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신체 기능이 떨어지고 퇴행성 변화를 겪으면서 여러 질환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그중 건강한 노년 최대의 적은 치매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고령화 사회의 그늘’로 불리는 치매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지, 신경과 전문의 권오대 교수와 알아봅니다.
[이동훈 MC]
사실 증상만으로 뭔가 판단을 내리기에는 살짝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대부분 환자분이 뇌 영상 검사를 거의 필수적으로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이 될까요?
[권오대 신경과 교수]
뇌 영상 진단이 가장 정확한 진단 방법은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검사인 것은 맞습니다. 왜냐하면 뇌에 출혈이 생겨서 피가 고여 치매 증상이 생겼는데, 그것을 모르고 다른 치료를 하게 되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죠. 또 뇌혈관이 막혀서 또는 거의 다 막히기 직전인데 다른 치료만 해서도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뇌 영상을 찍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 치매를 구분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영상이 가장 중요하고요.
요즘은 MRI를 찍기가 비교적 쉬워졌는데, MRI 사진만 해도 우리에게 많은 정보를 줍니다. MRI를 보면 하얗게 보이는 구조물이 있는데, 이게 바로 해마입니다. 이 해마가 기억력을 담당하는 것이죠. 그래서 젊은 사람의 해마에는 주변에 검은 공간이 없습니다. 신경이 꽉 차 있어서 검은 공간이 보이지 않아요.
그런데 치매 증상을 보이는 사람에게는 신경이 쭈그러들어서 검은 공간이 생겼다고 설명합니다. 세로로 잘라서 보면 역시 이 부분이 해마가 되고요. 흰색 부분이 빈 곳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젊은 사람은 이 흰색 공간이 전혀 없거나 조금밖에 없지만, 치매 환자들은 뇌세포가 쭈그러들고 줄어들었기 때문에 이 흰색 공간이 생기는 것이죠.
그래서 MRI만 해도 많은 정보를 의사와 환자, 보호자에게 줄 수 있는데, 요즘은 더 발달한 사진도 많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양전자방출단층촬영술이라고 하는데요. 뇌신경은 음식을 좀 가립니다. 그래서 뇌신경은 정상적으로 당분만 먹고 활동합니다. 그 때문에 양전자방출단층촬영술의 방법의 하나가 뇌신경이 당분을 얼마나 섭취해서 활동하느냐는 것을 봅니다.
그래서 빨갛게 보이는 부분은 정상적으로 뇌신경이 활동하는 부분이고요. 노랗게 보이는 부분은 뇌신경세포가 정상적으로 활동을 못 한다거나 뇌신경세포가 너무 줄어들어서 당분 섭취가 잘 관측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간혹 MRI 사진은 정상이라도 양전자방출단층촬영을 해보면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MRI로 정상적인 진단이 안 될 때 이 사진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최근에 발달한 의학으로 인해서 뇌에 쌓이고 있는 이상 단백질을 찾아내는 사진도 생겼습니다. 알츠하이머병 때 보이는 이상 단백질이 예전에는 뇌 조직 검사를 해서 현미경으로 염색해서 봐야만 보였는데, 지금은 아밀로이드 단층 촬영이라고 해서 찍어보면 이번에는 붉게 보이는 것이 나쁜 것입니다. 붉게 보이는 것은 아밀로이드 이상 단백질이 여기에 쌓여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 때문에 이 사진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되고요.
그 외에도 요즘 영구적으로 하는 Tau PET 사진 같은 것들이 나와서 진단에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셔야 할 것은 이 많은 사진이 진단할 때 다 필요한 건 아니고요. 우리가 기본적으로 CT나 MRI 정도만 하면 거의 90% 이상의 진단이 가능하고 그 진단이 확실치 않은 경우, 추가적인 검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죠.
(구성 차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