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이재명 정부는 정의로운 통합정부, 유연한 실용정부가 될 것”이며 “박정희 정책도, 김대중 정책도 구별 없이 쓰겠다”고 했습니다. 이번 취임사에서 ’국민‘이란 단어가 42번 언급돼 가장 많았고 ’성장‘은 22번 나와 두 번째였습니다. 이런 기조로 대통령실에 운동권 세력이 들어가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대구MBC 시사 라디오 방송 ‘여론현장’ 김혜숙 앵커가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천용길 시사평론가와 함께 이 문제를 짚어봤습니다.
Q. 취임사도 이야기해 보죠. 수요일 6시 21분에 대통령이 취임을 한 셈이고 그리고 오전 중에 취임식이 있었습니다. 간소하게 취임 선서가 있었고 취임사에서 주목하신 대목이 있을까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아무래도 내란이라는 부분을 많이 이제 의식을 하는 것 같아요. 과거 윤석열 정권에서 빚어졌던 것을 내란으로 규정하고 이걸 단죄해야겠다는 의지를 저는 일단 피력했다고 보고, 두 번째는 역시 좀 실용주의를 강조한 것 같은데, 박정희라는 이름도 나왔죠. 김대중이라는 이름도 나왔는데, 박정희 대통령의 정책, 김대중 대통령의 정책도 하겠다는 것이고.
Q. 유용한 게 있으면 얼마든지 하겠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물론 이념을 떠나서 과거에 선거 유세 과정에서 이야기했던 흑묘백묘론,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를 잡으면 된다는 뜻인데. 그런 전반적인 게 포함돼 있다고 봐요. 그리고 아마 시장경제론, 그러니까 우리 규제에 관한 문제에서는 지금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사에서도 일부 언급했지만, 시장주의적 접근의 요소를 많이 도입할 것 같기는 해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시장 규제를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치하지 않겠다는 얘기도 많이 했는데, 주식 시장 같은 경우에 주주들의 이익을, 대주주들의 횡포가 지금 심각하다, 대한민국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그런 곳에서 발생한다는 측면, 이런 것을 얘기한 것 보면 앞으로 대기업주 이런 쪽에서도 좀 정신을 좀 바짝 차려야 할 그런 상황이 아닌가 이렇게 보입니다.
Q. 천용길 시사평론가는 취임사를 분석하셨나 보더라고요?
[천용길 시사평론가]
취임사 전문을 텍스트 마이닝, 그러니까 단어가 몇 차례 사용됐는지, 어떤 게 강조됐는지 제가 분석을 해 봤는데요. 가장 많이 쓴 단어가 국민, 42번 썼고요. 그다음 순위가 성장입니다, 22번. 그다음에 나라가 18번, 대한민국 18번, 민주주의가 9번이거든요. 그러니까 얼핏 보면 시작할 때 내란을 단죄하겠다고 강조는 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방점을 찍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성장에 방점을 찍었고 앞서 박재일 실장님이 이야기하신 것처럼 실용주의 성향을 가감 없이 정부 초기부터 좀 드러내겠다. 특히 주주들의 권익을 높이겠다고 하는 부분도 대주주보다는 소위 개미 투자자들, 많은 국민들이 주식 시장에 들어와서 경기 부흥에 좀 힘을 쏟겠다는 차원으로 읽혔습니다.
Q. 국민주권 정부는 그런 맥락에서 좀 적당하다고 보세요, 오늘 발표가 됐던데?
[천용길 시사평론가]
네, 이게 이 내란을 극복하겠다고 하는 것을 좀 담은 것 같고요. 그리고 김대중 정부와 좀 연결선상에 놓겠다. 특히 이후에 다루겠지만 김민석 국무총리 내정자가 했던 말이 있죠. 김대중과 이재명을 잇는 가교가 되겠다. 국민의 정부를 좀 잇는 듯한 느낌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수요일 하루에도 참 첫날이었는데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만 취임식하고 또 국회 청소 노동자들 가장 먼저 만났더라고요. 그리고 또 방호 인력들 격려도 하고 그리고 또 여야 대표와 만나서 오찬, 비빔밥도 함께 하고, 또 저녁 늦게까지 비상경제TF, 공무원들이 퇴근을 못 했더라고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제가 방송 준비 겸 또 재미있어서 대통령의 하루, 처음 취임하는, 재미있잖아요? 모르겠습니다. 이재명 보기 싫다, 이런 분들은 TV를 끄겠지만, 취임식장에서 보니까 거기 연단에 누구죠? 헌법재판소 대행 나오고 또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도 있었고 노태악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그리고 대통령, 뭐 이런 게 있는데 그중에 한 4명 정도가 대통령 포함 대구·경북 출신이에요. 저는 참 우리나라의 수뇌부에, 우리가 흔히 출신 많이 따지는데 지금은 이제 그게 많이 희석되어 어느 출신이든 별로 뭐 관계없이 또 살아가지만, 많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오찬을 이제 대통령이 하잖아요. 저는 대통령이, 물론 오찬, 국회의장이 점심을 내는 건데, 당연히 대통령이 주인공이었겠지만, 저는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표정이나 발언을 유심히 좀 봤습니다. 쓰라리겠죠. 대통령 선거에 지고 대통령께서 오늘 점심 한 그릇 내겠다는데 안 갈 수도 없는 것이고 어떤 말을 해야 할까도 굉장히 고민스러웠을 것이에요. 축하 인사만 해서는 또 안 될 것이고, 야당이 됐는데 야당의 수뇌로서 또 머리만 조아리고 나오기도 그럴 것이고, 그런데 할 말은 어느 정도 하고 넥타이도 잘 매고 양복도 잘 입었더라고요. 그래서 그게 굉장히 저는 좀 인상 깊게 봤습니다.
