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여야 대치 속에 파행으로 끝났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청문보고서 채택이 없어도 이르면 오는 30일 국회 인준 표결에 들어갈 전망입니다. 이번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가 국가 예산, 부채 규모 등에 대해 정확한 답을 내놓지 못한 점은 자질 부족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국민의힘이 김 후보자 비판을 날카롭게 하지 못해 국민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는 평도 나옵니다. 대구MBC 시사 라디오 방송 ‘여론현장’ 서상국 앵커가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천용길 시사평론가와 함께 이 문제를 짚어봤습니다.
Q. 각종 정치, 사회 이슈를 두 분의 논객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먼저 신문 지면을 통해서 각종 정치, 사회 현안을 합리적이면서도 날카롭게 분석하는 분이시죠.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네, 안녕하세요?
Q. 네, 반갑습니다. 정치, 사회 현안을 야구 해설처럼 기록과 확률로 접근하지만, 각본 없는 드라마 좋아하는 천용길 시사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천용길 시사평론가]
네, 안녕하십니까?
Q. 예, 반갑습니다. 이재명 정부의 내각 인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에 이어서 11명의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고요. 1명은 유임으로 결정을 했습니다. 이번 주 내에 나머지 8개 부처에 대한 장관 인선도 마무리 짓는다는 전망인데요. 오늘 목요논박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내각 인선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화, 수 이틀에 걸쳐 진행됐고 마무리가 됐는데, 총리 인사청문회 어떻게 보셨는지 총평부터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김민석 총리 후보자, 그러니까 제가 보기에는 굉장히 정치인으로 출발이 화려했고 한 18년여 이상, 19년간 중간 공백이 있었고, 국무총리로 또 말미를, 지금 뭐 이게 말미가 될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마는 화려하게 보내는 것 같은데, 조금 저는 개인적으로 살짝 실망한 부분이 있어요.
지금 소위 말해서 5억 수입이 들어왔는데 13억 지출이 나갔다는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대차대조표가 안 맞는 것인데, 거기에 대한 자료를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는데, 제시한다면 곤란하니까 그렇겠죠. 그러니까 일종의 이제 누가 봐도 합리적으로 보면 정치적으로 스폰서가 있다는 뜻인데, 그 부분을 좀 비켜 나갔다는 것이고.
저는 무엇보다 국회 방송을 쭉 보니까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이 한 해 국가 예산이 얼마냐 하는데 아마 본인이 수치를 깜빡했는지 아니면 거기에 대한 개념이 없는지 대답을 못 했어요. 우리가 한 660조, 670조 원 정도의 국가 예산이라는 것은 국회의원이라면 가장 기초적인 지식인데.
그리고 국가 부채에 대해서도 한 1,300조 이상, 이거는 문재인 정부 때부터 엄청나게 논란이 된 부분이기 때문에 국가 부채를 우리가 얼마나 가져갈 것인가, 몇 퍼센트 가져갈 것인가 이런데 절대적인 수치도 한 1,300조 원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김민석 의원이 잘 모르는 것 같고, 국가의 GNP 대비 국가 부채 부담률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한 2~30% 정도다, 이렇게 해서 좀 다른 수치를 얘기하는 것을 보고 저는 그 부분이 좀 '아, 저건 좀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용길 시사평론가]
저는 김민석 후보자 개인에 대한 부분보다도 지금 현재 여야가 처한 상황을 보여주는 단면 같았다. 왜냐하면 김민석 후보자의 재산 의혹과 관련해서는 앞서 박 실장님이 이야기하신 것처럼 완전히 좀 논란을 풀 만큼 알려지지 않은 것도 있지만, 여당이 이걸로 낙마는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 확신을 여당은 가지고 있는 것 같았고, 반대로 국민의힘이 여러 비판을 하기는 했는데, 국민들로부터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스스로가 좀 어려운 상황임을 청문회에서 보여줬다. 그러니까 국민의힘의 비판이 국민적인 공감대가 확산되는 정도는 아니다로 볼 수 있었습니다.
Q.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김민석 총리 후보자 저격수 자처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김 후보자의 재산 증식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그래프까지 만들어서 맹공을 퍼부었는데, 주진우 의원의 지적, 효과가 있었을지 아니면 여권이 말하는 것처럼 충분히 소명이 됐을까요?
[천용길 시사평론가]
일단 충분한 소명이라고 하는 게 여론의 반영이라고 보거든요. 그러니까 누군가에게 충분히 소명을 했을 거냐. 그러니까 출판 기념회 문화는 여야가 특별히 다르지 않다고 하는 부분을 국민들도 좀 알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때문에 청문회 제도가 박근혜 정부 시절부터 계속 왔다 갔다, 여야가 바뀌면 공격과 수비가 바뀌는 이 상황 때문에 국민들 입장에서는 이 청문회 자체에 대한 기본적인 피로도가 있다 보니까 강력한 한방이 없었던 소명은 이 정도 선에서 국민들은 괜찮지 않나라고 여겼던 것 같습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그러니까 주진우 의원의 어떤 공방이 효과가 있었냐는 것인데, 효과는 있었죠. 굉장히 김민석 총리 후보자에 대한 어떤 흠결 부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짚었기 때문에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고. 물론 주 의원 개인의 군 면제라든가 이런 부분이 또 튀어나와서 서로 고성이 오가고 했는데 그건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보고요.
