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급물살을 타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조금만 들어가 보면 대구와 경북의 입장 차이가 크다는 걸 금세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양대 축인 '대구와 경북' 명칭, 그리고 시와 도를 합친 통합 청사를 어디에 둘 것인지 첨예하게 엇갈립니다.
통합 효과의 핵심으로 중앙정부 권한 이양이 꼽히는데 중앙에서 넘겨받게 될 권한과 기능을 어떻게 조정할지도 갈등의 뇌관입니다.
조재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추진하면서 명칭과 역할 등에서 대구 중심의 통합을 분명히 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2024년 5월 17일 (출처 TV홍카콜라)
"대구, 경북을 통합해서 대구광역시로 하고 그리고 안동에는 북부청사를 두고 포항에는 남부청사를 둬가지고 500만 인구를 가진 광역시로 하나 만드는 것이 (좋지 않겠냐?)"
홍 시장이 주장한 대구 중심 명칭에 대해 이철우 지사는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2024년 6월 11일 경북도의회
"대구·경북 통합하는데 명칭을 또 어떻게 할 것이냐? 대구광역시, 대구직할시로 한다 해서 말이 안 되는 소리를 했는데··· 제가 바로 '그것은 말이 안 되는 거다. 큰집이 여기 우리인데 왜 대구로 하느냐?'"
명칭뿐 아니라 통합 청사와 기능 역시 대구로 쏠릴 것이라는 우려가 경북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잇따르고 있습니다.
중앙정부의 권한 이양에 대해서도 얼마만큼의 중앙 권력을 넘겨받느냐 못지않게, 어느 지역에 권한과 기능을 둘 것인지도 서로 생각이 다릅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2024년 6월 11일 경북도의회
"더 문제는 사무실(청사) 위치를 걱정을 합니다, 사실은. 저는 더 큰 지방자치 권한을 가지고 오면 현재 양 시·도에 있는 사무실 그대로 운영하고 더 추가로 되는 것은 아무래도 균형 발전이 필요한 북부지방으로 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3년 전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 여론조사에서도 통합 청사 위치를 두고 주민 의견은 크게 엇갈렸습니다.
대구시민은 대구 달서구 신청사와 경북 도청사 2청사 체제 선호도가 55.4%로 높았습니다.
하지만 경북도민은 2개 청사 선호도가 대구시민보다 18%P 낮은 37.4%에 그쳤고, 경북 안동에 통합청사 둬야 한다는 의견이 32.5%로 2개 청사 선호도와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공론화위원회는 행정통합 백서에서 경북도민의 경우 대구와 경북 2개의 청사를 두더라도 대구 중심의 행정통합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명칭이나 통합 청사 위치가 지역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는 갈등이 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하혜수 전 대구·경북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 공동위원장▶
"낙후 지역에 대한 집중 투자 약속이라든지 균형 발전 계획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담보돼야만이 주민 동의 과정이 좀 수월해져요. 대구는 반대가 좀 많았던 게 그겁니다. 대구에서 걷힌 세수가 지나치게 경북으로 나갈 수 있다 유출될 수 있다는 게 우려 사항이었습니다."
대구와 경북을 합치게 되면 단일 지자체 가운데 가장 넓고, 서울의 33배, 경기도의 2배로 커집니다.
통합 청사는 어디에 둘 것인지, 중앙으로부터 넘겨받고자 하는 새로운 행정 권한과 기능은 어디에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지역 간 입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MBC 뉴스 조재한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그래픽 이수현 영상 출처 TV홍카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