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제강점기 위안부의 강제 동원 피해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
전국 각지는 물론, 해외에도 100개 넘게 세워져 있습니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줄기차게 이 소녀상을 철거하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요.
소녀상을 만든 조각가는 "일본이 자신의 불편한 역사를 지우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합니다.
한태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11년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가 천 회를 달성했습니다.
이를 기념해 만든 '평화의 소녀상'.
김서경, 김은성 부부는 잊히고 있는 일제강점기의 만행을 후손에게 알리고 위안부 할머니의 20년간 싸움을 기념하기 위해 소녀상을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김서경 소녀상 조각가▶
"피해당했을 그 당시는 할머니가 아니라 소녀였던 거예요. 그 소녀임을 강조하기 위해서 13~15세의 소녀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피해받았을 당시의 그 모습을 그냥 의자에 할머니 대신 앉혀만 놔도 '그들이 반성하지 않을까'는 막연한 생각에서···"
일제강점기 나라 잃은 상황을 거친 머리카락으로 표현했고, 꽉 쥔 주먹은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뜻합니다.
아직도 회복되지 않은 명예를 뒤꿈치가 들린 맨발로 보여줬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소녀들의 희망을 어깨에 올려진 작은 새로 나타냈습니다.
◀김서경 소녀상 조각가▶
"빈 의자는 돌아가신 할머님들이 앉아서 그 자리에 함께해 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고요. 또 하나는 지나가는 많은 무수한 사람들이 그냥 왜 여기까지 '지금 30년이 넘도록 수요시위를 하는 거지?' 하면서 의문을 한번 해보는 자리···"
수요집회마다 나타나 방해하고 소녀상 철거를 시도하는 세력들을 막기 위해서라도 소녀상을 더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말합니다.
◀김은성 소녀상 조각가▶
"수요집회를 하는 시간만 되면 와서 자기 일처럼 하고 가더라고요, 방해를. '아! 저들이 이걸 통해서 이익을 얻는구나' '그런 자들이 꼭 촬영하거나 SNS에 올려서 저렇게 해서 또 돈을 버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평화의 소녀상'은 전국 84곳을 비롯해 미국과 호주, 베를린 등 국내외 100여 곳에 세워져 있습니다.
작가 부부는 일본 정부가 불편한 역사를 지우기 위해 소녀상 철거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김서경 소녀상 조각가▶
"전범의 역사는 전혀 해외에서는 잘 몰라요, 일본의 역사에 대해서. 그런데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지면서 그 전범의 역사가 알려지고 또 그 나라의 여성과 아이들의 인권에 관해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그러면서 불편해지는 거죠."
작가 부부는 2025년에는 위안부의 강제 동원 피해를 기리기 위해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한태연입니다. (영상취재 마승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