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안동의 한 중학교 교장이 여교사를 상습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입니다.
속옷 사이즈를 묻는가 하면 민감한 부위를 손으로 누르는 등 언어적 신체적 성추행이 6개월간 이어졌다는 게 피해 교사의 주장입니다.
이 교장은 고소장이 접수되자 여교사에게 사과하겠다며 70번 넘게 통화를 시도하는 등 2차 가해도 이어졌지만, 어찌 된 일인지 교육청 대응은 미온적이었습니다.
이도은 기자입니다.
◀기자▶
성추행은 시작된 건, 2023년 9월 교장이 해당 학교로 부임한 직후부터였습니다.
업무보고를 받겠다며 피해 교사를 교장실로 불러 가보면 어김없이 추행이 시작됐습니다.
◀성추행 피해 교사▶
"저의 손을 깍지 낀 상태에서 마우스를 잡고 5분여간 설명을 하시더라고요. 제가 손을 빼려고 해도 꽉 힘을 주고 계시니까 너무 구석진 데고 누구라도 들어왔으면 좋겠는데···"
피해 교사는 교장과 접촉을 막아보려 교무실 문도 잠가보고, 교장과 면담이 잦은 보직부장 자리도 그만두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성추행 피해 교사▶
"'그 업무에 대해서 안 하겠다'라고 (교장실을) 나오는데, 뒤에서 갑자기 껴안으셨어요. 좀 도움을 요청하고 싶어서 소리를 질렀어요. '놓으라고!' 심하게 소리를 지르니까 저한테 (교장이) '조용히 해라, 밖에서 듣잖아' 그러는데도 안 놓고 저한테 '부장하면 놓아줄게'"
피해 교사가 항의하자 교장은 자신이 교원 인사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하며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성추행 피해 교사▶
"갑자기 장학사한테 전화를 해서 '우리 누구누구 잘 봐줘' 이런 전화를 하시고··· 저는 오히려 교장 선생님이 소개해 준 데는 (업무는) 안 했어요. 교장선생님 전화로 (제 능력이) 변질되는 게 싫었어요"
언어적 성추행도 빈번했고,
◀성추행 피해 교사▶
"갑자기 'A지?' 물으시는 거예요. 저는 사실 A가 뭔지 몰랐어요. 그래서 'A지'가 뭐에요 물으니까 '사이즈, 몰라서 물어?' 이렇게 묻는데··· '사다 줄 테니까 꼭 입으라'고"
출근하는 교사가 많지 않은 방학 때는 추행의 강도가 더 심해져 민감한 신체에 손을 대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성추행 피해 교사▶
"'옷을 다려 입고 다녀라'라며 제 가슴을 손으로 접촉하시는 거예요. 검지로 제 가슴 중앙을 꾹 찌르시는데 제가 놀라서 놀란 표정을 지었더니 '다려 입으라니까'하곤 또 한 번 찌르셨어요"
반년 가까이 이어진 성추행을 참다못한 피해 교사는 교장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경찰은 곧장 교육청에 수사 개시를 통보했지만 교장이 직위해제되기 까진 무려 일주일이 걸렸습니다.
그 사이 교장은 "죽고 싶다", "미안하다"라며 교사에게 70차례 이상 연락을 시도했고 불안감은 더 커졌습니다.
◀성추행 피해 교사▶
"너무 많은 문자와 거의 80회 정도의 문자와 전화를 받고 집 앞에도 와 계셨었고, 저희 신랑한테도 전화를 너무 많이 하셨고 그때 불안감 등은 헤아릴 수가 없어요"
경북교육청은 지난 2021년에도 교사가 동료 행정직원을 성추행한 사건의 징계를 검찰 구형이 나올 때까지 미뤄 피해자 보호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교원단체는 형사처벌과 별개로 교육청이 교장의 파면 등 중징계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것을 요구했고, 교육청은 최근 1차 징계위원회를 4월 안에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촬영 박재완, 영상편집 최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