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재임 기간 동안 ‘사법리스크’를 벗어나게 됐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이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파기환송심의 1차 공판기일을 추후 지정한 데 이어 서울중앙지방법원도 대장동 사건의 공판기일을 추후 지정으로 바꿨습니다. 이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사법보다 국민적 선택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나오고, 재판하되 당선무효형을 선고할 수 없다는 식으로 진행했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대구MBC 시사 라디오 방송 ‘여론현장’ 김혜숙 앵커가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천용길 시사평론가와 함께 이 문제를 짚어봤습니다.
Q. 각종 정치, 사회 이슈 두 분의 논객과 함께 촘촘하게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신문 지면을 통해 각종 정치, 사회 현안 합리적이면서도 날카롭게 분석해 주십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님 안녕하십시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네, 안녕하세요.
Q. 그리고 정치, 사회 현안 야구 해설처럼 기록과 확률로 접근하지만, 각본 없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천용길 시사평론가, 오늘도 기대됩니다.
[천용길 시사평론가]
네, 안녕하십니까?
Q. 오늘도 야구 해설 같은 비유 준비하셨어요?
[천용길 시사평론가]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오늘은 몇 점 날 것 같으세요, 박재일 실장님? 안타 나올까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늘 잘하시니깐. 유쾌한 이야기를 해주겠죠. 삼성은 어제 졌잖아요, 그런데. 그러니까 오늘 재미없을 것 같아요.
[천용길 시사평론가]
두 게임 이기고 한 게임은 져도 됩니다.
Q. 아, 그렇게 하는 것이 오히려 길게 갈 때, 장기 레이스에 좋습니까?
[천용길 시사평론가]
그렇습니다.
Q. 이재명 정부 일단 인상평부터 좀 해 보겠습니다. 이제 일주일하고 딱 하루 지났거든요. 지난 수요일에 취임을 했기 때문에.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역시 제가 보기에는 선거에 이긴다는 것이 그렇게 좋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지금 보면, 이재명 정부 보면 굉장히 행복해 보이죠.
Q. 더없이 좋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진 쪽은 완전히 쓰라린데, 참 이게 야구의 승패처럼, 코리안시리즈처럼 허탈감이 있죠, 진 쪽은.
Q. 그런데 일주일간 지금 뭐 행보가 굉장히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이쪽에서 보면, 만약에 진 쪽에서 본다면 얄미울 정도인데, 어떤 경우에는 보면 용산에 가서 잔디밭에서 거의 뭐 희희낙락거리듯이, 그런 모습도 보이잖아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뭐 사법리스크도 사실상 종료된 것 같고, 3대 특검도 발의됐고, 선거에 보너스가 와 있죠, 이게.
그런데 인상 깊은 건 저는 특이하게 좀 실용주의적인 정책일 수도 있는데, 주식 시장 같은 것도 제가 한번 이렇게 많이 보면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이런 이야기 했어요. 송아지론 들어보셨어요?
Q. 어떤 거죠?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암소는 내 것인데 그 암소가 낳은 송아지는 내 것이 아니더라'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그게 뭐냐 하면 이재명 대통령의 어떤 깊은 철학적인 것도 관련이 돼 있는데, 자본시장 그리고 한국 주식시장에서 특히 이제 대주주라든가 이런 부분의 횡포를 말하는 거예요. 대주주가 쪼개기 상장을 한다든가, 큰 그룹이 있는데 LG면 LG가 있는데 거기서 파생된 LG화학, LG 에너지솔루션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게 다 대주주 중심적으로 막 상장이 되는 거죠.
