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21년 전국의 건설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는 417명이었습니다.
대부분 안전조치 미흡 때문입니다.
사고를 막자며 중대재해처벌법까지 도입했지만, 지금까지 단 한 명도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대구에서도 지난주 건설노동자 한 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건설사 측과 책임 공방이 일면서 아직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조재한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25일 대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60대 노동자가 5미터 높이에서 작업하다 떨어져 목숨을 잃었습니다.
당시와 같은 형태의 구조물이 대구고용노동청 앞에 설치됐습니다.
건설노조가 당시 작업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기 위해 임시로 설치한 것으로 아파트 2층 높이 구조물의 수평을 맞추는 작업이었습니다.
추락에 대비한 안전망이나 안전 발판은 없고 기둥을 발판 삼아 위태롭게 작업을 합니다.
◀강석현 건설노조 시스템분회 조직차장▶
"(사고 당시) 이렇게 다리를 벌려서 뼈대를 맞추고 있는 겁니다. 이 (안전)망만 있었어도 살 수 있었는데, 이 안전 발판, (안전)망만 있었어도 되는 건데 안타깝습니다."
안전 시설물 설치와 공사 관리·감독 의무가 있는 건설사 측은 해당 작업 지시가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건설노조 측은 현장에서 알아서 하라는 사실상의 작업지시를 했다며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공병열 건설노조 대경지부 수석부지부장▶
"현장 관계자가 하는 말이 "그곳은 안전 시설물이 안 돼 있기 때문에 작업지시를 하지 않았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날. 작업지시를 해놓고는 뻔뻔하게 작업지시를 한 적이 없다라고 얘기를 합니다."
유족은 사고 열흘이 지나도록 사과 한마디 없다며 장례조차 치르지 않고 있습니다.
◀유가족▶
"진실된 사과도 어떤 말도 받지 못했습니다. 얼마나 더 많은 피눈물을 흘려야 되는지···"
해당 건설 현장은 공사 금액 50억 원 이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입니다.
올해 초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지만, 지금까지 처벌은 한 건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처벌을 완화하려는 움직임까지 나오면서 현장 노동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박성원 건설노조 현장 대표▶
"문제는 돈이 들고 귀찮으니까 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비양심적인 기업이 이 땅에 발 딛지 못하도록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대구고용노동청은 최근 대형 건설사 시공 현장에서 기본적인 안전조치 미흡으로 각종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재한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