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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처음 정할 때보다 3℃ 올랐는데···식목일=4월 5일 고집해야 하나?

나무 무료 나눔 '오픈런'···"내 반려 식물 찾아요"
3월 14일 오전 10시, 이른 아침부터 공원에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대구 서구 평리공원에서 대구 서구청의 '2024년 나무 나누어주기 행사'가 열렸습니다.

산수유, 치자나무, 헛개나무부터 모과, 무화과 등 유실수, 다정큼나무와 로즈메리, 라일락 등 공기 정화 식물들이 새 주인 찾기에 나섰습니다.

1인당 나무 3그루, 정성스럽게 고른 나무는 조심스럽게 가방에 옮겨 담습니다.

권지연 대구 달서구 "저희 (행사 시작) 1시간 전쯤부터 왔어요. 베란다에 요즘 많이 하니까 공기 정화 식물로 해서 좀 키워보려고요."

이준여 대구 서구 "한 20분 기다렸는데, 로즈메리하고 다정큼나무, 라일락 받았어요. 직장 그만두고부터 여기 취미 붙어서 (나무 받으러 왔어요)"

박임선 대구 서구 "모과나무, 헛개나무, 라일락 받았어요. 밭에다 심을 건데, 기후 변화 때문인지 옛날에 비해서 요즘 나무 심는 시기가 빨라진 것 같아요."

이렇게 대부분의 지자체는 나무 나눠주기, 나무 심기 등 식목일 관련 행사를 2, 3월에 하는 추세입니다.

왜 한 달이나 빠르게 나무를 심을까요?

식목일이 나무 심기는 적합하지 않은 기후이기 때문입니다.

2023년 식목일은 15.3도···"나무 심기 너무 더워요!"
4월 5일 식목일은 1946년 제정됐습니다.

당시에는 나무 심기에 가장 적당한 기후였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나무 심기 알맞은 온도는 6.5도입니다.

식목일이 제정됐던 1940년대 4월 초 평균 기온은 7.6도였습니다.

최근 10년 평균을 보면 서울은 3도가량 오른 10.2도입니다.

1940년대와 1950년대 대구의 식목일 평균 기온은 9.8도.

1960년대와 1970년대는 11.4도, 1980년대와 1990년대는 12.7도로 기온이 점차 올랐습니다.

2000년대와 2010년대는 3도 오른 12.8도를 기록했고, 지난해 식목일은 15.6도까지 치솟았습니다.

양희문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장 "기온이 1도가 상승하면 5일에서 6~7일 정도 (나무를 심는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것으로 분석된 바 있습니다."

나무뿌리가 단단히 내릴 수 있도록 나무눈이 트기 전에 심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한 건데, 기온이 빠르게 오르면서 나무 심는 시기도 빨라졌습니다.

대구시 도시관리본부 수목원 관리소 관계자 "지금은 나무가 움직이기 직전에 잠자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완전히 활동기에 접어들지 않았고, 식물 생장이 이제 막 시작하고 있거든요. 이때 시민들이 묘목을 가져가시는 게 생장률이 제일 높죠. 상처도 덜 나고 회복도 좋고 활착률도 높고요"

오른 기온을 감안하면 대구·경북 지역은 3월 중순부터, 경남은 3월 초, 제주는 2월 하순부터가 나무 심기에 최적이라는 분석입니다. 

지구온난화로 한반도 기온이 계속 오르면서 나무를 심어야 하는 시기도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변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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