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는 취수원을 안동댐으로 이전하는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식수로서 안전하다는 대구시의 주장과 달리 안동댐의 호수 바닥에 인체에 유해한 카드뮴이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쌓여 있는 사실이 취재 결과 확인되었습니다.
대구 시민의 식수원으로 적합하냐는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구시, 취수원을 안동댐으로 옮기는 '맑은물 하이웨이 사업' 추진
대구시는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취수원을 안동댐으로 옮기는 이른바 '맑은물 하이웨이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지난 7월 15일 홍준표 대구시장은 한화진 환경부장관과 권기창 안동시장을 만나 대구 취수원 안동댐 이전을 공식화했습니다.
안동댐 물이 낙동강 물보다 수질이 더 좋아서 식수로서 적합하다는 게 이유입니다.
홍준표 시장은 그 자리에서 "구미 공업단지가 들어오고 안동댐이 들어오고 물 흐름이 멈춰지면서 낙동강 물이 썩기 시작했다고요."라고 말했습니다.
대구시 "안동댐 수질 검사에서 중금속 검출 안 돼···깨끗한 물"
대구시는 2022년 8월 안동댐 수질 검사에서 카드뮴과 같은 중금속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깨끗한 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안동댐 호수 바닥에 쌓인 중금속 수치가 아니어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물에 중금속이 포함되지 않더라도 호수 바닥에 많은 양이 퇴적될 경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호수 바닥이 뒤집히는 등의 변화가 생기면 퇴적된 카드뮴이 물에 유출돼 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영훈 국립안동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먹는 물 수질 기준을 초과할 정도는 아닌 환경 조건이 바뀌거나 어떤 상황이 바뀌면 기후도 변하고 하는데 퇴적물에서 녹아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라고 말고 말했습니다.
안동댐 퇴적물 중금속 검사해 봤더니···3개 지점 모두 '최악의 수질 단계'인 4단계 기준치 넘어
안동댐의 퇴적된 카드뮴의 양은 어느 정도일까?
환경부 낙동강물환경연구소는 매년 한 차례씩 안동댐 3개 지점에서 퇴적물의 중금속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낙동강물환경연구소가 공개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검사 결과를 보면 안동댐 3개 지점 모두 카드뮴 수치가 평균 1kg에 6.79~8.5mg으로 최악의 수질 단계인 4단계 기준치 6.09를 넘어섰습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안동댐 1지점의 퇴적된 카드뮴 수치는 2020년 6.89mg/kg, 2021년 5.21mg/kg, 8.69mg/kg, 6.4 mg/kg으로 조사됐습니다.
안동댐 2지점은 2020년 9.37 mg/kg, 2021년 8.3mg/kg, 2022년 10.48mg/kg, 2023년 5.71mg/kg으로 나타났습니다.
안동댐 3지점은 2020년 7.65 mg/kg, 2021년 7.94mg/kg, 2022년 10.55 mg/kg, 2023년 7.86mg/kg으로 조사됐습니다.
4단계는 바닥에 사는 수중 생물인 저서생물에 독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수준을 말합니다.
"중금속이 안동댐 바닥에 사는 저서 생물에 영향 미치면 사람에게도 영향 미칠 가능성 있어"
김영훈 교수는 "저서 생물도 생물이고 그 저서 생물에 영향을 미치면 사람한테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죠"라며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카드뮴이 들어 있는 물을 마시거나 농업용수로 사용하면 이타이이타이 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의대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말 일본에서 아연을 제련할 때 나온 카드뮴을 강에 버리는 바람에 백 명 이상 숨졌습니다.
안동댐 상류의 영풍제련소, 카드뮴 유출 주범으로 지목···안동시는 안동댐 물 식수원으로 사용 안 해
안동댐 상류에 있는 영풍제련소가 카드뮴 유출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고 안동시는 현재 안동댐 물을 식수원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태규 낙동강사랑환경보존회장은 " 카드륨은 하루에 22kg을 낙동강으로 보냈으니까 1년이면 8천kg를 보냈고 10년이면 8만kg이 낙동강에 진을 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물체들이 살아갑니까? "라고 말했습니다.
시민단체 "대구시, 사업 추진 위해 의도적으로 사실 관계 왜곡···도수관로 건설 위해 2조 원 넘는 예산 필요"
시민·사회단체들은 대구시가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실 관계를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대구 시민들이 마시는 물을 안동댐에서 가지고 오려면 100km가 넘는 도수관로를 건설해야 하는데 최소 2조 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합니다.
김수동 안동환경운동연합 의장은 "더 이상 안동댐의 물을 관로를 통해서 보내는 이러한 작태를 하지 말고 미친 짓입니다. 그리고 2조 원을 들여서 낙동강을 안전하게 개선하는 것이야말로 기후 위기 시대를 대비하는 것이고"라고 말했습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천문학적인 예산을 낭비하면서 시민 건강까지 위협하는 대구시의 취수원 이전 사업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면서 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