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11명의 1차 장관 후보자 면면을 보면 다양성을 갖춘 인사라는 평이 나옵니다. 출신 대학, 지역, 직업군 모두 특정 집단에 쏠리지 않고 고르게 분포됐습니다. 실용주의적 인선, 협치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대구MBC 시사 라디오 방송 ‘여론현장’ 서상국 앵커가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천용길 시사평론가와 함께 이 문제를 짚어봤습니다.
Q. 총리 후보자는 그 정도 살펴보고 이제 정부 내각 구성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주초에 11명 장관 후보자가 지명됐는데, 일하는 정부를 내세우면서 진영 넘나드는 폭넓은 인사, 이런 평도 있고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불만도 있습니다. 역시 총평 먼저 들어보고 하나씩 살펴보겠는데, 일단 어떤 인물이 가장 눈에 띄는지 이것부터 한번 여쭤보겠습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저는 역시 그 송미령, 농림부 장관이죠. 여성 장관인데, 인물이 가장 눈에 띄었다기보다도 당연히 전임 정권의 장관을 지금 신임 정부의 장관으로 유임시켰으니까 재발탁했다고 볼 수 있는데 재밌잖아요? 아마 이런 사례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과거에 한덕수 총리처럼 노무현 정부에서 총리를 하다가 윤석열 정권 들어서 다시 총리를 한다, 뭐 이럴 수는 있겠는데, 바로 이어서 한 케이스는 없다고 보고.
전에 이 시간에서도 한번 말씀드렸지만 왜 제가 이 부분을 좀 국민들도 좀 눈여겨보시라 하는 것이 송미령이라는 개인이 굉장히 탁월하다. 그래서 농림 정책을 이어가게 돼서, '이야, 우리 참 저게 관심 있다.' 뭐 이런 뜻은 아니고요. 오히려 이제 한국 대통령 중심제하에서 모든 것을 대통령이 다 교체하고 갈아치울 수 있는데, 갈아치우지 않고 계속한다는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뭔가 사인을 보내는 것이다. 저는 그렇게 보고요.
프랑스에서도 이제 동거 내각이라고 있지 않습니까? 여러 정당의 대표 선수들이 모여서 내각을 구성하는 것이고 이념과 생각이 다른 정당의 정치인들이 공동의 내각 속에서 일을 하는 것인데, 우리가 지금 진영 논리, 그러니까 좌우 그리고 진보, 보수라는 그런 것을 갈라서 저쪽 진영의 사람은 이쪽 진영에 절대 오면 안 된다, 뭐 이런 게 있어요. 그거를 좀 무너뜨릴 수 있는, 또 서로 협조할 수 있는, 그야말로 실용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코아비타시옹, 서로 같이 살면서 어차피 대한민국 한 울타리 안에 사는데, 다른 세계에 사는 세상인 사람이 양 '저쪽 사람은 안 돼' 하는 그런 것은 좀 불식시키는 계기도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용길 시사평론가]
저는 뭐 다른 측면에서 한번 평가를 해보면 화제 인물들, 장관 후보자가 있겠지만, 제일 눈에 띄었던 게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였습니다. 그러니까 11명의 장관 후보자 가운데 윤석열 정부와 가장 큰 차이가 검찰 출신이 없다. 그리고 정동영 후보자 혼자만 서울대 출신입니다.
그러니까 윤석열 정부에서는 서울대 검찰 출신이 거의 주를 이뤘다면 다양한 인사들을 골고루 기용하겠다고 하는 의지를 보여줬고, 참여정부 때 햇볕 정책을 계승한 통일부 장관을 지냈던 정동영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여기에 대한 메시지도 좀 분명하게 드러냈던 것 같습니다.
