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중동의 상황을 보며 인류와 전쟁의 역사는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걸 상기하게 됩니다. 1,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중심으로 짜인 체제는 미국과 소련에서 미국과 중국의 G2라는 구도에서 변화를 불러왔는데요.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으로 인한 충돌이 중동의 불안정성을 더했고, 미국 정권이 바뀌며 이 갈등은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중동 정세에 대한 분석, 대구MBC 시사 라디오 방송 ‘여론현장’ 김혜숙 앵커가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천용길 시사평론가와 함께 다뤄봅니다.
Q. 각종 정치, 사회 이슈 두 분의 논객과 짚어봅니다. 먼저 신문 지면을 통해 각종 정치 현안 합리적이면서도 날카롭게 분석하는 분이죠.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님 안녕하십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안녕하세요?
Q. 그리고 정치, 사회 현안 야구 해설처럼 기록과 확률로 접근하지만, 각본 없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천용길 시사평론가 어서 오십시오.
[천용길 시사평론가]
네, 안녕하십니까?
Q. 오늘 기자회견에서도 안보, 외교 현안이 또 하나의 분야로 분명히 질답이 있을 겁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서 중동에서도 굉장히 긴장감이 높았잖아요. 물론 1, 2차 세계대전처럼 확전되지 않았습니다만, 지금 세계 곳곳에 여전히 국지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류와 전쟁, 이건 참 불가피한 겁니까?
[천용길 시사평론가]
우리가 근대화를 거치면서 대단히 진보했다, 발전했다, 그리고 민주주의가 공고해졌다고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사실 이게 가지고 있었던 환상이 있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떠올려보면 민주주의와 세계화가 확대되면서 전쟁의 양상 자체가 더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방식으로 바뀌었거든요. 여기에 대한 좀 성찰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해 봅니다.
Q. 박재일 실장님은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그건 맞는 말씀인데, 당연히 전쟁으로 인한 기술이 발달한다는 것이 이제 무기도 고도로 발달하는 것이고, 무기 운반 수단은 말할 것도 없고, 그래서 극단적인 전쟁의 소용돌이에 몰리는 것이 있는데, 그런데 인류학자나 아니면 전쟁을 연구하는 학자들, 여러 역사학자를 보면 모든 통계가 어쨌든 지금이 가장 평화로운 시대예요, 인간 역사상.
예를 들면 구석기 시대에는 대개 5~60%의 사람이 돌에 맞아 죽었다, 서로 전투를 하다가 죽었다는 것이죠. 그리고 중세까지만 해도 유럽은 맨날 전쟁이었고, 부족 간의 전쟁이든 민족적인 전쟁이든, 그래서 통계적으로는 지금이 가장 평화로운 시대다. 그런데 이제 이게 천용길 평론가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대량 살상 무기가 있고, 또 한편으로는 언론이 발달해서, 매스미디어가 발달해서 그 과정이 극적으로 증폭되는 거예요. 팩트풀니스라는 책이 있어요. 한스 로슬링이 지었는데, 거기도 보면 인간이 지금 굉장히 현대 사회를 부정적으로 오인하고 있다는 거지.
예를 들면 또 하나, 지금 대한민국이요. 역사상 가장 잘 살고 있잖아요, 잘 먹고. 그런데 아침마다 TV를 틀면 장바구니 물가가 역사상 가장 높대요. 못 살겠대. TV 나온 사람은 다 죽겠대요. 그러니까 역설적인 것이고, 합리적으로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전쟁이라는 부분. 그러나 어쨌든 국가 간이든, 부족 간이든, 정치적 이유든 간에 여러 핵무기까지 등장한 마당에 우려하고 또 우리가 늘 관리해 나가야 할 부분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Q. 과거의 역사를 통해서 전쟁을 겪으면서 피해를 입고 그러면서 이제 평화에 대한 가치가 중요해졌는데,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대라고는 하지만 어딘가에서는 지금도 희생이, 피해가, 또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는 건 또 부인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 냉전 시대가 끝났는데 미국의 패권주의는 또 계속 지속되고 있어서 미국이 전쟁을 지원하든, 공습을 하든, 이렇게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도 이전에는 세계 경찰로서의 명분이 있었다면 요즘에는 좀 우려스러운 것이 또 자국의 이익을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나 강조하면서 나서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전쟁 관리에 대해서 좀 어떻게 보세요?
[천용길 시사평론가]
네, 이게 지금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에 미국 중심으로 짜여졌던 체제 자체가 조금 흔들리고 있다. 지금 떠올려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 그리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목소리나 존재가 별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사실 이게 45년 이후에 UN 구상,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하는 축이 냉전이었지만 동시에 세계 경찰로서 관리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좀 붕괴한 게 아닌가, 미국 스스로 또 위기를 겪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고.
과거에는 냉전의 자본주의 대 사회주의라고 하는 대결 구도가 있었습니다. 이념이 있었는데, 지금은 미국과 중국, 미국과 러시아라고 했을 때, 러시아도 자본주의 국가고 중국도 상당히 공산주의를 탈피한 국가자본주의 국가지 않습니까? 이런 걸 보면 지금 이념의 시대는 간 것 같다. 여기에서 미국이 얻는 이득과 위치도 사라진 시대가 된 것 같다고 보입니다.
Q. 전쟁의 양상이 달라졌다. 어떻게 보십니까, 박재일 실장님은?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아무래도 이제 미국이라는 거대한 국가,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미국이라는 거대한 국가가 탄생했는데, 미국이 어떻게 보면 하나의 국가라기보다도 거의 하나의 세계죠. 유나이티드 스테이트죠. 거기다가 영국이든, 독일이든, 일본이든, 프랑스든, 스페인이든 온 유럽 그리고 온 아시아에서 지금 엘리트들이 집결해 있는 나라가 됐고요. 지금은 굉장히 테크니컬한 측면에서도 세계 최고로 더 앞서가는 기업들도 많고.
