. 지금 대구·경북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경공업부터 제대로 완비 안 된 국가에서 포항제철 같은 중화공업을 과감하게 끌어내고 투자했고 성공시켰고. 그런 일들을 정치인들이 배워야 하는데 오히려 그런 노력은 하지 않고 박정희 대통령 우상화하고 제사 지내는 데 정신없는 거 아닌가. 그것은 정치하는 분들이 그분의 유산을 내가 끌어오겠다는 욕심에서 비롯된 거로 생각하거든요. 저는 그런 점에 있어서 경계해야 할 바가 분명히 있다.
왜냐하면 TK신공항이 성공하려고 하면 지역민들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전국적으로 우리 공항에 손님들이 와야 하고 그 공항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야 하는데 지금 대구공항은 오히려 청주공항에 밀려서 4위에서 5위로 추락했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우리가 이 새로 만드는 공항을 박정희 공항으로 이름을 명명했을 때 대한민국 전체에 있어서 그 이미지의 선호도에 어떤 평가가 이루어질 것인가. 저는 우리가 이름을 붙이고 자족하는 이름이 아니라 이 공항이 성공하는 과정에서 전체 고객들의 의견들이 잘 반영되는 그런 평가들이 정말 급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합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박정희라는 인물을 지금 와서 약간 우상화해서 나의 정치적 자산으로 만들고 싶은 사람, 박정희를 쉽게 말해서 막 비하하고 이런 표현 좀 죄송합니다만, 이른바 까면 내가 올라가는 쪽에 이득을 보는 정치인. 이런 부분이 지금 상존한다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긴 하지만 우리가 그렇다고 그러면 이름을 하지 말자 이건 좀 어폐가 있는 것 같고.
지금 여기 와서 생각해 보니 김현권 의원은 우리 지역성을 너무 강조하다 보면 다른 데서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지만 저는 또 한편으로는 공항이라는 이름에 박정희만큼 걸맞은 사람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뭐냐 하면 이건 유명한 이야기인데 로스토우(Rostow)입니까? 비행기가 날 때 테이크 오프(Take Off)하는 걸 어느 지도자가 해주느냐예요. 지금은 날고 있는 단계지만 옛날에는 그 무거운 물체가 에너지가 없어서 날지를 못했어요. 에너지가 있어야 올라가잖아요? 이 에너지를 만들고 테이크 오프 시킨 게 박정희 전 대통령이거든요. 제가 보기에는 국제공항의 이름이 우리나라 경제를 테이크 오프한 지도자와 걸맞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내가 너무 우상화하는가요?
[김상호 사회자]
아니요. 충분히 제시할 수 있는지 의견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다음에 공과를 분명히 두 분 다 인정하시는 게 우리 또 박재일 실장님도 과가 없다는 생각은 아니시거든요. 공과가 있는데 공에 대한 평가보다는 과에 대한 지적이···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그런데 공부를 많이 하면 할수록 박정희에 대해서 과가 줄어요.
[김상호 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시민단체들은 박정희 우상화 중단하라고 동상 세우는 문제, 설치 문제에도 계속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신공항 이름까지 바꾸는 건 과도한 우상화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아까 두 분 말씀에서 연결되는 문제이기도 한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자기 정치적 목적에 따라서 우리 훌륭한 분들 이렇게 막 당겨다가 쓰는 아이템으로 만든 대상 중에 가장 많이 억울하신 분이 이순신 장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순신 장군의 충성심이나 나라 사랑하는 거는 전혀 관심이 없고 매번 12척만 얘기하지 않습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동상 말씀하시잖아요. 그런데 그게 답이 있는 거죠. 예를 들면 제가 한 번씩 가끔 산책이나 어디 시골 같은 데 가보면 그 지역의 유지 같은 분 아니면 장학금을 굉장히 많이 내신 분을 거의 동상 비슷하게 아니면 헌납이랄까 이런 걸 만들어 놨어요. 그런데 그 주변이 아닌 사람은 관심이 별로 없잖아요. 이만큼 관심 있고 열정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우리가 한 번쯤은 기억해야 할 사람이다. 그러면 그 기억의 방법이 유럽 같은 데에 비하면 우리는 또 동상 문화가 약하잖아요. 동상이 없죠. 대한민국은 종이 이런 거는 좀 강했지만, 돌에 대해 새기고 이런 거는 좀 약해서 유적이 남아있는 게 안타까운 부분이 있는데 그건 별개로 하더라도, 하여튼 그걸 우리가 여유 있게 좀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그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성금 내서 동상 세우는 거, 그걸 누가 말릴 수 있느냐 그거는 뭐 좋은 일이다. 이렇게 보시는군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그쪽 사람, 그쪽 팀들도 그래서 아마 이거는 국가 돈보다 자발적으로 성금을 해서 만드는 것이 더 뜻이 깊지 않겠느냐 이렇게 추진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김 의원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아까 이제 박정희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경제를 테이크 오프, 이륙시키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하신 분이라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 공감합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대단한 역할을 하셨다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지금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이 대구·경북의 신공항을 어떻게 성공시킬 수 있는가, 어떤 공항으로 만들어야 하고 그것과 연계시켜서 우리의 산업들을 육성할 가능성이 어느 부분에 있는가. 그 논의에 집중하는 것이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는데, 이게 이제 정작 본질에 관한 논의와 집중은 이루어지지 않고. 최근에 막 동상 짓고 또 우리 대구·경북의 우경화가 좀 심해지는 게 사실이지 않습니까? 이승만 동상 경기도에서 도저히 세울 데 없다 그러는 거를 경북에 갖다 놓고. 이런 일들이 계속 진행되면서 아쉬운 건 그겁니다. 이 시기에 우리가 논의해야 하고 주목해야 할 바가 무엇인지 그것을 놓치다가 보면 시간만 보낸다. 그래서 저는 공항 자체에 좀 더 집중하고 들여다보고 고민해야 하지 않는가.
