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시와 경북도, 환경부가 팔공산의 국립공원 지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자연 경관과 생물 다양성이 매우 우수하고 잘 보전해야할 역사·문화적 유적도 많아서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고 국가가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땅 소유주들 반발이 거셉니다.
이 소식, 취재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손은민 기자, 일단 환경부는 팔공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야 된다, 이런 판단인 거죠?
◀기자▶
대구시와 경북도가 환경부에 팔공산을 국립공원으로 승격해달라고 건의한 게 지난 2021년 5월인데요.
이후 환경부가 타당성조사를 해봤더니 자연생태계, 생물다양성, 경관, 역사·문화 유적, 학술적 가치까지 모든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환경부는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팔공산 국립공원 지정 계획안을 마련했고요.
2022년 12월부터는 대구와 경북 지역 팔공산 일대 주민들을 대상으로 계획안을 열람하고 의견을 듣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지주와 주민들이 팔공한 국립공원 승격을 반대하고 나선겁니다.
◀앵커▶
반발이 거세서 주민설명회도 무산됐다고요?
◀기자▶
1월 16일 대구시와 환경부가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팔공산 국립공원 지정과 관련한 사전 설명회를 열었는데요.
지주 200여 명으로 구성된 팔공산국립공원반대위원회가 규탄 시위를 벌이면서면서 결국 무산됐습니다.
반대위 지주들은 40년 넘게 도립공원으로 묶여 땅을 개발하지도 못하고 사는 사람도 없어 땅을 팔지도 못한 채 세금만 내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이 피해부터 해결한 뒤에 국립공원 승격을 논의하라는 겁니다.
팔공산국립공원반대위 서정기 부위원장 이야기 들어보시죠.
◀서정기 팔공산국립공원반대위 부위원장▶
"농사를 안 짓게 되면 어떻게 됩니까. 바뀐 농지법에 의해서 매년 25%씩 세금을 내게 돼 있잖아요. 연로해서 (농사를) 못 지으면 땅을 팔아서 자식을 주든지 노후 생계를 해야 하는데 그런 재산권 행사에 엄청난 불이익을 받고 있기 때문에…"
반대위는 대구시와 정부가 지주들의 요구사항에 어떤 답변도 하지 않고 법적 절차만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사유지를 공원구역에서 해제하거나 제값에 매입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팔공산 도립공원 구역 가운데 절반 이상이 사유지인 걸로 알고 있는데, 대구시나 환경청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현재 팔공산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땅의 54%가 사유지입니다.
땅 소유자만 2,500명이 넘는데요. 환경부는, 국립공원이 되면 관리 주체만 국가로 바뀔 뿐 규제는 도립공원일 때와 같다면서 오히려 사유지를 매입하고 주변 환경을 개선할 예산이 생기고 지역 경제도 활성화돼 지주와 주민들에게 더 좋을 거라는 입장입니다.
또 기존 도립공원 구역 중에 보전 가치가 낮은 땅을 국립공원 구역에서 제외하고 남은 사유지에 대한 매입 절차도 진행하는 등 재산권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2월 6일 주민 공청회가 열렸다고요?
◀기자▶
이번 공청회에도 반대위 주민들이 반대 집회를 열었는데, 주민설명회처럼 무산되진 않았고요.
반대위 주민들도 공청회에 참석해서 환경부 측 이야기를 듣고 요구사항도 전달했습니다.
다만, 공원 해제 구역과 땅 매입가, 또 주변 기반시설 설치 등을 두고 주민들 요구안과의 정부 입장 사이 간극이 커서 협의가 쉽지 않을 걸로 보이는데요.
팔공산이 태백산에 이어 23번째 국립공원이 될 수 있을지 앞으로 진행상황을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