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상에서 ‘중독’이라는 단어를 흔히 접할 수 있습니다. 대상의 사용에 있어서 통제가 불가능하고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병적 상태인데요. 중독은 단순한 의지나 결심만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상태로 우리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하기도 합니다. 일상 곳곳에서 도사리고 있는 중독의 종류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구자섭 원장과 알아봅니다.
[오서윤 아나운서]
우울증에 걸렸을 때 먹는 항우울제, 수면제 같은 것들은 중독성이 있다고 우려하잖아요. 마찬가지로 중독을 치료하는 약물도 중독성이 있어서 끊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가 사실인지도 궁금합니다.
[구자섭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맞습니다. 정신과에서 처방하는 약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처방되는 약 중에도 흔히 말해서 의존성이 있는 약물들이 있겠죠. 의존성에는 내성이나 금단 같은 게 있는데요. 정신과 쪽에서는 불안할 때 먹는 약인 항불안제가 주로 그렇습니다.
의사가 처방한 대로 복용하면 문제가 없는데, 의사 처방 이상으로 드시는 분들이 가끔 있습니다. 의사가 하루에 “세 번 먹어라, 혹은 두 번 먹어라.”라고 정해드려도 환자께서 약간 불안할 때 수시로 먹기도 하고요. 의존성이 있는 분들에게는 중독성과 의존성이 떨어지는 약물로 교체해 처방하지만, 환자가 임의로 약을 드시는 경우에는 의존성의 위험성도 있다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이동훈 아나운서]
중독 치료 자체를 거부하거나 방치하는 환자들도 꽤 있다고 얘기를 해 주셨는데요. 방치할 경우에는 어떤 사례로까지 이어지던가요?
[구자섭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처참한 결과로 이어지겠죠. 대표적으로 알코올 중독을 보면, 마지막에 내과적 상태가 안 좋아서 알코올성 간경화로 돌아가시는 경우가 있고요. 제가 많이 경험하는 건 사건·사고인데요. 술을 먹고 길거리에 누워 있거나 충동적으로 자살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도박 중독의 경우 실제로 저한테 찾아오신 분 중에 “선생님, 내일 당장 우리 집이 넘어가게 됩니다.”, “최근에 부인이 알게 됐습니다."라고 말씀하시는 사례도 있었는데요. 그래서 수억 원 하는 아파트가 넘어가게 되고, 나의 문제 행동 때문에 가족과 자녀들이 길거리로 나앉게 되는 처참한 결과가 실제로 있습니다.
[이동훈 아나운서]
본인의 노력, 약물 치료, 가족들의 노력, 등 모든 통합 치료 자체가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중독은 치료 기간을 어느 정도로 생각해야 하고, 효과는 얼마나 유지될 수 있는지, 재발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종결 시점은 어느 정도로 예측할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구자섭 원장]
실제로는 종결이 쉽지는 않죠. 알코올 중독은 연구가 많이 됐으니까 말씀드릴게요. 알코올 중독은 술을 2년간 완벽하게 먹지 않으면 어느 정도 치료가 됐다고 보시면 됩니다. 2년간 마시지 않으면 뇌의 쾌락 중추, 보상 중추가 약간 정상화되거든요. 2년이 지난 후에는 술을 약간 마시더라도 옛날처럼 마구 드시지 않기 때문에 알코올 중독은 2년간 술을 끊자고 말씀드리고요.
또 다른 중독들은 사실 종결이란 말이 쉽지는 않죠. 그래서 저는 조절과 균형을 더 중시한다고 말씀을 거듭 드리고 싶습니다.
(구성 김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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