[천용길 시사평론가]
김용태 비대위원장의 표정이 그랬던 이유 중의 한 가지는 윤석열 전 대통령 시절에 이렇게 야당과 좀 만나고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직전 여당이었던 국회의원 입장에서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그런데 이제 그 정치적 의미는 또 한편으로는 이건 있어요. 거기에 이제 보면 원래 이런 여야 대담에 들어가지 않아도 상관없을 정도의 정당들이 들어가 있잖아요. 물론 소수당을 배려한다는 건 있지만, 이재명 대통령으로서는 내가 대통령인데 여러 다 너희 거느리고 있다는 시그널을 준다는 점에서는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서는 굉장히 좀 껄끄러운 자리일 수도 있었죠.
Q. 그렇게 또 보셨군요. 아무튼 자주 만나자, 이런 말을 덧붙였는데, 내각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봐야겠죠. 수요일 오후에 발표됐습니다. 4선 김민석 의원, 국무총리 지명됐고요. 3선의 강훈식 의원이 비서실장 내정됐습니다. 그리고 안보실장에는 위성락 의원, 경호처장에는 황인권 전 육군 대장, 국정원장 후보에는 이종석 전 장관, 대변인에 강유정 의원까지 주요 인선 마무리가 됐고 계속해서 또 후속해서 인선이 나오고 있더라고요. 좀 어떻게 보십니까? 인사가 만사라고 하는데 어떤 걸 좀 읽으셨나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김민석 국무총리 내정자는 좀 살짝 소문은 돌았어요. 저도 얼마 전에 한번 봤는데 총리 내정돼 있지 않느냐, 그리고 조각을 하지 않느냐 한번 질문을 했었는데 그건 당연히 부인했죠. 그런데 그런 말이 있었고, 또 충분히 제가 보기에는 갈 만하다고 봅니다. 조금 전에 말씀하셨듯이 지금 이번 정권이 어쩌면 총리 인선이 김민석이 됐다는 것을 보면 김민석 총리 내정자는 김대중 대통령 총재 비서실장이었거든요. 그리고 97년 대선할 때 거의 김대중을 그림자 수행하듯이 했어요. 결국은 선거에서도 이겼고. 물론 그 이후에 좀 개인적인 여러 부침이 있었습니다마는 그 측면에서는 과거 DJ 정권을 계승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번에는 그런데 무엇보다 다른 것은 문재인 정권의 이제 또 한편으로는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는데, 운동권 좌파 세력들이 지금 대통령실에 들어갈 수 있느냐는 것인데, 제가 보기에는 조금은 어려운 것 같아요. 이재명 대통령이 실용주의적인 것을 많이 내세웠기 때문에 강훈식 비서실장을 내정한 것을 보면 좀 실용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그래서 과거 운동권 출신들이 운동권의 연으로 지금 뭐 이렇게, 예를 들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있었잖아요, 문재인 시절에. 그리고 한 20명, 30명이 청와대, 그러니까 대통령실에 들어갔는데 지금은 그게 좀 어려울 것 같다. 그럼 나머지는 무난한 인사가 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그런데 지금 당장 나오는 거 중의 하나는 이종석 국정원장은 좀 논란이 있을 것 같다. 굉장히 좀 친북, 좌파적인 요인이 있기 때문에 우파, 국민의힘 쪽에서는 검증 과정에서 굉장히 좀 공세를 펴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Q. 천용길 시사평론가도 또 예의주시하셨잖아요, 인사는 어떻게 될지?
[천용길 시사평론가]
네, 국무총리에 좀 파격적인 보수 인사를 영입하지 않겠느냐 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아마 좀 쉽지 않았을 걸로 보이고요. 문재인 정부와 차별성을 좀 보이겠다가 뚜렷하게 드러났던 것 같습니다. 인사청문회 과정도 패스가 될 수 있도록 현역 국회의원들을 대부분 요직에 임명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손발이 맞는 사람과 빠르게 가겠다고 하는 게 있고, 앞서 국정원장이 이야기를 했지만, 국정원장과 안보실장의 균형을 좀 맞추면서 그런 논란으로부터도 자유로운 정부가 되겠다는 메시지도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자, 21대 대통령 새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우리 국민 주권 정부라고 하니까 국민 주권자로서 한마디씩 바라는 점 듣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천용길 시사평론가]
네, 고수들도 바둑을 두고 나면 복기를 하는 데 시간을 많이 씁니다. 이번에 이재명 대통령이 다른 것보다 전임 정부, 윤석열 전 대통령 정부 때의 실수들을 끊임없이 복기하길 부탁드립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저는 김문수 후보가 수요일에 얘기했던 걸 내가 그대로 적어 왔습니다. 다시 한번 읽어드리는 걸로 끝내겠습니다. 제 부족한 탓이다. 우리 당이 민주주의, 그러니까 Democracy죠.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투철한 사명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얘기했어요.
Q.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천용길 시사평론가와 인사드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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