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3대 습지라고 하면 달성습지, 안심습지 그리고 이곳입니다, 바로 팔현습지. 대구 수성구 고모동 금호강에 형성된 하천 습지인데요. 도심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자연 생태계가 온전히 보존돼 있어서 2025년에는 법정 보호종 25종의 생물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개발과 보존이 대립하는 충돌의 현장이 되고 있습니다. 금호강 고모지구 하천 환경 정비 사업 중에서 보도교와 산책로 공사가 팔현습지를 직접 관통하는데요, 환경 파괴 논란으로 4년째 표류 중인 이 문제, 2026년에는 결론에 이를 수 있을까요? 대구환경운동연합 손미희 운영위원과 알아보겠습니다.
Q. 대구환경운동연합의 새로운 운영위원입니다. 손미희 운영위원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A. 네, 안녕하세요.
Q. 대구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으로 또 합류를 하셨습니다. 시민단체 활동 외에도 환경 생태 관련 일을 하고 계시는데, 어떤 활동 주로 하고 계십니까, 위원님?
A. 저는 환경 교육 활동가로서 환경 교육과 환경 문화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실제 자연을 바탕으로 교육 내용을 검증하고 시민들이 환경을 어렵지 않게 이해하도록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초록이음 환경문화연구소'라는 활동팀을 만들어서 도시 하천에 벌어지는 열대어 문제를 다룬 유기어 방지 프로젝트, 시민과 시장의 상인들이 제비들과 함께 공생하는 ‘제비가 사는 시장’과 같은 프로젝트를 운영하면서 일상적인 활동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환경 인식을 넓히면서 시민들과 함께 환경을 바라보는 방식을 만들고 있습니다.
Q. 그러면 팔현습지는 언제부터 관심 갖게 되셨어요?
A. 팔현습지는 사실 아주 오래전부터 바라보던 곳인데요. 그때는 당시에 이름을 몰랐고요. 제가 팔현습지를 제대로 관찰하기 시작한 건 4~5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Q. 시민들과 환경 문화 운동을 하면서 느끼신 점이 많으시겠습니다. 지금도 또 들여다보고 계신 팔현습지, 시민으로서 또 운영위원으로서 손미희 위원께는 어떤 곳입니까?
A. 팔현습지는 도심 속에 남아 있는 보물 상자 같은 곳입니다. 침범하지 않으면 스스로 지켜질 수가 있고 잠시 걸음을 멈추면 야생 생물을 만날 수 있는 곳인데요. 이곳은 국민의 예산으로 복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멸종위기종들이 실제로 자생하는 습지이기도 합니다. 팔현습지를 제대로 알게 된다면 대구 시민들이 충분히 지키고 싶어 하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Q. 4~5년 전부터 관심 갖고, 지금도 주기적으로 관찰하고 카메라에 팔현습지의 생태를 담고 계시는데요. 최근에 또 아주 귀한 동물이 포착됐더라고요. 어떤 동식물들이 팔현습지에 있습니까? 자랑 좀 해 주시고, 또 그러면 생태적 가치가 더 귀하게 느껴질 것 같은데요?
A. 지난주 모니터링 중에 아주 귀한 친구를 만났는데요. 멸종위기종 삵입니다. 삵이 보도교 예정 인근의 산기슭에서 물을 마시기 위해 금호강 쪽으로 내려오던 모습이었고 제가 멈춰 서자 한동안 같은 공간에 머물렀습니다. 아주 귀한 경험이었는데요. 팔현습지는 잘 아시는 것처럼 법종 보호종 25종이 공식적으로 기록되었고, 이건 가능성이나 추정이 아니라 실제 모니터링에 확인된 결과입니다.
조류부터 한번 이야기를 해 보면 수리부엉이가 하식애에서 번식 성공해서 새끼까지 확인됐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고요. 그리고 이번 주만 하더라도 제가 월요일에 천연기념물 원앙과 멸종위기 야생생물 큰 기러기 수십 마리를 무리로 보았습니다. 금호강에서 머무는 모습도 관찰이 되고, 포유류는 수달뿐만 아니라 담비는 심지어 2023년에 취재진 앞에서 직접 목격이 되기도 했고요. 2024년 겨울에는 전국에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모니터링 조사를 함께했는데, 그때 하늘다람쥐의 배설물도 확인했습니다.
Q. 그런데 이 보도교 산책로 공사하고 들어서고 시민들이 오고 가게 되면, 동식물에 대한 어떻게 보면 침범이 되는 겁니까? 이렇게 또 간혹이라도 볼 수 없게 될지 좀 걱정하는 분들이 많죠?
A. 맞습니다. 만약에 보도교 공사가 진행이 된다면, 사실은 시간이 아주 오랫동안 흐르고 나면 저희가 다시 볼 수 있을지 없을지 장담을 하지 못하지만, 공사가 있는 도중에는 분명히 그들의 집이자 서식지인 곳이 무너지게 됩니다. 그때는 저희가 만약에 되돌리려고 할 때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Q. 그래서 지금 또 4년째 공전하고 있는 문제인데, 새해가 됐습니다. 지금 공사 현장은 어떤 상황입니까?
