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4월 4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인 전원일치 의견으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파면을 선고했습니다.
12·3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123일, 탄핵소추안이 접수된 때로부터 111일만입니다.
헌법재판소는 "피청구인(윤 대통령)은 군경을 동원해 국회 등 헌법기관을 훼손하고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해 헌법 수호의 의무를 저버렸다"며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행위"라고 밝혔습니다.
또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계엄을 선포함으로써 국가긴급권 남용의 역사를 재현해 국민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경제·정치·외교 전 분야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 이익이 파면에 따른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했습니다.
2024년 12월 3일 당시 국가비상사태가 아니었는데도 윤 전 대통령이 헌법상 요건을 어겨 불법으로 계엄을 선포했다고 본 겁니다.
헌재는 국회의 탄핵소추 사유 5개를 모두 인정하며 대통령을 파면할 정도로 중대한 위헌·위법이 있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복귀할 줄 알았는데" "민주주의 살아있다"···환호와 탄식 뒤섞인 대구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며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항상 '정치적 고향'으로 꼽아온 대구.
탄핵 선고를 지켜보는 대구 시민들은 울고 웃고, 환호와 탄식이 뒤섞인 하루를 보냈습니다.
대통령 탄핵 선고가 나는 오전 11시, 동대구역 대합실 TV 앞에 사람들이 숨죽이고 섰습니다.
화면 쪽으로 목을 길게 빼고 두 손은 기도하듯 꼭 모으고 눈과 귀를 기울입니다.
파면한다는 주문 나오자 짧은 탄식과 환호가 동시에 터져 나오고, 바로 정적이 흘렀습니다.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해 온 시민은 울먹였습니다.
하판검 (대구 수성구 범물동) "많이 가슴이 아파요. 탄핵된다고는 (생각 못 했는데)··· 복귀된다고 생각하고 믿고 있었는데··· 너무 허무하고 앞으로 이 나라가 어찌 될지 누가 대통령으로 나설 건지 그것도 걱정이고요. 누가 이 나라 대한민국을 지켜나갈 것인가 그게 염려가 많이 돼요."
3년 전 대선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75%의 압도적 지지를 보냈던 대구.
탄핵을 반대하는 여론이 아직 많습니다.
◀김호영 (대구 수성구 지산동) "저는 이거 무효라고 봅니다. 탄핵 각하(됐어야···) 잘못됐다고 봅니다. 야당과 협치가 잘 됐으면 이렇게까지 계엄도 안 내렸고 대화가 안 되니까 계엄을 내린 건데··· 경고를, 주의를 주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김영배 (대구 북구 침산동) "속에 천불이 나요. 왜냐하면 이게 기각될 걸로 내가 알았는데 멀쩡한 대통령을 일 못 하도록 이렇게 전부 막아서 정치적으로 이렇게 해서 하는 것이···"
같은 시각 대구 동성로 광장에선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CGV 한일극장 앞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으로 헌재의 탄핵 선고를 생중계로 지켜본 시민들은 넉 달 이상 이어진 내란 사태가 끝났다며 기뻐했고, 민주주의가 살아있다고 웃었습니다.
지명희 (대구 달서구 진천동) "결과를 의심한 적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정말 가슴 졸이면서 봤습니다. 정말 여전히 민주주의는, 정의는 살아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어서 너무 다행입니다. 오늘 판결문에서 밝혀졌던 많은 위법들 불법들 이런 것들은 또 반드시 제대로 된 판결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런 과정을 거쳐서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절대로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권력자의 행태가 반복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불법 계엄 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파면이 끝이면 안 된다고도 했습니다.
예효정 대구 수성구 "이렇게 (파면) 되지 않으면 이상한 일인 거잖아요. 그래서 될 줄은 알고 있었는데 아직까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그래도 기능을 하는구나, 살아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고요 잘못된 일이 바로잡힌 거라고 생각하고 이건 단지 시작일 뿐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내란을 일으킨 주범인데 (윤 전 대통령이) 재구속은 당연히 돼야 하고···"
신효철 민주당 대구 동구갑 지역위원장 "결국 상식과 정의가 승리하는 결과를 보여줬고 목숨 걸고 민주주의를 지켜낸 위대한 국민의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가 어렵게 지켜낸 이 민주주의를 이번 계기를 통해서 다시는 우리 후대에 이런 불법 내란, 헌법을 파괴하는 일이 없도록 잘 지켜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권자 국민의 승리···어떤 권력자도 민주주의 훼손할 수 없도록"
대구 지역 시민사회에서도 탄핵을 환영하는 논평과 성명을 잇달아 냈습니다.
계엄 이후 매주 대구 도심에서 탄핵 찬성 집회를 열어온 대구 시국회의는 "수백만 시민이 4개월간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노력했기에 가능한 일이다"라며 "내란 세력을 과거의 땅에 묻고 더 좋은 세상으로 함께 걸어가자"고 밝혔다.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대구경북교수연구자연대회의는 성명을 통해 "지극히 당연하고 마땅한 이 판결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목도한 대한민국의 민낯은 앞으로 우리 공동체가 잊지 말고 청산해야 할 엄중한 과제"라면서 "이제 그 어떠한 권력도 우리의 민주주의를 훼손할 수 없는 민주공화국을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구참여연대는 "헌법과 국민 위에 군림했던 내란수괴를 국민이 심판했다, 주권자 국민의 승리"라면서 "내란 세력과 국정농단 세력을 심판하고 새로운 민주공화국 수립으로 나아가자"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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