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1월 8일 대구시 산격시청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을 만났습니다.
홍 시장은 "사고는 엉뚱한 사람이 저질렀는데, 박사님이 수습하느라 고생이 많으시다"라고 했고, 인 위원장은 "좀 도와달라"라고 말했습니다.
홍 시장은 작심한 듯 당에 대해 거칠게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대통령 믿고 초선이나 원외들이 '듣보잡'들이 나서서 중진들 군기 잡고 설치는 바람에 이 당에 중진이 어디 있나? 중진의 역할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듣보잡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것'이라는 뜻의 속어입니다.
"문제가 생기면 중진들이 역할을 조정하고, 여야 타협하고, 이렇게 해야 하는데 그 역할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 되고 나서 당의 위계질서가 무너져서 당의 허리가 없어졌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거리가 좀 가까웠다고 그 사람들이 설치는 바람에 당의 위계질서가 깨지고 개판이 되어 버렸다. 그것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인 위원장이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냈습니다.
홍 시장은 "이준석 대표의 경우, 얼마나 많은 '듣보잡'들이 나서서 '조리돌림'했나? 성 상납이라는 터무니 없는 주홍 글씨를 써가지고 딱지 붙이고, 듣보잡들 동원해서 경찰에 고발하게 하고, 수사하게 하고, 그런 식으로 모욕을 주고 조리돌림을 했는데 돌아오겠나?"라면서 "박사님이 노력해도 이준석 전 대표는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못 박았습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가 지역구 나오겠다고 목 메달 이유가 뭐 있나? 노원 갑 나오면 이 전 대표는 100% 떨어진다"라며 "영악한 이 전 대표가 모를 리 있겠나?"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홍 시장은 "대변인이라고 하는, 초선도 아니고 0.5선도 아닌 애가 나와서 나를 조롱한다"라고도 했습니다.
이는 앞서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징계 사면에 대해 홍 시장이 반발한 것에 대해 '쉰카콜라'라고 지적한 것을 두고 한 말로 보입니다.
긴 이야기를 차분히 들은 인 위원장은 "내가 와서 하는 일도 유머로 풀자면 새삼스러운 일이다. 다 답은 나와 있다. 갈 길도 다 안다. 안 할 수 없게 분위기만 만들고 있다"라면서 연말까지만이라도 좀 도와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홍 시장은 "듣보잡들 때문에 싫다"라며 웃으며 말했고, "듣보잡들, 설치는 애들은 내년에 자동 정리될 거다. 정리되고 난 뒤에 새로 시작하면 될 일"이라며 "지금 와서 내가 총선에 관여할 수도 없고, 관여할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언론이나 많은 사람이 '대통령은 권모술수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한다. 대통령을 호가호위 이용해 먹는 사람들이 문제"라며 "대통령이 최근에 그걸 깨닫고 자기를 이용해 먹는 세력들을 멀리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래서 대통령이 저런 비판을 받는 것이 참 안타깝다"며 "혁신위가 그런 세력들을 정리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인 위원장은 "네. 명심하겠다"라고 답했습니다.
이어서 인 위원장과 홍 시장은 짧게 비공개 면담을 했습니다.
홍 시장은 비공개 면담 후 "윤 대통령은 앞뒤 다르게 행동하지 않고, 옳다고 생각하면 그대로 밀고 나가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걸 이용해 먹는 놈들이 1년 6개월간 나라를 농단한 것"이라면서 "그 본질도 모르고 엉뚱한 처방을 하니 지지율이 계속 떨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지금 김기현도 그런 애들한테 얹혀 있는 것"이라고 다시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