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에서는 인류에게 가장 부담을 주는 10가지 질환을 꼽았는데 그중 3위가 우울증이었습니다. 2030년에는 이 우울증이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냈습니다.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는 우울증, 이 우울증 환자 10명 중 4명은 노인이라고 합니다. 노인 우울증은 왜 생기는지, 어떤 증상이 있고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김희철 교수와 함께 알아봤습니다.
[김혜숙 MC]
노년기 우울증을 가성치매라고 소개를 했던데 이게 저희가 흔히 알고 있는 치매와는 좀 다른 겁니까? 만약에 노년기 우울증이 지속되면 치매로 갈 우려가 있는 걸까요?
[김희철 교수]
우리가 과거에는 가성치매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우울증을 앓게 되면, 노년기 우울증에서는 주로 여러 가지 우울 증상보다는 기억력이 떨어진다든지 집중력이 떨어진다든지 해서 꼭 치매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걸 우리가 가성 치매라고 하는데, 그래서 이 경우는 우울증만 적절히 잘 치료하면은 기억력도 좋아지고 집중력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대개 우울증을 치료하면 치매 증상도 좋아지는데 일부의 경우에는 이 우울증을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게 되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실질적으로 뇌 안에 실질적인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나서 진짜 치매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울증이 있을 때, 특히 노년기에 우울증이 있을 때는 조기에 치료를 해서 잘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고 치료를 적절히 하지 않으면 치매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 조사에 의하면 노년기에 우울증을 앓은 사람과 앓지 않은 사람을 비교했을 때 우울증을 앓지 않은 사람보다 노년기에 우울증을 앓은 사람이 치매로 진행되는 확률이 두세 배 더 높다는 그런 보고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노년기 우울증은 치매로 넘어갈 수 있는 하나의 전 단계일 수도 있고 하나의 위험 인자가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동훈 MC]
여러 가지 성별로 그 요인의 차이도 분명히 있을 걸로 보이는데, 사별이라는 걸 원인으로 생각하자면 아무래도 여성이 노인 우울증이 조금 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전반적으로 어떻습니까?
[김희철 교수]
노년기 우울증은 역시 여성에서 유병률이 좀 더 높습니다. 한 2배 정도 높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거는 노년층뿐만 아니라 젊은 층도 마찬가지로 여성에서 대개 우울증이 높은 경향으로 나타납니다. 특히 노년층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평균 수명이 더 깁니다. 그러니까 노년 연령층이 훨씬 더 많겠죠. 그러니까 우울증이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것이 당연하고요.
그뿐만 아니라 여성분들 같은 경우에는 남성들에 비해서 사회 활동도 적고 집에서 주로 지낸다든지 집에서 가사를 하면서 뭐 시부모님을 모신다든지 그다음에 자녀를 양육한다든지 등등 여러 가지 가사 업무에 따른 여러 가지 심리 사회적 스트레스가 또 많기 때문에 이것도 하나의 영향이 되고, 또 한 가지는 여성분들은 폐경기에 접어들면 여성 호르몬의 분비가 급격하게 감소가 되기 때문에 이런 이런 생리적인 변화도 일어나고, 이런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서 여성에서 우울증이 더 높은 것으로 그렇게 알려져 있습니다.
[이동훈 MC]
이 노인성 우울증이 일반 성인들의 우울증과도 다른 특징을 보인다고 해서요. 우리 부모님께서, 또 어르신들이 좀 어떤 행동을 보였을 때 이걸 신호로 여겨야 할까 좀 살펴보면 좋을 것 같거든요?
[김희철 교수]
대개 노년기 우울증은 흔하지만 적절하게 치료를 하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고. 그렇지만 노년기에는 우울하다, 슬프다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상당히 적게 나타납니다.
이거는 여러 가지 영향이 있을 수 있는데,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동양권 유교권 문화에서는 자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하나의 어떤 뭔가 결례가 된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많기 때문에, 그래서 우울하다는 표현을 잘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우울을 표현을 하지 않으니까 이것이 계속 쌓이고 쌓이다 보면 결국은 우리 신체 내에 균형이 깨지고 그러다 보니까 다른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그게 뭐냐 하면 신체적인 증상으로 나타나죠. 그래서 신체 질환에 대한 호소가 많아지고, 이런 현상들이 나타납니다.
또 한 가지 특징은 노년기에는 우울증 때문에 기억력이 떨어진다든지 하는 그런 인지장애도 흔히 나타나게 되겠고, 또 한 가지는 평소에 아주 성격이 차분하신 분들이 어느 날 갑자기 신경이 아주 예민해진다든지 짜증을 내신다든지 불안해한다든지, 소위 말하는 신경증적인 증상이라고 하죠? 이런 소위 말하는 노이로제 증상이 갑자기 나타난다든지 이런 경우에는 한 번쯤 우리가 노년기 우울증을 의심을 해볼 수가 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