Q. 장관 후보자 중에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 중심으로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 보훈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권오을 후보, 전혀 뜻밖의 인사는 아니에요. 한나라당 출신으로 안동 3선 한 권 전 의원이 대선 기간 중에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도 하지 않았습니까? 어느 정도 예상을 했던 인사라고 봐도 될 것 같은데, 합리적 보수와 TK까지 포용한 인사다, 이렇게 볼 수 있을까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제가 보기에는 포용 이런 것보다는 약간 배려 이런 게 있는 것 같아요. 권오을 장관 후보자는 물론 대구·경북에서 한나라당도 있었고 민주당도 있었고 이랬는데, 왔다 갔다 좀 그런 게 있지만 어쨌든 약간 보수 성향의 길을 최근에 걸어왔잖아요. 선거 전에 몇 번 본 적도 있는데 그게 권오을 장관 후보자는 이렇게 이재명 대통령이 같은 안동 출신이니까 예전부터 이렇게 눈여겨봐 왔던 것 같아요. 전화가 여러 번 와서 도와달라고 했다고 하니 그냥 단순하게 이렇게 좀 오다가다 만난 그런 것은 아닌 것 같고, 고향을 매개로 감정적인 정서가, 정치적인 정서가 좀 공통분모가 있었다고 보고 그런 측면에서 지금 등용을 한 것 같은데, 글쎄요. 민주당의 TK에서의 인재 풀이랄까, 인력의 넓이와 깊이가 크지 않으니까 그런 측면에서는 또 혜택을 받았다 할 수 있겠죠.
[천용길 시사평론가]
이게 합리적인 보수가 국민의힘 내에서는 좀 맥을 못 추고 있다고 하는 걸 반영한 인사가 아닌가 싶은데, 대구 같은 경우에 소위 3당 합당 이전까지는 민주당 계열의 국회의원의 정치인들이 꽤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이후에 한나라당으로 합류하게 되면서 사실 민주당의 세가 약해지게 됐는데, 그런 면에서 보면 YS계의 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인사들이 국민의힘 내에서는 뭔가 정치를 제대로 하기가 좀 어렵다. 대표적인 게 권오을 장관 후보자가 아닌가 싶은데, 한나라당 시절 합리적 보수들이 씨가 좀 말라가는 상황을 보여주는 결과가 권오을 장관 후보자의 합류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Q. 자, 그리고 현직 기관사가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이 됐습니다. 김영훈 후보자, 어떻게 보십니까?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인데, 이 인사의 발탁 어떻게 보시는지요?
[천용길 시사평론가]
제가 먼저 이야기해 드리면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낸 게 벌써 10년도 전이거든요. 사실 김영훈 후보자 같은 경우에 정치권에 지난해 총선에서도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20번을 받았었고 그렇게 파격적인 인사는 아닐 수 있다.
국민의힘의 비판이 좀 무뎌 보이는 이유가 민주노총과 민주당이 한 몸이다, 뭐 이런 비판을 하는데,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이 또 노동부 장관을 했었거든요. 김영훈 장관 후보자 인터뷰에서 가장 좀 인상 깊었던 대목이 사회적 대화 이야기를 하면서 언제든 설득당할 자세를 갖고 사회적 대화에 임하겠다. 그리고 비임금 노동자들을 모두 포괄하는 노동부 장관이 되겠다. 그러니까 플랫폼 노동자들까지 끌어안겠다. 이 두 가지 부분은 좀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제가 보기에는 이번 개각 전반에 있어서 보면 아까 서울대 출신이 좀 거의 없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셨는데, 교수 출신도 굉장히 적어요. 없어요, 거의 지금까지는. 밑에 분들은 좀 있지만, 그래서 이게 이재명 정권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이번에 민노총 위원장이 장관이 됐는데, 혹여 다른 반대편에서는 과격한 쪽의 위원장이 장관이 돼서 좀 불안하다, 이런 것인데 제가 보기에는 뭐 못할 이유도 없을 것 같고요.
그리고 여기서 공약으로 내건, 이재명 정권이 공약으로 내걸었고, 민노총 장관 후보자도, 김영훈 후보자도 이야기했지만, 주 4.5일제라든가 정년 연장, 이런 부분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세대에 불문하고 앞으로 이게 미래에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숙제거든요. 어쨌든 그런 데 대한 이념이 있는 것이 있는 사람이 장관이 된 것이 좋다고 보고, 다만 이제 하나 바라볼 것은 민노총이 노동 영역 이런 데 좀 더 집착했으면 해요. 북한의 문제라든가 정치적 이런 부분에 대해서 너무 과도한 개입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Q. 오늘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영남일보 박재일 논설 실장님 그리고 천용길 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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