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손이 부족한 농촌에서는 이제 외국인 계절 근로자는 없어선 안 될 필수 인력이 됐죠.
그런데 필리핀 정부가 자국 근로자들의 한국행을 가로막고 나섰습니다.
최근 전남에서 불거진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임금 착취 문제 때문으로 보입니다.
당장 오는 3월, 필리핀에서 2백여 명의 근로자들이 올 예정이던 영주시를 포함해 경북 농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도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영주시 농업기술센터가 필리핀 계절 근로자 2백여 명의 명단을 꼼꼼히 들여다보며 인적 사항을 일일이 확인합니다.
◀정도현 영주시 농촌인력팀▶
"농가 수요에 맞는 근로자를 매칭(연결)하면서 서류가 맞게 들어왔는지, 정확하게 구비 서류가 필리핀 현지에서 다 들어왔는지 (확인 중입니다.)"
대부분 필리핀 로살레스시 주민들로, 1월 초 영주시가 현지에서 직접 진행한 체력 검사와 면접시험을 통과해 오는 3월 한국 땅을 밟을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전남에서 브로커가 외국인 노동자를 상대로 임금을 착취하는 문제가 불거지자 필리핀 정부가 자국 근로자들의 한국 파견 전면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경북 북부에서 가장 많은 필리핀 근로자를 파견받기로 한 영주시에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일단 영주시는 인권침해 시비가 잦은 인력송출 브로커를 통하지 않고 지자체가 직접 근로자들을 관리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등 필리핀 정부를 안심시키기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섰습니다.
◀김덕조 영주시 농업정책과장▶
"(지자체가) 직접 (인력 수급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은 그런 브로커가 없이 되기 때문에 저희는 (인력 유치를) 강력하게 주장해서 아마 곧 해결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당장 3월부터 인삼을 옮겨 심어야 하는 인삼 농가들의 발등엔 불이 떨어졌습니다.
2023년 함께 일하면서 성실성을 확인한 농가들은 필리핀 근로자들의 한국행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현수 영주시 인삼 농가▶
"(계절 근로자들이) 일을 열심히 해주더라고요. 그래서 올해 다시 계절 근로자들이 오기를 희망하고 저도 희망하고 서로 카톡으로 연락하고 있어요."
영주의 200여 명을 포함해 2024년 경북에서 일하기로 한 필리핀 국적의 계절 근로자들은 20개 시군에 모두 1,500여 명.
경상북도는 우리 정부를 통해 필리핀 정부에 원활한 인력 수급을 거듭 요청할 계획입니다.
또, 현재 경북에 남아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인권침해 여부에 대한 조사도 시작했습니다.
◀박래억 경상북도 농촌활력팀장▶
"우리 도는 15개 시군에서 근로 중인 1,200여 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임금 정상 지급, 여권 및 통장 본인 소유 등 고용주의 준수 사항과 성희롱, 성폭행, 폭력, 폭행 등 인권 침해 실태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일손이 부족한 농촌에서 외국인 계절 근로자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는 만큼, 이들을 관리하는 행정 시스템도 좀 더 촘촘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C 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