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여러 문제점을 고발하는 콘텐츠는 언제나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마련입니다. 요즘은 유튜브나 OTT에서도 이런 시사 콘텐츠를 방송하지만 예전에는 공중파 TV에서밖에 볼 수 없었고, 그만큼 파급력도 컸습니다. 카메라 출동, 1분 출동, 카메라 산책, 카메라 초점 등 프로그램 이름도 다양했었는데요, 1985년 대구의 한 아파트 단지 근처에서는 하수도 공사를 하려는 구청과 이를 막기 위한 주민들의 몸싸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대구시 수성구 범어4동 대공원 아파트 북쪽 하수도 공사장입니다. 지금 이곳에서는 공사를 하지 못하도록 막으려는 주민들과 공사를 강행하기 위해 제지하는 구청 직원들 사이에 몇 시간째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저 안쪽 아파트 단지에서 흘러나오는 하수를 기존의 이 개울로 흘려보내고 개울을 복개하면 간단한데, 굳이 주택가 한가운데 도로를 파서, 그것도 거리상으로도 훨씬 우회하는 하수도를 낼 필요가 어디 있느냐는 것입니다.
폭 6m밖에 안 되는 소방도로를 2m 깊이로 파서 폭이 4m나 되는 하수도를 내자면 가뜩이나 매립지라서 지반이 약한 주택에 피해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시민
“이 지반이 약해서 저 포크레인만 들어와도 ‘두두두’거릴 건데 이거 파낸다니”
시민
“주택에 피해가 가니까 우리가 뭐라 하는 거지 주택에 피해가 안 가면 공공시설물 묻는 거 우리도 안 좋습니까”
시민
“지금 있는 기존 하수구를 그대로 하면 90m고요, 이리 돌아가면 200m 가까이 되는데, 이거를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90m만 복개하면 간단할 거를 200m까지 구태여 왜 해야 하는지 그걸 모르겠습니다”
기자
공사를 발주한 수성구청도 할 말은 있습니다. 구청 계획대로 하수도를 내야 대공원 아파트 남쪽에서 나오는 빗물과 오물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고, 개울은 매립을 해서 부지로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구 수성구청 관계자
“흙막이 공법으로써 시공을 하게 될 것 같으면 하등에 주택의 피해는 없다고 그렇게 판단됐기 때문에 공공 도로로 하수도를 신설하는 겁니다”
기자
그렇지만 시설 용량을 늘려서 개울을 복개할 수 있는데도 왜 굳이 주택가 한가운데로 우회하는 공사를 해야 하느냐는 주민들의 상식적인 의문을 충분하게 납득시키지 못한 채, 공사를 강행하는 구청 측의 경직된 행정, 바로 이 경직된 행정이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카메라 초점이었습니다.
(영상편집 윤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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