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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대선원정대-우리가 남이가? ④영남과 호남이 갈라지기까지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2022년 3월 9일에 실시됐습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대통령 선거는 민주주의 정치의 꽃이며 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현실은 보수와 진보, 호남과 영남의 정치적, 지리적 갈등의 지속이었습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어땠을까요? 대구 지역 시민들이 전라도로 가서 두 지역의 시민들이 함께 대통령 선거 개표를 지켜보면서 대한민국 정치적 민주주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로드 다큐멘터리를 준비했습니다.

영호남 대선원정대가 찾아온 곳은 전라남도 장성군 축령산 자락에 있는 세심원

윤창준 PD
저 선생님~

변동해 세심원지기(호남 시민)
예~ 오셨어요?

박지민 리포터(영남 시민)
안녕하십니까?

김상봉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호남 시민)
안녕하세요?

윤창준 PD
우리가 세심비 봤잖아요. 그 세심비를 만드신 분.

세심원을 통한 나눔과 편백숲의 가치를 지키고 있는 변동해 선생

윤창준 PD
자, 질문! 웬 산 중턱에 저렇게 빗자루를 세워놨는지?

변동해 세심원지기(호남 시민)
저희 세심원이 '마음 씻는 곳' 아닙니까? 빗자루 그 자체가 마음 씻는 거예요. 그래서 세심비를 꼭 여기에다 하나, 집하고 어울리고. 또 우리가 빗자루를 잊어버렸어요. 빗자루를 또다시 가슴과 마음에 담고 살라는 의미에서 여기다 기념으로 하나 해놨어요.

박지민 리포터(영남 시민)
멋있어요.

변동해 세심원지기(호남 시민)
멋있죠? 오신 분들이 감동하고 가신 분들이 많습니다.

김다희 국악인(호남 시민)
그러니까요. 쓰여 있는 문구도 그렇고.

변동해 세심원지기(호남 시민)
맑은 마음으로 우리가 살아야지 서로가 좋은 거야. 맑은 마음으로. 그러면 양편으로 나눠질 일이 없어. 무엇이 진보면 어떻고 보수면 어때요? 다 똑같은 사람이오. 생각만 조금 다른데 맑은 마음이라면 그게 다 화합, 융합이 되는 거예요.

박지민 리포터(영남 시민)
함께 할 수 있다.

김다희 국악인(호남 시민)
왜 대선에 참여를 안 하셨어요. 나가시지~

변동해 세심원지기(호남 시민)
아이고 몰랐쥬~

윤창준 PD
아니 지금 이장님이세요. 지금 여기 이장님.

김다희 국악인(호남 시민)
아니 (이 마을은) 너무 작아. 더 위로 가셔야 할 것 같아요.

윤창준 PD
인재를 놓친 거지

김다희 국악인(호남 시민)
싹 쓸어 버려야지

마음을 씻는다는 뜻의 세심원. 자연을 닮은 안식처에서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시간은···

윤창준 PD
이렇게 앉으니까 꼭 정상회담하는 분위기입니다.

다희 씨,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김다희 국악인(호남 시민)
그러니까요. 떨려 아, 내가 대선 나간 것도 아닌데 떨려.

변동해 세심원지기(호남 시민)
그래 오늘 하루 종일 불안하고.

이승렬 영남대학교 영문과 교수(영남 시민)
일이 손에 안 잡히고.

변동해 세심원지기(호남 시민)
네. 불안하고. 가만히 있어도. 저는 아침부터 지금 불 때고 이렇게 다 하고 청소하고 그랬거든요? 되게 불안하네, 하루 종일.

