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020년 포스코 포항제철소에 60대 하청 노동자가 집진기 배관에 빨려 들어가 숨진 사고, 여러 차례 전해드렸는데요.
사건 발생 약 3년 만인 6월 1일, 원·하청업체 관계자들에 대한 선고가 연기됐습니다.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현장검증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박성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름 4미터 크기의 낡은 집진 배관에 커다란 구멍이 나 있습니다.
지난 2020년 12월 9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60대 하청 노동자가 낡고 부식돼 부서진 배관 속으로 떨어져 숨졌습니다.
작업을 할 때 설비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고, 낡은 설비도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원형일 전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노동안전부장 (지난 2020년)▶
"(함께 있던) 작업자분들 얘기로는 (배관에) 올라갔을 때부터 조금 꿀렁꿀렁 느낌이, 우리가 살얼음판을 걷듯이 꿀렁꿀렁한 느낌이 있었고…"
사고가 난 지 3년이 다 돼가지만 아직도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
2022년 포스코가 물적분할을 하면서 형사 책임 승계 여부를 두고 공방이 오가 재판이 더 길어진 걸로 보이는데, 결국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를 피고로, 하청업체와 포스코 관계자, 법인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 6월 1일 열렸습니다.
◀기자▶
"피해자에게는 한마디 하실 말씀 없으실지."
◀포스코 관계자▶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재판부가 사고 현장을 직접 보겠다며 이례적으로 현장검증을 요청해 선고가 연기됐습니다.
재판부는 "사진 등의 자료만으로 판단이 서지 않는다"며, "실제 작업 방식과 작업 범위, 사고 현장을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고 발생 3년 만에 이뤄지는 현장검증에 대해 노동계는 철저한 검증을 촉구했습니다.
◀김승필 금속노조 포스코 사내하청지회 부지회장▶
"늦었지만 현장검증 하면서 사고 원인이나 이런 부분들을 자세히 짚어서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재판부에서 잘 짚어줬으면 좋겠습니다."
재판부는 6월 27일이나 28일 포항제철소 현장검증을 요청했는데 포스코 측과 협의를 거쳐 날짜를 확정할 계획입니다.
MBC 뉴스 박성아입니다. (영상취재 조현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