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시 수돗물 녹조 의심 현상'과 관련해 속보를 집중적으로 전해드립니다.
대구문화방송은 지난 9월 23일 대구시 달성군 현풍읍 아파트 단지의 한 가정집에서 녹조로 보이는 연두색 물질이 나왔다고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이 보도 이후 비슷한 사례를 경험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수돗물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데요.
이 자리에 취재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심병철 기자, 지난 보도 이후에 비슷한 제보가 잇따랐다는 얘기죠?
◀기자▶
대구문화방송의 보도가 나가자 현풍지역 맘카페에는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댓글들이 이어졌습니다.
최소한 여섯 건은 넘는 것 같은데요.
댓글 내용을 입증하는 '녹조 의심 현상' 사진도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성군 구지면 아파트 단지의 한 가정집에서 똑같은 현상을 겪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제보자가 보내준 사진에는 현풍읍에서 일어난 '녹조 의심 현상'과 마찬가지로 수돗물 필터에 짙은 연두색 물질이 끼어 있습니다.
제보자 이 모 씨(대구시 달성군 구지면)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필터 안에 녹색이 보였고 처음에는 녹조인 줄 모르고 햇볕 때문에 그런 건 줄 알았어요. 정수기 물을 쓰는데 그래도 그릇을 씻고 그러면 아무래도 거기에 남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하면서 불안감을 호소했습니다.
현풍읍에 이어 구지면까지 수돗물 녹조 의심 현상이 발생하면서 수돗물 안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앵커▶
상황이 매우 심각한 것 같은데요.
그런데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최초로 녹조 의심 현상이 일어난 달성군 현풍읍의 가정집에 대한 조사도 않고 수돗물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10월 5일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는데요.
김정섭 상수도사업본부장은 " 개인 가정의 수돗물 공급받는 부분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수돗물 자체에 녹조라든지 이런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녹조 의심 현상이 일어난 가정집에 대한 조사는 하지 않았습니다.
대구문화방송은 지난 9월 23일 녹조 의심 현상을 보도한 이후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에 공문을 보내 공동으로 조사를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공동 조사는 거부하면서 제보자 주소만 알려주면 자신들이 알아서 조사하겠다고 고집했습니다.
결국 취재진은 지난 10월 4일, 제보자 집을 방문해 '먹는 물 수질검사 항목 운영 고시'에 따라 적절한 절차로 시료를 채집해 부경대학교 이승준 교수팀에게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필터에 낀 녹색 물질이 녹조인지 확인하기 위한 유전자 검사를 진행 중인데 곧 결과가 나올 예정입니다.
◀앵커▶
수돗물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황이 일어났는데도 왜 대구시는 가장 기초적인 조사도 하지 않고 이런 발표를 했을까요?
정말 이해가 잘 안 되는데요?
◀기자▶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7월 대구문화방송에게 대구 주요 정수장 3곳의 원수와 정수를 제공해 마이크로시스틴 검사를 하도록 도움을 주는 등 상당히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습니다.
그 결과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의 총함유량을 측정하는 '일라이저' 검사에서 0.226~0.281ppb가 검출됐습니다.
이는 미국 환경보호국의 아동 허용치에 가깝고 캘리포니아 환경건강위험평가국의 허용치인 0.03ppb보다 9.3배나 높아 전국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그 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외부와 함께하는 수질 검사를 꺼렸습니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고위 관계자는 "좋은 취지로 했는데 (환경부로부터) 왜 대구만 물을 떠 줘서 이렇게 시끄럽게 만드냐부터, 하여튼 실무진들이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그래서 제가 강권을 할 수 없다니까…"고 말했습니다.
대구의 수돗물 녹조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대구시의 무책임한 태도는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