윤창준 PD
제가 생각을 할 때는 다음번 바람은 영남과 호남 모두 다 같이 지지할 수 있는 대통령, 또는 후보가 나왔으면 정말 재밌겠죠? 왜 이렇게 막··· 긴장할 필요가 있겠나 싶기도 하고. 또 한 가지는 뭐냐 하면, 양 진영이 아닌 두 명의 후보 중에서 누구를 더 골라야지 내가 더 나을 것인지, 그러니까 첫 번째 후보, 두 번째 후보가 다 괜찮은 인물이었으면 좋겠다. 뭐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김다희 국악인(호남 시민)
그러니까. 누구 하나, 이 사람도 뽑고 싶고 이 사람도 뽑고 싶고, 이런 행복한 고민을 좀 했으면 좋겠어요. 차악이 아닌. 그리고 아직도 가끔 쓰는 얘기긴 하지만 그 지역감정이라는 게 진짜 다음번에, 물론 이번에도 그랬으면 좋겠지만 정말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이고.

김상봉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호남 시민)
지역별로 차이가 나는 것은 역사적인 경험이 달라서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정당이 그냥 뿌리 없이 나온 게 아니고요. 적어도 박정희 집권 이후로는 크게 둘로 분명히 정체성이 정해집니다. 하나가 박정희에게 뿌리를 두고 있는, 흔히 하는 말로 ‘산업화 세력의 정당’이 있고요. 다른 한쪽은 박정희부터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군부 독재에 저항하던 민주화 운동 세력이 거점이 된 정당이 있죠. 그래서 이쪽은 늘 이름이 어떻게 들어가든 ‘민주’ 자가 들어가게 됩니다. 그게 무슨 민주당이든 민주당인 거예요. 그래서 그 이유가 있는 거예요. 이 둘이 이렇게 나뉘고 얼마 전까지는 그 가운데, 가운데가 아니고 이쪽으로도 있었다고 해야죠. 뭐가 있었냐면 흔히 하는 말로 진보 정당이 있었습니다. 지금 심상정 후보. 그런데 그동안에 우리 최근의 정치적 지형에서 다 떨어져 나가고 지금은 둘만 남은 거예요.

그런데 대구·경북 쪽 분들은 역사적인 경험이, 그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경험이 사실은 없다고 봐야 됩니다, 그 지역에 살고 계신 분들은. 그러니까 모르기는 몰라도 댁에서 대구가 고향이신가요, 그러니까? 그러면 자라시면서 친구들이나 부모님들이나 그런 분들한테 예전에 우리가 이러저러하게 이렇게 데모하고 고생하고, 이런 얘기 들어보신 적 아마 없겠죠. 있어요?

박지민 리포터(영남 시민)
거의 없는데···

김상봉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호남 시민)
없죠? 예, 그게 없는 거예요. 그런데 광주는 어렸을 때부터 그게 늘 전승된 곳입니다. 그리고 그게 그냥 민주화 운동의 어떤 전통이 아니고 상처받은 곳이에요. 5.18 때문에 가장 기본적으로는. 그래서 그 상처는 사실은 한 집 건너서 이렇게 다 이렇게 연결이 이어져 있습니다. 여기 작은, 크지 않은 이 지역 도시에서.

그리고 또 하나를 더 보태면 그게 그냥 지역적으로 나뉜 게 아니고 박정희가 사실은 굉장히 나쁜 어떤 역할을 했던 것이 나눈 거예요. 그러니까 산업화의 과실을 동쪽으로 몰아주고 그다음에 여러 가지 의미에서 호남 쪽은 소외시켰죠. 그래서 아까 제가 말씀드릴 때 ‘대선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제일 피부로 많이 느끼는 곳이 호남입니다.’라고 말씀드렸던 게 그것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직접 느끼게 됩니다, 그건. 그러니까 대통령이 민주당 쪽에서 대통령을 배출할 때는 이게 직접·간접으로 광주에서 느껴집니다, 그게. 느껴지는데, 좋은 의미에서, 긍정적인 의미에서. 그런데 만약에 이제 정권이 저쪽으로 넘어간다라고 하면 그 여러 가지 직접·간접의 핍박이라고 하는 것이 또 느껴져요. 그래서 그렇게 되는 거고. 그래서 저는 결론적으로 ‘지역으로 나뉘어서 투표를 한다.’라고 말하는 건 옳지 않아요.