그 부분의 얘기를 이제 후보 시절에 몇 번 하는 걸 한번 봤는데, 그러고 나서는 주식 시장이 좀 올랐는데 지금까지도 계속 오르고 있죠. 그래서 제가 그걸 좀 유심히 보면서 이거 좀 흥미로운 부분이다. 이재명의 실용주의? 주식 시장? 이런 것이 좀 실천되고 있는 상황이다? 효과가 나타날까?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천용길 시사평론가]
이게 지금 오늘로 8일째거든요. 사실 지금 시즌 중에 감독이 교체된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당장 성적이 어떻게 나올지 평가하기는 좀 이른 것 같은데요. 다만 3대 특검법이 통과된 이후에 민심을 보면 국민의힘은 좀 반대 입장을 내고는 있지만 민심이 여기에 대해서 호응도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는 막혔던 배관을 이제 뚫었다, 이 단계가 이제 시작됐다고 평가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Q. 국회에서 3대 특검법 통과됐을 때도 대통령실에서는 민심에 따라서 공포될 것이다, 이렇게 예고를 했었고, 실제로 이전 정부에서 재의요구권을 건의했던 국무위원들과 함께 이재명 대통령이 통과를 시켜 버렸습니다. 공포를 한 거죠. 이것도 참 인상적인 장면 아닙니까? 사실 사의 표명을 했는데, 법무부 장관 그리고 국정원장을 제외하고는 지금 공존하고 있거든요?
[천용길 시사평론가]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아요. 2000년대 초반에 삼성라이온즈가 우승을 계속 못 하니까 해태타이거즈에서 오랫동안 감독했던 김응용 감독을 데리고 왔어요. 선수들은 삼성 선수들인데.
Q. 근데 선수를 당장 그 신임 감독이 기용할 수는 없으니까.
[천용길 시사평론가]
네, 그 선수를 가지고 빨간색 옷을 입은 감독이 파란색 옷을 입은 선수들을 진두지휘를 해서 우승을 했거든요. 이거 하나를 좀 눈여겨보시면 좋을 것 같은 게 장관들의 일괄 사퇴를 왜 안 받았을까 생각해 보면 국무회의를 여는 것도 있지만 내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장관들은 품어 안겠다, 이 메시지를 보낸 게 아닐까.
Q. 그렇게 읽으셨군요. 박재일 실장님도 국무 회의 자체를 좀 흥미롭게 봤다고 하셨잖아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저는 만약에 이재명 후보가 이긴다면 내가 좀 기대한 재밌는 장면은 내각을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 이전에 분명히 내각은 함께 갈 수밖에 없어요, 일정 부분. 전에 문재인 정권 때도 좀 그랬지만 그게 참 재미있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들어와서 이제 1호 법안으로 거의 3대 특검안을 통과시키도록 사실상 이재명 대통령이 강요한 셈인데 물론 난상 토론 끝에 반대 토론이 있었다고 해요.
Q. 한 서너 시간 토론했다고 하더라고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6시간 한 적도 있고, 첫날은 김밥 먹고 하는 그렇게 했고, 그다음 날 또 이제 특검은 아니지만 6시간 이상 했다는 것인데,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장관들은 좀 굴욕적일 수 있겠죠. 예전에는 이렇게 이야기했다가 지금은 이제 다른 이야기를 하니까, 다른 이야기를 강요받으니까 굴욕적일 수 있는데, 또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했다고 하니···
Q. 반대 의견을 들었다는 거 아니에요, 대통령이.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괜찮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 제가 주목하는 부분은 원래 코아비타시옹이라고 프랑스에서 많이 나타나요. 유럽의 내각제를 시행하는 나라들에서 종종 벌어지는 현상인데, 어떤 대통령 권력이라든가 아니면 국회 권력 이런 것이 다를 때 정당이 또 여러 난립 해서 하나의 통합된 한 개의 정당으로서 통합된 정부를 수립하기가 힘들 때 여러 연대를 하잖아요. 그런 일종의 현상인데 그런 상황에서 이제 이런 코아비타시옹이 동거 내각이 다른 정당 소속의 각료들과 대통령이 이렇게 함께 하는 상황인데, 결국은 이게 우리가 흔히 말하듯이, 교과서적으로 이야기하듯이, 통합이 무엇이냐, 정치의 본질이 무엇이냐, 결국은 컨센서스 그리고 서로의 합의를 이루어가는 과정인데 그런 장면을 좀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각기 의견이 다른 사람이 다른 공간에서, 의견이 다른 사람들이 다른 공간에만 있지 말고 같은 공간에 들어와 있을 때 어떤 장면을 표출할 수 있는가, 이것이 정치의 포인트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Q. 지금 이전 정부의 내각을 일단 함께 이렇게 공존하면서 꾸려갈 것 같고, 국민 추천제로 장차관 후보도 받고 있으니까 내각 인선을 아주 서두르지는 않을 것 같은데, 또 이재명 정부의 내각은 또 어떻게 구성될지도 궁금합니다.
