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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110억 들여 대구 신천에 프러포즈 명소 조성?···대구 시민단체 "답답하고 민망"


대구 경실련 "시대착오적인 대구 '신천 프러포즈'···청년 문화 이해 부재한 홍준표·시장 지시 물불 안 가리는 대구시 행정의 산물"
대구시가 시민들의 대표 여가 공간이자 도심 하천인 신천을 전국적인 '프러포즈' 명소로 만들기로 한 가운데 대구 시민단체가 "소멸 위험지역 진입 직전의 청년정책이 '신천 프러포즈존 설치? 답답하고 민망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대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7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시대착오적인 '신천 프러포즈'를 폐기해야 한다"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대구 경실련은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지방 소멸 2024 : 광역 대도시로 확산하는 소멸 위험'을 인용해 "대구의 소멸 위험지수는 0.553으로 전국 평균 0.615보다 낮고, 대구보다 소멸 위험지수가 낮은 곳은 소멸 위험 단계에 진입한 부산(0.490)이 유일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구시의 인구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데다, 2023년 청년층의 순유출이 6,225명에 이르는 점 등을 감안하면 대구는 소멸 위험 단계 진입 직전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상황에 처해있다"라고 진단했습니다.

또한 "국무조정실은 지난 6월 28일, '2024년(2023년도 실적) 청년정책 종합 평가 결과'를 발표한 결과, 서울시와 부산시, 광주시, 충청남도, 제주특별자치도가 우수기관으로 선정됐지만, 대구시는 선정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신천 프러포즈'는 청년이 처해있는 현실은 물론 청년의 취향,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재한 홍준표 대구시장의 낡은 발상과 시장의 지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강행하는 민선 8기 대구시 행정의 산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대구 경실련은 "대구시가 이를 강행한다면 '신천 프러포즈' 공간에는 이 사업을 결정한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를 실행한 공무원들의 조형물도 함께 설치해야 한다"라며 "그렇게 해서 그 책임을 분명하게 하고 교훈이라도 남겨야 한다"라고 꼬집었습니다.


민주당 대구시장 "저출생 문제 걱정한다면 프러포즈존 110억으로 출산 지원금·양육비·신혼부부 전세자금 지원에 써야"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도 논평을 통해 "전국의 프러포즈 존이 설치돼 있지만 사랑 고백을 위해 이곳을 찾는 젊은 연인들은 거의 없어 도심의 흉물로 변질돼 있다"라면서 "대표적인 곳이 청계천 프러포즈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말로 결혼 장려와 저출생 문제를 걱정한다면 프러포즈존에 들어가는 110억 원으로 현재 대구시에서 시행하는 결혼 장려 프로그램 지원, 출산 지원금, 양육비와 대구 거주 신혼부부 전세자금 지원 등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대구시, 110억 투입해 2026년까지 신천 대봉교 아래 '프러포즈존' 조성···홍준표 "프랑스 센강 퐁네프 다리 가 보면···"

한편, 대구시는 총사업비 110억 원을 투입해 신천 대봉교 아래 둔치에 반지를 형상화, 지름 45m의 원형 링 데크 구조의 수상 공원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공간 배치를 통해 연인들의 프러포즈는 물론 가족 나들이에 필요한 먹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가 있는 전국적 명소로 만든다는 겁니다.

2024년 안에 설계를 마무리하고, 2026년 초 준공할 계획입니다.

프러포즈 라운지는 복층 구조 상부 공간으로 연인들이 특색 있는 바닥조명 위를 걸으며, 수변 경관을 조망하고 사랑을 속삭이는 러브로드, 프러포즈 룸, 사랑을 약속하며 자물쇠를 걸 수 있는 프라미스 존 등 프러포즈 전용 공간으로 조성합니다.

다목적 광장은 원형 내부 공간으로 대형 미디어파사드를 통해 다양한 영상을 상영하고 버스킹 공연 및 신청자들의 프러포즈 이벤트, 스몰 웨딩을 할 수 있는 멀티 존, SNS 포토존 및 키즈카페 등의 플레이 존을 만듭니다.

대구시는 신천 프러포즈는 대봉교에 위치한 도시철도 3호선 사장교와 연계된 돋보이는 야간경관과 더불어 하천으로 떨어지는 낙하분수를 통해 아름다운 수변 경관을 제공해 대구를 대표하는 도심 야간명소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6월 7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프랑스 센강 퐁네프 다리에 가보면 선남선녀들이 평생 헤어지지 않고 행복하게 살기를 기원하는 자물쇠를 다리에 걸어두고 열쇠는 센강에 버린다고 한다"며 "그래서 우리 대구도 그런 프러포즈 명소를 만들어보려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전국의 선남선녀들이 이곳에 와서 백년가약을 맺고 좋은 기억 속에서 평생 행복하게 살 수 있었으면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대구시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신천 프러포즈',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구 신천에 '프러포즈, 사랑'에 관한 새로운 명물이 탄생해 전국적인,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까요? 아니면 청년들이 직면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답답하고 민망한' 전시 행정에 그칠까요?

박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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