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주 월성원전 인근 마을의 현직 이장이 이전 이장 등을 상대로 낸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였습니다.
법원은 현 마을 이장이 수십억 원의 원전 지원금을 운영하는 마을회 대표자가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장미쁨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원전 지원금으로 건축한 수십억 원대 풀빌라 사업 운영 문제로 갈등을 겪어온 월성원전 인근 마을.
2023년 3월, 마을에 지급된 원전 지원금 사업의 투명성과 민주적 사용을 내세운 새로운 이장이 7년 만에 선출됐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마을 이장이라도 원전 지원금 사업을 운영하는 마을회 조직의 대표자가 아니라는 반대에 부딪혀, 반년 넘게 실질적인 운영권을 행사하지 못했습니다.
◀김철종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이장 (2023년 5월)▶
"아직까지 통장 하나 서류 하나 전년도 결산이라든가 모든 게 없고, 마을의 회원 명부조차도 제출하지 않고 있거든요. 더 이상 지켜보지 말고 어떤 법적인 조치를 해서라도 해야 한다."
이장을 반대하는 다른 주민들은 이장과 마을회 대표자는 별개라고 주장하며 세무서 고유번호도 변경하는 등 마을회 재산권 행사를 막아왔습니다.
결국 이 문제가 법원으로 넘어간 지 두 달 만에 법원은 현직 이장이 마을회 대표자가 맞다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마을회의 대표자는 행정직 이장이 명백하고 이는 당연직"이라며 "마을회는 사실상 주민 전부를 공동체로 하는 단체"라고 명명했습니다.
법원은 또, 한수원의 업무 지침이 "상생 협력 사업 시행자인 마을회는 주민 전체를 구성원으로 하는 마을회"로 정하고 있는 것도 근거로 들었습니다.
더구나 이전 이장도 마을회 대표자였고, 그동안 다른 사람이 대표자가 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김영희 변호사 이장 측 변호인▶
"법원이 나아리 마을의 대표자는 분명히 현재 김철종 이장에게 있다고 확인을 해줌으로써 나아리 마을에 대한 재산권 행사를 현재 이장이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굉장히 큰 의미가 있는 결정입니다."
원전 지원금으로 만든 풀빌라가 최근 경매에 넘어가는 등 파행을 빚는 가운데 마을 이장단이 수년간에 걸친 의혹을 규명하고 지원금 사업을 정상화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MBC 뉴스 장미쁨입니다. (영상취재 최현우, CG 최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