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의혹 제기된 대구기계부품연구원
대구기계부품연구원은 지역 기업들의 기술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기관입니다.
지역 기계, 금속 산업체의 품질 개선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시험평가와 정밀 측정을 지원하고 자동차, 기계 로봇, 첨단 공구 등의 분야를 연구합니다.
시제품 제작, 기술 이전 등의 기업 지원 사업도 합니다.
기계부품연구원은 지역의 관련 업체들이 자본금을 출자한 재단법인이면서 대구시 소관의 공직유관단체인데요.
그런데 대구기계부품연구원 내부에 여러 문제가 있다는 고발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허위 연구개발···행정처분에도 제 식구 감싸기?
대구기계부품연구원 A 팀장은 2020년 중소기업 기술진흥원으로부터 중소기업 기술 개발 사업 참여 1년 제한 처분을 받았습니다.
A 팀장은 과제 책임자로 한 업체와 초정밀 가공기 개발을 진행했는데요.
진흥원의 2019년 특별점검에서 공동 개발업체가 폐업을 준비 중이라는 사실이 드러났고, 개발을 추진한 모델이 기존에 여러 대가 제작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기 개발품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연구개발 사업을 신청한 것으로 판단돼 A 팀장과 해당 업체에 행정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A씨는 처분에 불복해 행정 소송을 벌였습니다.
1심은 패소했고, 항소는 기각됐습니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관련 A 씨에 대해 아무 조치가 없었다면서 '특정 식구' 감싸기라는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업계 관계자 "연구 윤리 위원회는 (문제를) 형사고발 할지 결정하는 건데 이미 재판 결과가 있는 것 갖고 다시 연구 윤리 위원회를··· 할 필요 없는 걸 하는 것은 시간 끌기이고 면죄부를 주기 위한 것"
연구원 측은 정부 기관을 상대로 한 행정 소송 비용 1,740만 원도 부담했습니다.
이에 대해 연구원 측은 연구원 내부 규정에 '연구 윤리 지침' 이 2022년 7월에 만들어졌는데 이 규정에 따라서 연구 윤리위원회를 열었기 때문에 시간 끌기를 한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연구 윤리 지침이 생기기 전에 인사 조처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서는 "재판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무죄 추정의 원칙도 있지 않냐면서, 참여 제한 처분이 연구원에도 내려져 기관 차원의 대응이 필요했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연구과제비 빼돌리기, 특정 업체 특혜 추가 의혹도
A 씨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습니다.
기계 제작 업체를 운영하는 김 모 씨는 2011년, 4천만 원 상당의 자동차를 구입해 대구기계부품연구원 A 씨에게 줬다고 증언했습니다.
자동차 구입 비용은 A 씨가 하는 연구 과제의 재료나 소모품을 김 씨 업체에서 산 것처럼 꾸며 지급했고, 2년 뒤 차량 명의는 A 씨에게 넘어갔습니다.
김 모 씨(기계부품연구원 거래 업체) "자기 개인 돈을 주는 게 아니고 연구원 과제비로 해서 주는 거죠. (서류) 처리는 알아서 자기가 상계 처리를 한 거죠."
김 씨는 이뿐 아니라 연구과제비로 김 씨 업체에서 재료나 소모품을 산 것처럼 세금계산서나 견적서를 A씨가 만들어 보내주면 그 서류를 연구원 측이나 관련 기관에 보냈고, 그렇게 들어온 돈 중에서 수수료 명목으로 부가세 정도만 챙기고 A씨에게 돈을 돌려준 일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2022년 이 같은 사실을 연구원에 알렸지만 별 조치는 없었다고 했습니다.
김 모 씨(기계부품연구원 거래 업체) "(나중에) 과제를 하려면 친분도 있어야 하고 하니까··· 업체에서는 보고서 쓰는 게 약합니다. 그런 쪽에 도와준다고 하면서, 돈을 떨어야 하는데 수수료 드릴 테니까, 재료비로 얼마를 떨고 하면서 시작을···"
문제를 제기했지만, 조치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 연구원 측은 "관련 내용을 들은 것은 2023년이며, 해당 사안은 수사로 밝혀져야 할 사안이라는 의견을 전했다"고 말했습니다.
A씨 배우자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업체에 사업을 몰아줬다는 의혹도 있습니다.
최근 10년간 기계부품연구원 30여 개 연구과제 사업에 B 업체가 참여했는데 A씨 배우자가 B 업체 지분을 23.4%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업체 대표 역시 A 씨와 같은 직장에서 일한 사이로 확인됐습니다.
기계부품연구원 관계자 "(A 씨가) 주관해서 하는 사업인데 거기에 자기 와이프 지분이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분이) 30% 미만이라서 (이해충돌) 신고 의무는 없지만 그 회사가 과제로 수익을 내는데 거기에 자기 부인이 그 회사에 지분이 있다, 그러면 당연히 정상적인 그런 건 아니지 않습니까?"
이런 의혹 제기에 대해 A 씨는 "과제비를 그런 방식으로 쓰지 않았다"라며 자동차 건은 "노코멘트하겠다"고 했습니다.
"B 업체가 부도 상태에 몰렸을 때 대출을 받아 개인적으로 도와줬고, 업체에서 대신 지분으로 갚은 것"이라면서 자신은 해당 업체와 연구원이 진행하는 사업에는 직접적으로 참여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