다만 이제 제가 김민석 후보자는, 사실 이게 방송에서 좀 뭐하지만, 거의 배 째라 수준의 방어 전략을 세웠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이게 자료를 내면 낼수록 말려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안 내는 것이 차라리 낫다. 점잖게 화도 내지 않고 말을 절제하는 것이 이 청문회를 벗어나는 길이라고 전략을 세웠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돈을 한 1, 2억 줬는데 그걸 배추 장사, 배추 농사를 해서 450만 원을 받는다? 그게 대한민국에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제가 보기에는 요즘 김건희 특검을 하는데, 그 김건희 여사가 한 일보다는 훨씬 더 법적 의심이 가는 내용들이죠. 그러니까 김민석 후보는 그런 부분에서 보면 청문회의 어떤 전략이 일관됐고 그리고 한편으로는 뭐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김민석 후보 자체의 어떤 청문회를 방어한다는 입장에서 본다면.
Q. 그런데 잠깐 말씀해 주셨습니다마는 진행 중에 주진우 의원의 재산과 군 면제 사유를 두고 여야 의원 간의 공방이 있었어요. 이것 때문에 이제 김민석 청문회인지 주진우 청문회인지 모르겠다, 이런 웃지 못할 상황도 연출이 됐던 것 같습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그런데 물론 그게 이제 주객전도일 수 있는데, 사실은 그건 주 의원도 자기가 상대를 정말 탈탈 털 자신이 있다면 본인도 나의 약점이 털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죠. 꼭 상대 의원이 그렇게 야유하듯이 '당신은 면제받았지 않나, 군 면제. 석연찮다.' 이렇게 이야기하던데, 그거는 정치인이라면 좀 숙명적으로 각오해야 할 것 같고요.
그런데 하나 제가 이제 덧붙이고 싶은 것은 김민석 후보는 총리 지명이 단순한 이재명 정권의, 이게 좀 표현이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얼굴마담 그러니까 바지 사장? 그냥 월급쟁이 사장인지 아니면 이재명 정권의 권력에 일정 지분을 가진 정치인인지가 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데, 제가 보기에는 그 정치적 지분이 많지는 않아도 있다고 보이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청문회에도 민주당 의원들도 전폭적인, 그러니까 외부 인사가 왔다면 한번 지켜봤을 텐데, 잘하면 시켜주고 조금이라도 그 흠집이 나온다면 가차 없이 잘라버리는, 그럼으로써 '아, 이재명 정부가 국무총리를 선임해 놓고도 저렇게 하자가 있으니까 바로 자르더라, 대단한 정부다.' 뭐 이런 인상을 심어 줄 수 있는데, 그런 기도를 아예 이제 민주당 의원들이 하지 않는다는 것은 김민석 총리 후보자의 정치적 지분이 이재명 정권에 좀 있다, 이런 점을 엿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천용길 시사평론가]
그리고 주진우 의원의 논란과 관련해서는 사실 뭐 청문회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부분은 아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의 일종의 성동격서에 대해서 국민의힘이 방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우물쭈물하는 모습, 이게 현 국민의힘 상황을 보여줬다고 봅니다.
Q. 단편적인 모형이었다. 국민의힘은 김민석 총리 후보자 의혹 전혀 해소 안 됐다, 이런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김민석 후보자 사퇴하는 게 맞다, 이렇게까지 얘기를 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송언석 의원은 원내대표죠. 그러니까 제가 보기엔 그렇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 사람이라는 게 뭘 주장할 때 그다음 말에 나오는 논리가 정확하게 뒷받침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제 국민의힘이 그걸 주장하려면 김민석 후보의 하자를 정확하게 긁어냈어야 하는데 그게 좀 못 미쳤다.
물론 김민석 후보가 거의 뭐 나는 모르겠다, 네가 알아서 한번 판단해 봐, 난 그냥 끝까지 말로만 할 거야, 서류 못 내, 이렇게 했었는데, 그리고 어디 가서 서류를 좀 많이 떼오든가, 그러니까 국민의힘은 국회의원도 그렇고 평론가들이 지금 방송에 나와서 얘기를 하시던데, 굉장히 필드에 뛰는 것이 약하고 조사하는, 탐구하는 능력도 좀 떨어지고, 또 대통령 선거의 패배 후유증인지는 몰라도 지금 좀 의욕도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아요. 아주 나쁘게 보면 거의 전의 상실 수준에 가까운 그런 측면이 있다.
예를 들면 과거에 박근혜 정부 때는 보니까 7명의 국무총리 후보자가 내정됐는데, 무려 4명이 낙마 됐더라고요. 안대희, 문창극, 김용준 전부 낙마했는데, 보면 말 한번 과거에 잘못해서, 그게 드러나서, 극우적인 발언이다, 변호사 수임료를 너무 많이 받았다, 뭐 이렇게 해서 낙마를 했는데, 그거에 비하면 김민석 후보자는 좀 여러 다른 부분이 또 나올 수 있는 것이죠. 그러니까 이건 국민의힘이 좀 1차적으로 전열을 좀 정비해야겠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천용길 시사평론가]
이게 예전에 당시 조원진 전 의원이 국민의힘을 향해서 이렇게 표현한 적이 있었거든요. '웰빙 정당이다, 제대로 싸워볼 경험도 별로 없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해변에 놀러 온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야기하기도 했죠.
[천용길 시사평론가]
그러니까 비상계엄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 국민의힘이 그동안 아직까지도, 현재까지도 제대로 혁신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보니 국민들 입장에서는 국민의힘이 저렇게 싸우는데, 자기들 일은 하나도 풀지 못하고 있는데, 힘이 실리지 않는 결과였다. 때문에 김민석 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은 거의 시간대로 진행될 것 같다. 29일까지 이제 국회에서 청문보고서 채택을 하는데,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라도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사퇴를 촉구했기 때문에 국민의힘은 본회의 자체에 또 불참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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