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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100번째 금메달리스트 반효진 "슛오프 마지막 한 발 때 해방감···최종 목표는 그랜드슬램"


금메달 걸고 돌아온 반효진···"최종 목표는 그랜드슬램"
한국의 가장 어린 국가대표로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해서 주 종목인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 개인전에서 전체 1위로 올림픽 본선 신기록(634.5점)을 쓰며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결선에선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인 중국의 황위팅 선수를 막판 크게 따돌리더니 단 한 발의 실수로 다시 동점을 만들고 연장 슛오프로 가 모두를 가슴 졸이게 했죠.

그리고는 마지막 한 발, 0.1점 차로 세계 정상에 섰습니다.

대구체고 2학년, 반효진 선수 이야기입니다.

한국 하계 올림픽 통산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로 생애 첫 올림픽을 장식하고 돌아왔습니다.

학교에선 시끌벅적한 환영식이 열렸는데요.

돌아온 반효진 선수를 만나 파리올림픽의 소회와 앞으로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가장 먼저 한 말은 "감사합니다"···"마지막 한 발 쏜 순간 해방감 느껴"
나흘가량 가족들과 짧은 휴가를 보내고 다시 학생으로 돌아온 반효진은 '감사하다'라는 말을 가장 먼저, 또 가장 많이 했습니다.

반효진 파리올림픽 여자 10m 공기소총 금메달리스트 "8월 11일 학교 기숙사에 들어와서 친구들을 봤는데 밤에 다 같이 로비에 모여서 박수쳐주고 응원해 줬기 때문에 그제야 막 다 실감이 나고 응원해 준 것도 고마운데 축하까지 이렇게 완벽하게 해줘서 너무 고마울 따름입니다. 진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다 응원해 주셔서 제가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았나 싶어서 진짜 감사하다고 꼭 말해주고 싶고··· 응원받은 만큼 저도 훈련 열심히 하겠습니다."

파리올림픽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뭐냐는 질문에는 역시 결선 슛오프를 꼽았습니다.

반효진 파리올림픽 여자 10m 공기소총 금메달리스트 "파리올림픽 떠올리면 딱 그 마지막 슛오프 한 발 쏘고 모든 게 다 끝난 그 순간 해방감 둘 때 그때가 제일 가장 기억에 남고요.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고···"

예상치 못한 실수에 크게 당황했지만, 하늘이 준 금메달 기회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은 뒤 마지막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모두가 반효진의 큰 장점으로 꼽는 마인드 컨트롤이 빛났던 순간입니다.

언론에 공개되며 이슈가 됐던 '어차피 세계 짱은 나'라고 적어 놓은 쪽지에서도 반효진의 이런 대담하고 당찬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반효진 파리올림픽 여자 10m 공기소총 금메달리스트 "저는 (제가 말로) 뱉은 대로 다 일이 이뤄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최대한 무리한 일이더라도 일단 (말로) 뱉고 보고 목표로 잡고 보는 성격입니다. 그래서 그때는 국가대표도 아니었고 체전 준비하다가 저를 최면시키기 위해서 적은 쪽지인데 그때처럼 앞으로도 무리한 제 성격대로 목표를 잡고 좋은 성적을 내겠습니다."


사격 시작 3년도 되기 전에 태극마크···부상의 아픔까지
반효진은 중학교 2학년이던 2021년 사격을 시작한 친구를 따라 처음 총을 잡았습니다.

남들보다 늦은 시작이었는데 만 3년이 되기 전에 올림픽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하며 태극마크를 달았습니다.

그때부터 '사격 천재'로 불렸지만, 올림픽 준비 과정이 탄탄대로였던 건 아닙니다.

큰 부상을 겪으며 대회를 앞두고 아예 총을 잡을 수 없는 시기도 있었습니다.

반효진 파리올림픽 여자 10m 공기소총 금메달리스트 "제가 2023년에 부상이 제일 심했었는데··· 고관절 인대가 늘어났었고요. 무릎에 물이 찼었고 지금 허리도 아픈데, 2023년에 한 달 넘게 운동을 쉬었습니다. 총 쏠 때 다리 떨림으로 인해서 아예 그냥 총을 잡지도 않았었고 생각도 못 했었는데. 그런 경험과 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부상에 더 대처할 수 있는 그런 여유로움이 생기지 않았나 싶어서··· 그때 운동을 쉬었던 경험 또한 지금의 금메달을 안을 수 있었던 되게 좋은 경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회 직전 파트너가 바뀌고 사격 10m 공기소총 혼성 경기에선 22위에 머무른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보다는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반효진 파리올림픽 여자 10m 공기소총 금메달리스트 "(금)지현 언니가 컨디션이 워낙 좋았고 성적도 되게 잘 나왔기 때문에 잘됐다고 생각했고, 이렇게 바뀐 팀에서 결과가 좋게 첫 메달을 먼저 끊어주셔서 오히려 더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열심히 응원하고 축하도 열심히 했습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과정이 다 배움이었어요···최종 목표는 그랜드 슬램"
이제 겨우 16살, 4년 차 고교생 사수 반효진은 지금까지의 모든 과정이 다 배움이었다고 말합니다.

'불가능한 게 아니'라고, '무조건 된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믿는 반효진은 다시 또 다른 목표를 뱉어내고 그걸 이루기 위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반효진 파리올림픽 여자 10m 공기소총 금메달리스트 "다른 (학생) 선수들이랑 다를 거 없이 지금 당장은 코앞에 둔 시합만 생각하면서 최선을 다해 임할 예정입니다. 10년 뒤면 제가 27살이고요. 27살에는 아직 창창한 20대이기 때문에 부상이 더 심해지지 않는 한 몸컨디션 관리를 잘하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지 않을까요··· 제 최종 목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올림픽 금메달, 세계 선수권 금메달 그랜드 슬램입니다.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손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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