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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에 '리 왕조' 인연으로 베트남 마을 조성···"복원 초점"

◀앵커▶
인구 소멸 지역인 봉화군이 베트남 왕족이 시조인 화산 이씨를 매개로 베트남 마을 조성 사업에 나섰다는 이야기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봉화군은 베트남 마을에 현지 유명 관광 인프라뿐만 아니라, 리 왕조와 관련된 역사 유적지도 제대로 복원한다는 계획인데요.

봉화군이 계획 중인 베트남 마을은 어떤 모습을 갖추게 될지, 미리 들여다봤습니다.

이도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009년 태조를 시작으로 리 왕조는 2백 년 동안 존속하며 베트남이란 국가의 기틀을 잡았습니다.

하노이로 천도한 이후 '대월'이란 국호를 짓고 베트남 최초의 학교인 문묘를 세워 과거제를 신분과 상관 없이 치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런 전성기를 이끈 8명의 리 왕조 황제를 모신 덴도 사원이 프랑스에 의해 파괴되자, 베트남 초대 국가주석인 호찌민은 직접 참배하고 복원을 명령하기도 했습니다.

◀응우엔 띠엔 찌엔 덴도국가유적지 관리실장▶
"베트남 전국에서 국가급 유적지는 몇 곳이 없어 국가의 본질을 지킨다는 자부심을 느낍니다."

리 왕조가 남긴 유적 가운데, 단연 주목받는 건 황룡이 나타난 자리에 세웠다는 탕롱 황성입니다.

"리 왕조에 의해 세워진 탕롱 황성은 지금은 성체 하나 없어, 그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수 있었던 건 8백 년 동안 독립 국가의 중심지로 기능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로부터 식민 지배를 당하며 원래의 모습을 잃은 건 국보 1호급인 못꼿사원, 연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베트남의 역사서인 대월사기에 남은 기록과 달리, 사원의 기둥은 콘크리트로 복원됐고 이름조차도 일주사로 잘못 알려져 있습니다.

◀박순교 경북대 인문 학술원 연구교수(화산이씨 연구)▶ 
"이 절의 정확한 이름은 '연우사'입니다. (2대 황제) 태종이 밤에 연화대 위의 관세음보살이 태종의 손을 (저승길로) 잡아 이끄는 불길한 꿈을 꾸었고 자신의 수명을 연장하려 이 절을 지었습니다. 역사서에 따르면 이 절의 원래 기둥은 돌로 돼 있습니다."

봉화군은 8백 년 전 봉화로 정착한 이용상 왕자와의 인연을 매개로, 베트남 마을에 리 왕조의 역사를 제대로 구현할 계획입니다.

봉성면의 창평 저수지를 중심으로 역사 지구에는 기존의 충효당을 보수하고 리 왕조가 어떻게 봉화에 정착했는지를 설명하는 고난길 등이, 문화지구에는 못꼿사원, 연우사를 역사서에 기반해 세웁니다.

이밖에 휴양지구에는 베트남 유명 관광지를 본뜬 체험장이 들어섭니다.

◀신현길 봉화군 인구전략과장▶ 
"베트남의 이용상 왕자가 황해도 옹진에 정착해 화산 이씨 시조가 됐고 옹진에 큰아들(유적)이 지금도 북한에서 국가 문화재로 돼 있고 둘째 아들이 봉화로 왔는데, 장기적으로 봤을 때 대한민국·북한·베트남, 경상북도·황해도·박닌성 봉화군·옹진군·뜨선시 이렇게 남북을 아우르는 (교류의 장이 되겠습니다)."

베트남 마을이 진정한 양국 교류의 교두보가 되려면 우리 사회가 베트남의 국민과 문화를 포용할 준비가 돼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실제로, 베트남에서는 50여 개의 대학과 80개에 달하는 초중고등학교가 한국어를 가르치지만, 우리나라 교육기관에서 베트남어를 가르치는 곳은 보기 드문 게 현실입니다.

◀오영주 주베트남한국대사관 대사▶
"한국과 베트남 관계의 독특한 점 중의 하나는 정말 많은 사람이 한국에 와서 가정을 이루고 거기서 아이들이 태어나고 우리의 아이가 되는 것이죠. 우리가 혈연으로 묶였다고 하는 것이 나의 혈연이 아니더라도 한국 전체로 봤을 땐 그보다 더 중요한 관계가 되고 있으니, 베트남에 대한 우리의 긍정적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서 높아지길 (기대합니다.)"

MBC 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

이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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