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 경북지역 주요 수출품목인 이차전지 산업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고, 적자로 전환한 곳도 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전기차 수요 부진 때문인데요.
길게 보면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수요 부진이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도건협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구에 본사를 둔 이차전지 소재 기업 엘앤에프는 지난 3분기 영업손실 724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습니다.
매출액은 3천516억 원으로 2023년 같은 기간보다 72% 줄었습니다.
포항에 본사를 둔 포스코퓨처엠은 3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28% 줄었고, 영업이익은 96%나 떨어졌습니다.
당기순손실 12억 원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습니다.
엘앤에프는 3분기가 출하량 기준으로 가장 힘든 보릿고개였다며 새 주력제품이 양산되면 출하량이 늘 거라고 밝혔습니다.
포스코퓨처엠도 원가절감과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설 계획입니다.
이처럼 이차전지 소재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한 건 전기차 수요 둔화 때문입니다.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EU 지역의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증가세와 중국의 전기차 점유율 확대 추세를 볼 때, 길게 보면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근화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차장▶
"주요국의 탄소 중립의 기조는 유효하며 전기차와 ESS(에너지저장 장치) 시장의 점진적 확대는 중장기적으로 2차 전지와 관련한 지역의 소재 생산, 장비 수출의 구조적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단기간에 극적으로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다가오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국내 이차전지 업계에 더 큰 악재가 덮칠 수도 있습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트럼프 후보가 다시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이 대폭 삭감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거든요. 이렇게 된다면 전반적인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는 쪽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예상해 볼 수가 있는 거고요.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업황이 더 나빠질 수도 있다."
반도체에 이어 차세대 먹거리 중 하나로 주목받는 이차전지 산업이 길어지는 부진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MBC뉴스 도건협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그래픽 한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