자, 박재일 실장님께서 사법 리스크를 덜었다, 이렇게 얘기를 하셨습니다. 여러 가지 재판이 걸려 있었고 당장 가장 빠른 것은 다음 주 18일로 예정됐던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한 파기환송심이었는데, 서울고법 그리고 이어서 중앙지법까지도 재판 기일 연기한다고 했지만 사실상 임기 중에 하지 않겠다는 걸로 좀 보시는 거예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그러니까 재판부가 헌법 84조를 명시했잖아요?
Q. 헌법 84조를 적용해서 혹은 헌법 84조에 따른 조치 이렇게 말했어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그 법률의 취지를 재판관이 의지하는 것이고 거기에, 재판관의 입장에서 나는 그 의견에 따라서 지금 이거를 연기한다는 것이고, 무기 연기 아니면 안 하겠다, 이런 뜻이 아니죠. 기일을 추후 지정하겠다는 것인데 그거는 결국은 뭐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까지 하지 않겠다는 판사의 입장이겠죠.
그러니까 아마 제가 보기에는 여러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 소추의 부분이 진행 중인 재판을 포함하느니 마느니 헌법에 대한 전문가들 차이에 대해서도 좀 차이가 있지만, 제가 보기에는 정치적인 판단으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에요.
이게 좀 길게 설명할 수가 없는데 Referendum이라는 게 있습니다. 일반 선거를 통해서 어떤 부분이 결정되는 게 있어요.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법 위에 정치가 있다. 이게 뭐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실질적으로 현실적으로는 그런 부분이 있다. 우리가 모든 것을 다 법의 잣대로 할 수가 없어요. 그러려면 법전이 인공지능을 동원해서도 안 될 거예요. 그러니까 그런 부분을 정치적으로 좀 해결하는 상황이 있다.
약간은 제가 보기에는 그 묘미, 그 뜻이 이번 84조 여러 해석 그리고 재판의 중단, 이런 게 좀 관계가 있지 않을까. 물론 이걸 굉장히 비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한마디만 더 말씀드리면 그렇다 하더라도 냉정하게 본다면 그럼 정치가 뭐냐 하는 것인데. 진짜 냉정하게 본다면 이재명 대통령이 출마하지 않았어야 하죠, 이재명 후보가. 그런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복잡한 문제다. 그렇지만 이미 지나간 상황이다, 이렇게 보입니다.
Q. 천용길 시사평론가?
[천용길 시사평론가]
저는 좀 다르게 보는 측면이 있는데요. 만약에 이 헌법 제84조를 근거로 하거나 법과 다른 정치적인 요인이 작동을 하려면 기소 단계, 그러니까 대통령 선거에 당선되고 나서 검찰이나 경찰이 수사 중이다가 재판에 넘겨지는 과정 자체는 중단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맞다고 보는데, 정치적으로 놓고 보면 공직선거법 위반과 관련한 부분은 앞선 다른 정치적 사건들과 좀 대비를 해 보면, 대구에서도 이런 경우가 있었는데, 2018년 지방선거에서 권영진 대구시장, 강은희 대구교육감이 당선됐는데,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지거든요. 재판에 넘겨지고 나서 1심에서는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100만 원 이상 형을 받았어요.
그런데 항소심에서 이게 100만 원 미만으로 형량이 줄어들었는데, 당시에 재판부의 근거가 이랬습니다. 그러니까 범죄 혐의로 직을 상실했을 때의 이익이 250만 시민의 선택을 뒤집는 것보다 크다고 할 수 없다고 하면서 형량을 줄였는데,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재판도 당선 이후에도 재판을 진행하고 형량을 국민들의 선거로 당선된 대통령···
Q. 판단을 받았으니까.
[천용길 시사평론가]
판단에 맡겼으니까 이걸로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할 수 없다, 이런 형태로 재판을 진행하는 게 더 맞지 않았을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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