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9호 태풍 '종다리'가 큰 피해 없이 소멸됐습니다만, 30년 뒤 2050년대에는 '힌남노'급 태풍이 2-3년 주기로 찾아올 것이라는 우려스러운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기후온난화로 8~9월 동중국해의 바닷물 온도가 태풍이 좋아하는 28도를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김기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년 전 9월 6일, 태풍 '힌남노' 경로입니다.
태풍의 눈이 남서진하다가 동중국해에서 세력을 키운 뒤 곧바로 한반도로 북상합니다.
경주와 포항 경계에 500mm가 넘는 극한호우를 뿌려 지하 주차장이며 농경지며, 철강공단 산업시설을 모두 물바다로 만들었습니다.
힌남노 태풍의 힘의 원천은 동중국해 수온.
당시 동중국해 수온은 28.9도였습니다.
1982년부터 2022년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최대풍속 초속 54m 이상의 '초강력 태풍' 16개를 분석했더니, 모두 동중국해 수온이 27~8도였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힌남노급 태풍이 한반도에 올 빈도가 2020년대엔 11년에 1번이지만, 2030년대엔 4.5년, 2050년대엔 2.8년에 1번 꼴로 급격히 증가합니다.
태풍은 북상하면서 세력이 조금씩 약해지는게 보통이지만, 동중국해에서 수증기를 에너지원으로 삼아 최근에는 세력을 유지한다는게 문제입니다.
◀민승기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교수▶
"미래에는 그 슈퍼 태풍들이 세력을 잃지 않고 한반도로 올 확률이 더 많아지기 때문에 2050년대에는 거의 2~3년에 한번씩 '힌남노'급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해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충격적인 것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도 동중국해의 온난화가 충분히 강해져 초강력 태풍의 한반도 상륙 빈도를 줄이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민승기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교수▶
"이미 (동중국해는) 온난화 때문에 따뜻해졌고 태풍이 좋아하는 온도인 28도를 넘어갔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가 온실가스를 줄이든 안줄이든.."
이번 연구는 경북대, 울산과학시술원, 국립기상과학원과 공동연구로 진행했으며, 기상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미국기상학회보에 실렸습니다.
MBC뉴스 김기영입니다. (영상취재 노영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