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0년 이상 근무하면 갈 수 있는 장기 재직 휴가가 군청 공무원은 5일인데, 군의회 공무원은 20일인 곳이 있습니다.
경북 칠곡군의 이야기인데요, 한 울타리 안에 바로 옆 건물에서 근무하는데 휴가 일수가 15일이나 차이 나면서 공무원 간에 갈등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서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6월에 개정된 칠곡군 지방공무원 복무 조례입니다.
재직 기간이 30년 이상인 칠곡군 공무원에게 5일의 휴가를 주는 내용이 신설됐습니다.
그런데, 한 울타리 안에 있는 칠곡군의회 공무원과는 15일이나 차이 나게 생겼습니다.
의회가 의회 공무원에게는 20일의 휴가를 주도록 복무 조례 개정안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상승 칠곡군의회 의장▶
"이의가 없으므로 원안대로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2022년부터 지방의회 공무원에 대한 인사권이 지자체장에서 지방의회 의장으로 넘어가면서 가능해진 일입니다.
군청과 군의회 공무원 모두가 소속된 칠곡군 공무원노조는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승인된 단체협약을 바탕으로 정한 휴가 일수인데, 이를 부정하고 단독으로 의무를 행사해 공무원 간 불신과 차별을 유발했다며 군의회 공무원들을 직격했습니다.
◀장성원 칠곡군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우리가 집행부와 교섭안이 일수가 이렇게 결정이 되었으니까, 의견이 있거나 아니면 수정이 필요하면 제출하라 그러면 대의원대회 의결 시 확정을 하겠다고 했는데 의견이 없는 걸로 제출했고···"
장기 재직 휴가 외에 다른 휴가를 많이 얻어냈는데 단체협약에 대한 대표성을 가진 노조를 군의회 공무원들이 부정하고 기만했다는 겁니다.
◀장성원 칠곡군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장기 재직 휴가 일수뿐만 아니라 다른 복지 혜택, 복지 포인트 인상이라든지, 당직 근무 개선, 포상 휴가 일수를 2일 더 추가하는 부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30년 이상의 조합원의 혜택보다는 다수의 혜택이 최우선이지 않냐 그렇게 해서 단체교섭을 한 상태입니다."
군의회 공무원들은 경북의 시군 중 절반 이상이 20일 이상의 휴가를 주고 있고, 사기 진작을 위해 의원들이 휴가 일수를 늘려준 것이라고 항변했습니다.
◀박명주 칠곡군의회 의정팀장▶
"(노조의 대표성을) 저희가 부정하지는 않고 의원 발의 조례안을 협의할 때 노조 측하고도 우선 협의는 보긴 봤었는데 최종 협의가 되지 않아서 20일이 되었고···"
의원들도 조례 개정 전에 충분한 설명이 있었고, 휴가 일수를 20일로 함께 늘리자고 제안도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용만 (개정 조례안 대표 발의) 칠곡군의회 의원▶
"공무원의 후생 복지를 생각한다면 2025년도 단체협약 안에 이 안을 삽입을 해서 집행부와 자치단체장과 협상을 할 내용이지 군의회 직원의 어떤 특혜라고 보기는 조금 맞지 않는 그런 요구 사항이 아닌가···"
칠곡군 공무원노조는 앞으로 장기 재직 휴가 등 복지 증진을 위한 노사 협의는 하겠지만, 대의원 대회를 열어 조합원 가입 자격 변경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혀 휴가 일수를 둘러싼 파장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 NEWS 서성원입니다. (영상취재 김종준, 그래픽 한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