어쨌든 미국이라는 나라가 초강대국으로만 설명하기는 힘든, 그 자체가 하나의 세계였는데, 근래 와서는 이제 흔히 얘기하는, 세계적인 석학들이 지금 수십 년째 논쟁이 붙고 있죠. G2, 그러니까 우리 흔히 이야기하듯이, 골목 동네 애들이 이야기하듯이 미국과 중국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옛날에 우리들은 미국하고 소련이 싸우면, 지금은 러시아죠. 누가 이기는데? 이렇게 질문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바뀌었겠죠. 미국이 중국과 싸우면 누가 이기는데 이런데, 굉장히 역학 구도가 지금 바뀐 상황이고.
트럼프가 지금 또 아메리카 퍼스트라는 이유로 여러 경제 정책 압박을 관세로 내놓고 있는데, 결국 경제적 이익이잖아요. 다 아시다시피 그게 이대로 두면 중국이 너무 커진다. 인종적으로든 서구 문명과 동양 문명의 충돌이라는 관점, 또 서양인과 동양인이라는 관점, 또 지리적으로 미국과 중국이라는 어떤 대치적인 것,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미국의 어떤 수뇌부로서는 이걸 좌시하지 못하겠다. 특히 공화당 쪽은 그렇겠죠, 트럼프 같은 사람들은. 그래서 중국의 봉쇄, 이런 부분까지 연결돼 있어서 그게 경제적으로 지금 일어서려는 중국을 지금 이 시점에 누르지 않으면 우리가 영원히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하는 G2의 빅 대결, 그런 관점에서 지금 바라보는 측면이 강하다.
그래서 과거 미국이 경찰국가로서 팍스 아메리카라고 그랬지만 지금 그런 시대를 지금 떠올리기에 민망할 정도로 세계는 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G2를 중심으로,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에서 불거진 갈등에서 바이든과는 좀 다른 또 태도를 보인 것 같습니다. 이란을 미국이 직격해 버렸거든요. 이건 어떤 의도로 읽어야 할까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그거는 뭐 참전이라기보다는 제가 보기에는 미국의 자존심을 어떤 포인트에서 잘 포착한 것 같아요, 트럼프가. 그것이 지금 국제적으로 그 폭격이 성공했느냐 아니냐는 미국 내에서도 정보 당국끼리 논란이 있지만, 이번 사태에 있어서 제가 보기에는 미국이 계속 방치했다면 굉장히 좀 쑥스러웠을 것 같아요. 어정쩡한, 아무것도 못 하는 상황이 되잖아요. 이스라엘이 다 활개 치고 있고, 물론 이스라엘이 꾸준히 트럼프에게 폭격을 해달라고 요청을 많이 했다고 하지만, 어쨌든 즉시 미국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그런 타이밍을 잘 포착한 부분이 있다, 이렇게 저는 보고 싶습니다.
[천용길 시사평론가]
트럼프가 가지고 있는 불확실성과 거기다가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가 먼저 이란을 침공하면서 마치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보다도 뒤에 있는 것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다. 이게 좀 명백하게 드러난 게 아닌가 싶고. 이로써 이스라엘의 일종의 전략이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모양새가 됐습니다.
Q. 그런데 사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굉장히 또 세계정세는 불안해지기도 했거든요. 원유 수급에 차질이 생길 것도 불가피하고. 그런데 어떻게 거기까지 확장되지는 않았습니다만, 지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좀 대기시키고 있다, 이런 보도도 미국 발로 나오고 있어서 여전히 좀 긴장해야 하는 상황일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천용길 시사평론가]
그렇죠. 지금 계속 긴장을 해야 하는데, 이란도 뭔가 극단적인 결정을 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일 겁니다. 만약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면 다른 모든 국가, 예를 들면 우리나라와도 무역 관계가 종료되는 거거든요. 이 결정을 하기 전에 뭔가 메시지를 계속 내고 있는 단계다. 계속 좀 지켜봐야 하는 단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그게 이제 해협 봉쇄라는 게 호르무즈 해협인데, 어디든 어느 지구상의 해협이라는 것은, 말라카 해협이든 파나마 운하든, 운하가 있는 해협 이런 쪽은 전부 이제 지리적으로 중요한 곳인데, 제가 중동 전문가는 아니지만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는 거의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에요. 왜냐하면 이란 스스로도 지금 자기 발목을 잡아버리는 곳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요인인데, 우리나라도 이쪽으로 70~80%의 원유가 들어온다는 길목이긴 한데.
저는 하나 안타까운 것은 보면 이란의 수도가 어딘지 아세요? 테헤란이잖아요. 서울에 지금 테헤란로가 있죠? 아시죠?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도 비슷한 서울 공원 있을 겁니다, 아마. 그래서 이란과 한국은 굉장히 주고받는 것이 많은 사이였는데, 특히 과거 70년대 우리가 건설 노동자를 이란에 파견하고 달러를 무차별적으로 벌어들일 때는 이란이 우리보다 제 느낌에는 한 10배 더 잘 산 나라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그렇지는 않죠. 그 좋은 나라가 종교적이든 이념적이든 나라가 수렁에 빠졌다랄까. 좀 강대국의 어떤 해코지도 있겠죠. 미국이라는 나라에. 그런 데 빠지니까 이게 지금 이상하게 지금 흐르는데 좀 안타까운 부분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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