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전국에서 물난리가 난 당일, 홍준표 대구시장은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홍 시장은 자신은 전국을 책임지는 대통령이 아니라, 대구시를 맡는 시장으로서 수해 대비를 철저히 했다며 괜한 트집 잡지 말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웃 경북에서 가장 큰 인명피해가 난 가운데 광역단체장으로서 처신이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습니다.
김은혜 기자입니다.
◀기자▶
7월 15일 오전 10시,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 신천 야외 물놀이장 개장식에 참석했습니다.
이후 홍 시장은 팔공산의 한 골프장에서 목격됐습니다.
오전 11시 40~50분쯤 홍 시장을 알아본 주변 사람들과 인사도 나눴습니다.
1시간쯤 지나 빗줄기가 점점 강해지자 골프장이 폐장했고 이용객들도 모두 철수했습니다.
당일 새벽 예천과 영주, 문경 등 경북을 포함한 전국에서 수해가 속출했습니다.
경북에서만 산사태로 숨지거나 실종된 주민이 10명을 넘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던 때였습니다.
하루 전에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해달라는 긴급 지시를 전국에 내리기도 했습니다.
수해 현장에 접근조차 쉽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던 때 대구시장은 물놀이 개장식 참석에 이어 골프를 친 겁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전국 17개 광역 단체장 중에 주말에 누가 골프를 치러 갔겠냐며 비판했습니다.
"재해에는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하고 그 자리에 시장이 있어야 산하 공무원들도 긴장감 있게 재난에 대처한다며 그것이 '장'의 역할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대구 참여연대는 "만반의 대책을 강구하며 촉각을 곤두세워야 정상"이라며 시민 안전보다 골프가 더 중요한지 반문했습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
"항상 긴장하면서 대비를 강구하고 있어야 할 시점이었습니다. 그렇게 보면 홍 시장은 시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직무를 외면한 것이고요. 상황 판단력도 시장직을 수행하기에 적절한지 의문이 있습니다."
홍 시장은 SNS를 통해 주말 일정은 철저한 사생활이라면서 주말에 테니스는 되고 골프는 왜 안 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오늘 국회 앞)▶
"어느 시대의 법입니까? 주말에 공무원들이 자유스럽게 개인 활동을 하는 겁니다. 기자분들은 주말에 나오라고 하면 그냥 나옵니까?"
대통령이라면 다르겠지만 공직자들의 주말은 비상근무 외에는 자유라며, 큰비가 내리지 않아 대구시는 비상대기도 없었다며 견강부회, 억지 주장을 하지 말라고도 했습니다.
대구에는 큰 피해가 없고 주말 사생활이라는 홍준표 시장, 물 폭탄이 시시각각 지역을 이동하며 수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은혜입니다. (영상취재 이동삼, CG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