A. 공사 현장은 사실은 공사가 실제로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고요. 그렇지만 잘 아시는 것처럼 주민들의 반대의 목소리와 찬성의 목소리가 있는데, 분명한 점은 보도교를 반대하는 시민들, 주민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팔현습지는 산책이나 운동의 공간에서 이제는 시민들이 지켜야 할 공간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또 이 문제는 대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사실 자발적으로 모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멸종위기종이나 천연기념물이 목격자가 모두 다 되기를 원하고 학계에서도 관심이 조금 더 많아지면서 생물 다양성 분야의 권위자이신 최재천 교수님 역시 팔현습지를 당연히 지켜야 할 공간으로 취지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습니다.
Q. 그런데도 낙동강유역환경청은 2027년 8월로 보도교 완공 시점을 설정하고 있죠. 그리고 반대하시는 분들의 목소리는 인지는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도교 공법과 모양을 변경하겠다는 방안도 내놨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A. 이 문제는 공법이나 디자인의 문제가 사실 아니라 가장 중요한 질문부터 봐야 하는데, '이 보도교가 반드시 필요한가?'입니다. 그래서 찬성하시는 주민들 의견에서는 도시는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는 완충지대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시는데요.
그 취지 자체는 공감이 가나 다만 팔현습지는 이미 야생동물이 살아가는 집이자 핵심 서식지입니다. 그래서 그 공간을 전제로 한 공생인지 아니면 인간의 이용을 우선으로 하는 공생인지에 대한 구분이 필요합니다.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훼손하면서 인간의 보행 안전을 확보하는 방식이 과연 공존의 해법인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찬성 여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해 주셨는데, 최근 나온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2025년 11월부터 12월까지 낙동강유역환경청이 1만 447명 가운데 90% 이상이 보도교 설치를 찬성했다고, 또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고 결과를 내놨거든요.
A. 주민의 의견을 듣는 과정은 매우 중요한데요. 저도 이 수치만 보고는 찬성의 수치가 많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현장에 저희가 가봤을 때, 실제로 그곳에 거주하시는 주민들은 반대 여론이 매우 강합니다. 그래서 해석이 아주 신중한데요.
어떤 정보를 가지고, 전제를 가지고 의견을 물었는지, 보도교의 장점뿐만 아니라 생태적 영향과 대안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되었는지도 한번 봐야 할 것 같고요. 팔현습지는 인근 주민만의 공간은 사실 아니라 이제는 도시 전체 국가 차원의 생태 자산이기 때문에 단순한 다수결로 판단하기에는 성격이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개발 찬성이라기보다는 이 결과는 안전하고 쾌적한 이용에 대한 요구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이런 가운데 대구시가 팔현습지를 보호하는 방안도 내놨습니다. 바로 국가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을 추진하겠다는 건데, 이거는 환경단체들 주장과 또 동일하네요?
A. 그렇습니다. 국가 습지 보호지역 지정은 이용을 막자는 의미가 아니라 보존을 우선으로 하는 관리 원칙을 세우자는 제안입니다. 그래서 환경운동연합에서도 오랫동안 주장했던 방안인데요. 지금처럼 보호종이 계속 확인되는 공간이라면 먼저 보호의 기준을 정하고 그 안에서 가능한 이용을 논의해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고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Q. 그런데 이게 조금 혼란스러울 수도 있는 것이 한쪽에서는 산책로 확장하고 보도교 공사를 하겠다면서도 국가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하겠다고 하는 것, 과연 이 보도교 공사 강행하고 나면 팔현습지의 생태적 가치 인증받을 수 있을까, 이렇게 걱정하는 목소리도 당연히 나오고 좀 상충한다고도 볼 수 있지 않습니까?
A. 네, 맞습니다. 그래서 이 두 정책이 명확하게 충돌한다고 다들 느끼실 수 있을 것 같고요. 국가 습지 보호지역 지정의 핵심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보존보다 우선하는 관리 원칙을 세우는 것이기 때문에 팔현습지를 국가 습지 또는 습지 보호구역으로 지정한다는 것은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니라 생태적으로 보호해야 할 핵심 공간으로 인식하겠다는 선언입니다.
그렇다면 그 취지에 맞게 사람의 이용을 확대하는 보도교와 산책로 확장은 재검토되는 것이 당연히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 보도교에 반대하는 이유이고요. 공법이나 디자인 문제가 아니라 보호하겠다는 공간에서 새로이 굳이 이렇게 구조물을 설치해야 하는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한번 해 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행정적으로도 더 책임 있는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Q. 보존과 개발이라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지만, 이 팔현습지를 통해서 우리 시민들이 더 많은 고민을 해 볼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는데요. 어떻게 좀 바라봐야 할지 시민들에게 또 앞으로 환경운동연합과 지역 환경단체들의 2026년 계획까지도 마지막 말씀 듣죠.
A. 2026년 대구환경운동연합과 환경단체들은 대립보다는 기록과 참여, 공론 형성에 한번 집중하려고 합니다. 특히 팔현습지를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주민들이 팔현습지의 목격자이자 시민 과학자가 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데요. 전문가와 함께 야생 생물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방법을 배우고 주민 스스로 변화의 과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팔현습지는 누가 대신 지켜주는 공간이 아니라 함께 지켜야 할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을 시민들과 차분히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Q. 이렇게 열심히 또 현장을 다니시는 증언자들, 그리고 사진으로 또 보고는 있습니다만 직접 가서 보면 더 생태적 가치가 생생하게 느껴지겠네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수고해 주십시오.
A. 네, 감사합니다.
Q. 대구환경운동연합 손미희 운영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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