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의 응급의료 부족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만, 응급의료를 이용하기 위해 지역을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가는 비율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상북도는 이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우선 소아 응급에 예산을 추가로 투입하는 등 긴급 처방에 나섰습니다.
한태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인구 11만 1천여 명의 경북 칠곡군.
교통사고나 중증 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아야 할 경우 칠곡군을 벗어나야 합니다.
응급실이 한 곳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가까운 대구와 구미에 대형병원이 있어 다행입니다.
◀차근아 칠곡군 보건소 의약관리팀장▶
"(우리) 군에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20~30분 거리에 있는 대구와 구미에 있는 응급의료기관을 이용하기 때문에 환자 진료에는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국립중앙의료원이 발표한 2021년 기준, 응급 의료 이용 지역 유출률은 경북의 경우 32.9%로 세종시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 높습니다.
경북의 진료권별 응급 의료 이용 유출률은 경주권이 70.7%로 가장 높고, 포항권이 17.1%로 가장 낮습니다.
시군구별 유출률은 칠곡군을 비롯해 청송, 영양, 영덕, 봉화, 울릉 등 6개 군은 100%로 이 지역 군민 모두 다른 지역 응급의료기관을 이용했습니다.
청도군을 비롯해 고령, 성주, 의성군, 포항시 북구 등 5개 지역 역시 응급 의료 이용 유출률이 90%가 넘었습니다.
해당 지역에 응급실을 갖춘 병원이 없거나 있어도 신뢰하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김대근 경상북도의사회 공보이사▶
"첫 번째 적인 측면에서는 환자분들이 이제 신뢰를 하지 못한다는 점, 그 지역에 있는 의료기관에 신뢰를 하지 못한다는 점, 어떤 수술에 대한 디시전(Decision) 메이킹(Making)을 하려면 이제 가족들이 있어야 하잖아요. 결국은 자식들은 다 대도시에 있고 실제 어르신들은 촌에 계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결국은 진단이 응급실에서 되면 이쪽으로 오세요."
권역응급의료센터 3곳을 비롯해 응급실을 갖춘 병원은 경북에 31곳.
응급의료기관이 한 곳도 없는 지역이 칠곡군을 비롯해 봉화군과 영덕군, 영양군 등 4곳이나 됩니다.
응급의학 분야 전문의는 인기가 떨어지면서 수급도 어려운 가운데, 근무와 정주 여건마저 열악한 중소도시는 기피 대상이기도 합니다.
경상북도가 닥터헬기 운영에 34억 원, 응급의료기관에 73억 원 등 지역 응급의료 서비스에 2023년 한해만 107억 원을 투입하고 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제미자 경상북도 감염병관리과장▶
"도내 유관기관 등 전문가로 구성된 응급의료협의체를 통해서 우리 도에 적정한 응급의료 체계 및 이송 지침을 현재 마련 중에 있습니다. 특히, 야간에 갑자기 아픈 소아들의 진료를 위해서라도 내년 2024년에는 1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가속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지역 응급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MBC 뉴스 한태연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