이건 우리의 역사적인 체험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역사적인 체험이. 그리고 상대적으로 같은 경상도인데 저쪽 경남은 지금도 출구조사에서 거의 40% 나오잖아요? 그건 부산과 경남 이쪽은 민주화 운동에서 김영삼 대통령 때문에 거기에 같이 오랫동안 연대해 왔더랬어요. 그래서 그 경험이 있습니다. 흔히 하는 말로 부마항쟁이라고 하는 것도 있었고. 그래서 나중에 3당 합당이라고 하는 걸 통해서 김영삼 대통령이 저쪽으로 같이 이렇게 노태우 정부로 같이 들어가서 그렇게 함으로써 대립 구도가 동서로 나뉘었지만, 원래는 부산하고 광주가 같이 민주화 운동을 했던 역사입니다. 그것 때문에 훨씬 더 많이 나오는 거예요.

사실은 거의 두 배 나오잖아요. 지금 두 배 정도 차이 나죠, 경남하고 경북의 표차가? 그래서 그런 역사가 지금 이런 구도를 만들어 놓은 겁니다.

윤창준 PD
변 선생님, 이번 선거를 보시면서 가장 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정당도 있겠고 아니면 후보의 발언도 있겠고 하겠지만. 변 선생님, 어떤 게 있었습니까? 가장 눈살을 좀 찌푸리게 했다?

변동해 세심원지기(호남 시민)
‘왕’ 자. 손바닥에 ‘왕’ 자. 그게 참··· 왕이 아니거든요? 머슴이지.

김다희 국악인(호남 시민)
그죠.

변동해 세심원지기(호남 시민)
그런데 왕이라고, 옛날 제왕적인 우리 이조 시대의 그걸 연상케 하는 그게 ‘아, 이거 무서운 선거다’ 그런 생각이 좀 들더라고요

김상봉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호남 시민)
그래도 왕을 바라는 사람이 많이 있을 거예요.

변동해 세심원지기(호남 시민)
예 그렇지요.

김상봉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호남 시민)
한국 사람들이 그렇게 계몽되어 있다고 저는 믿지 않습니다.

김다희 국악인(호남 시민)
대통령 이콜 왕.

김상봉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호남 시민)
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이 있죠.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청와대 가서, 평소에는 청와대 막 욕하던 사람들이, 대통령 욕하던 사람들이 시도 때도 없이 청와대 가서 해결해 달라고 하는 그런 의식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저는 봅니다.

변동해 세심원지기(호남 시민)
첫째 국민이 깨어 있어야 된다는 거예요. 우리가 인문의 소양을 갖췄을 때 정치인들도 인문의 소양을 갖춘다 이거예요. 교수님들한테 바랄 것이 아니더라고. 첫째가 우리 각자 개인이 저 인문의 소양을 갖추면 좌우가 없는 거예요. 다 우리 가족이지. ‘우리’지.

우선 그렇게 놓고 해야 되는데, 너무 정치라는 게 갈등을 조장해. 언제부터인가 한국 사회가, 저희 조부님 국회에 계실 때만 하더라도 경상도 분하고 사돈도 삼고, 이렇게 여러 가지 교류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5.16 혁명 이후로 김대중하고 박정희, 그 두 분 때문에 개판되어버린 거야, 지금 나라가. 완전히 쪼개져 버렸어. 나는 그분들 두 분 다 안 좋아해, 이제는. 예전에 좋아했는데...

김상봉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호남 시민)
사실 일정한 책임이 있죠. 두 분 모두.

역사로부터 이어져온 지역 간의 갈등. 새로운 하나가 될 방법을 찾아 나서야 할 우리. 대선 개표를 앞둔 지금 어떤 내일이 기다릴까.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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