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포항시가 북구청을 배경으로 해 ‘미디어 파사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예산 16억 원이 투입됐지만,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물이 잘 보이지도 않아 혈세 낭비 논란까지 일고 있는데요.
어느 정도 길래 이런 지적이 나오는지 영상물을 보고 판단해 보시죠.
이규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미디어 파사드'라고 하면 이런 모습을 상상합니다.
거대한 상업 건물이 크리스마스 선물 상자로 변하고, 건물 전체가 화려한 보석이 되어 벽에서 불꽃이 터지는가 하면, 성벽에 붉은 물감이 퍼지더니 이내 고풍스러운 영상이 벽 전체를 뒤덮어 버립니다.
포항시도 이런 모습을 구현해 원도심에 사람들을 불러 모으겠다며, 지난 4월 말 시연회를 시작으로 포항시 북구청 벽면을 활용한 미디어 파사드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현장음▶
"문화예술팩토리 미디어 파사드가 포항의 또 다른 랜드마크가 되기를···"
과연 포항시가 야심 차게 추진한 미디어 파사드는 어떤 모습일까요?
‘영일대 해상누각’, ‘호미곶 상생의 손’, '장미정원'을 표현했다고 하는데, 희미하게 지나가 버려 뭐가 뭔지 구분이 어렵습니다.
구청 외벽은 체스판처럼 흰색·검은색·회색이 교차해 있어 스크린으로 적합하지 않지만 적절한 대책 없이 영상을 튼 겁니다.
◀전주형 포항시의원▶
"그러면 여기 미리 대안을 마련해서 영상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도록 대안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그 대안도 없이 영상 콘텐츠를 쏘니까 화질이 엉망이에요."
유리 투과를 적절하게 차단하고 건물 특성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하면 벽면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서울역 앞의 한 빌딩은 스크린 특성에 맞는 미디어파사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서울의 명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포항시는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미디어 파사드 품질 향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입니다.
◀장상길 포항시 부시장 ▶
"야, 저거 뭐냐,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저도 현장에 가보고 이왕 16억 원이란 돈이 투입되었으니까 효율적으로 될 수 있도록···"
어디서부터 잘못돼서 이런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물이 나왔는지 철저히 분석하고,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MBC 뉴스 이규설입니다. (영상취재 최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