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태어날 때부터 전 국민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한국 호랑이 남매, 2년 전 용인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태범'과 '무궁'인데요.
지난가을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으로 유학 와서, 적응 기간을 거쳐 최근 관람객에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백두대간 호랑이숲에서 건강히 자라고 있는 아기 호랑이 남매를, 김서현 기자가 담아왔습니다.
◀기자▶
단단한 어깨, 늠름한 걸음걸이, 온몸을 휘감은 주황빛 털과 검은 줄무늬.
백두대간을 호령하던 한국호랑이, 두 살배기 '태범'과 '무궁' 남매입니다.
태어난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엄마 아빠 호랑이의 보살핌을 받다, 보다 넓은 서식 환경이 조성된 이곳 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숲으로 유학오게 됐습니다.
다섯 달 남짓 적응 기간을 마치고, 최근 관람객에게 처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민경록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주임▶
"호랑이숲에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도록 스트레스 부분에 대해서 가장 중점을 두고서 적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어느 정도 적응 활력이 굉장히 많이 올라온 상황이고요."
하루 4시간 정도, 야외 대방사장으로 나와 산책과 물놀이, 장난감 놀이를 하며 관람객과 만나고 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함께 생활했지만 수컷인 태범은 몸짓이 무궁이보다 크고, 이제는 엄마 호랑이 건곤이 덩치도 따라잡을 정돕니다.
◀민경록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주임▶
"무궁이 같은 경우가 더 도전적이고, 호기심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태범이는 조금 보수적으로 그걸 보면서 신중하게 판단하는 경우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로 간에 상호 보완을 하고…"
우애 좋은 호랑이 남매는 태어날 때부터 두터운 팬층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이승준(초등 5학년) 부산▶
"가만히 앉아있고 입 벌리는 게 멋있어요. 뭔가 인물도 좋고, 그래서 좋아요."
주말마다 꼭두새벽부터 서울에서 봉화까지 찾아오는 어른 팬들도 많습니다.
◀김영미 서울 양천구▶
"진짜 자식 같아요. 다 이쁘죠. 성질내는 것도 이쁘고, 자는 것도 이쁘고··· 코로나 시기에 되게 위로받았다는 분들도 많고 해서, 아프지만 않고 건강하게 30살까지만 살았으면 좋겠어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앞으로 2년간 남매의 생활 환경을 조성하고, 에버랜드와 호랑이 종 보존을 위한 공동 연구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현재 봉화 백두대간수목원에 살고 있는 호랑이는 태범, 무궁 남매, 기존의 한청, 우리, 한, 도까지 모두 6마리입니다.
한때 백두대간을 호령해 '산군'이라 불렸던 한국호랑이가 야생에서 자취를 감춘 것도 백 년이 넘었습니다.
어렵게 태어나, 건강하게 성장하는 한국 호랑이의 모습이 많은 이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배경탁, 최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