[김상호 사회자]
우리 지역의 정치인들 광역, 지역 할 것 없이, 비판하는 시민단체들도 공히 말씀하신 것 같아요. 집중해야 할 것은 우상화라고 비판하는 것도 아니고, 또는 우상화의 힘을 박정희라는 이름을 말함으로써 내가 정치적 이득을 보려고 하는 그 세력의 정치화도 아니고, 정말 이 TK신공항이 제대로 되는 게 내가 욕을 들어도 이 길을 가겠다고 생각했던 옛날 박정희 대통령 정신을 오히려 살리는 것이기 때문에 정말 박정희 대통령을 사랑한다면 TK신공항이 잘될 수 있도록 이런 점에서 저런 점에서 같이 고민하고 비판할 건 비판하고 이래야 하는 게 오히려 박정희 정신에 부합한다. 이렇게 보시는 거죠?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박정희 얘기를 많이 꺼내는 정치인일수록 박정희 대통령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더라는 거죠.
[김상호 사회자]
민주주의 얘기를 너무 자주 하는 사람들이 민주주의에 대해서 큰 관심 없는 사람들 아니겠습니까. 다음에 혼나시겠는데 잘못하면. 이 과도한 우상화라는 지적에 동의 못 하시는군요. 충분히 할 수 있는 문제···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우리가 어릴 때 우상과 이성 그런 책도 있었지만, 우상이라는 게 미신에 가까운 그런 거죠. 아이돌, 신격화하는 것이죠. 그러니까 그게 우리가 완전 인간 삶에서 100% 배척하기는 어렵겠죠. 우리가 신을 믿는 이유, 어디 가서 미신을 믿는 이유, 약해지면.
그런데 그걸 구분할 줄 알아야 할 것 같아요. 어떤 경우에는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거의 신앙에 가까운 존경심을 표시하는 분이 있을 수 있겠죠. 우리 야권의 정치인이든 뭐 이렇든. 그러니까 좀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래도 박 대통령은 대구·경북에 세워지는 공항에 자기 이름을 걸 수 없을 정도로 그런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김상호 사회자]
알겠습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아까 전술적으로, 전략적으로 사람이 적게 오느냐 하는 문제는 나중에 가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부분이다.
[김상호 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지금은 TK신공항의 성공적인 개항이 훨씬 더 집중돼야 할 선결 과제이고, 명칭은 그다음 고민 한번 해볼 수 있는 문제다. 이 정도로 정리하겠습니다. 그러면 두 분께 이 명칭 문제를 포함해서 지금까지 말씀을 다 주셨습니다만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에 대해 당부하고 싶은 혹은 제시하고 싶은 지점 짧게 한 말씀 듣고 오늘 시간 마무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현권 의원님 먼저 말씀 주실까요.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전하는 공항은 명백하게 군사 공항입니다. 그 군사 공항의 민간 공항은 아주 작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고, 현재 대구공항이 이전한다고 해서 그 공항이 질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입증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이 군사공항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그리고 우리가 방위, 지금 방위산업이 잘 나가지 않습니까? 그리고 대한민국의 많은 군사 공항 중에 유일하게 이전에 성공한 공항이라는 사실에 착안해서 그 부분에 대해서 이 공항과 관련된 우리의 장기적인 전략을 꼼꼼하게 세워나갈 필요가 있다.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사실 오늘 우리가 다룬 주제들이 제가 보기에는 굉장히 재미없을 수도 있어요. 아주 정치적으로 민감한, 휘발성이 강한 것들이 아니기 때문에 대구·경북 통합이라든가 또 SMR 건설, 이런 과학적인 게 지식이 전제돼야 토론이 되는 것이고 또 신공항 문제도 하나의 프로젝트이고. 먹고 사는데 직접적인, 또 흥미로운 얘기는 아니지만 반대로 좀 더 많이 공부하고, 지역의 정치인이든 시의원이든 도의원들이 잘 들여다보고, 저는 이 자체의 찬반도 중요하지만 이걸 들여다봄으로써 굉장히 실력을 기를 수 있다고 봐요. 예를 들면 시의원이든 도의원이든 대구·경북 통합에 대해서 찬반을 떠나서 그걸 한번 관찰하고 이게 뭐가 문제인지, 왜 나왔는지를 공부하다 보면 전체 역량이 좀 커지지 않을까 그런 관점에서 바라보고 싶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우리 박재일 논설실장께서 우리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를 밝혀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아,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더더욱 고맙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자, 오늘 우리 대구·경북에 산재한 정말 중요한 이슈가 되고 사실은 활발한 토론이 필요했던 내용인데 다소 묵혀져 있던 내용 오늘 두 분 모시고 좋은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위원,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두 분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오늘 시간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