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태풍의 길목에 있었던 경주에서도 피해가 이어졌습니다.
저수지 물이 넘쳐 붕괴 위기를 맞으면서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토사와 흙탕물이 주택을 덮치면서 80대 노인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임재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주의 한 농업용 저수지에서 흙탕물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내립니다.
저수지의 물이 둑 위로 넘쳐흐르면서 바깥쪽 경사면도 상당 부분 무너졌습니다.
◀이수근 경주시 강동면 왕신2리▶
"못 둑 전체가 입구부터 끝날 때까지 물이 다 넘었어요. 완전히 엄청나게 넘었죠. 상상도 못 했지, 이게 넘는다고···"
지은 지 47년 된 저수지가 하루 3백 밀리미터가 넘는 집중 호우로 붕괴 위험을 맞은 것입니다.
저수지 하류에 사는 주민 80여 명은 인근 복지회관으로 긴급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문성원 경주시 강동면 왕신2리▶
"조금만 더 있으면 우리 집도 고립될 뻔했어요. 산에서 물 내려오고 못 밑에서 물 내려오고···"
◀김태오 경주시 강동면 오금3리▶
"날이 밝았기 때문에 조금 덜하지, 만약에 밤중에 그러면 어떤 대처할 방법도 없고···"
경주에선 3곳의 저수지에 물이 넘치면서 한때 붕괴 위기를 겪었습니다.
◀주낙영 경주시장▶
"점토로 돼 있는 둑심은 전혀 손상이 되지 않았고 월류가 되는 바람에 겉표면의 흙들이 슬라이딩 됐는데 이 부분은 농어촌공사와 협의해 항구적인 복구가 될 수 있도록"
경주 진현동의 한 주택에선 산에서 갑자기 많은 양의 토사와 빗물이 들어와 87살 주민이 숨졌습니다.
경주시 동방동의 하천 제방 2백여 미터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면서 주택이 고립되고 비닐하우스와 농경지가 물이 잠겼습니다.
◀박미현 경주시 동방동▶
"이렇게 둑방이 터져서 가도 못하고 오도 못하고 중간에 집도 하나 있는데 그 집도 못 들어가고 저희도 침수가 된 논에도 들어가지 못해요"
KTX 신경주역 인근 주차장에선 많은 양의 빗물이 차면서 주차된 차들이 잠기기도 했습니다.
경주에서 이번 태풍으로 도로와 농경지가 침수되고 하천이 무너져 130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고, 앞으로 조사가 본격화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MBC 뉴스 임재국입니다. (영상취재 노영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