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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보니] "내가 돌아오지 말걸···" 홍범도 장군 논란 원인은?

육사 교정 안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데요. 흉상을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의 논리는 홍범도 장군의 공산당 이력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이게 얼마나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는 건지, 어떤 관점으로 바라봐야 하는 건지, 이 문제를 정리하기 위해서 42년간 홍범도 장군의 생애와 행적을 연구하고 대하 서사시와 평전을 펴낸 이동순 시인이자 영남대 명예교수를 만나봤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난 다음에 왜곡된 한국사를 자꾸 적용하려고 하고요"

"홍범도 장군 때문에 독립군들이 몰살했다"

"국방부 문서에 나타난 자료는 전부 거짓이다"

시를 쓰는 이동순입니다. 영남대학교 명예교수로 있고요. 활발한 저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Q. 소련 공산당 가입?
홍범도 장군 흉상을 철거한다고 하는 그 이유와 배경에 홍범도는 소련 공산당 당원이다, 소련 공산당에 가입한 것은 맞습니다.

왜냐하면 공산당 당원이 아니면 사람 구실을 할 수 없는 그러한 시대였기 때문에 그건 자연스러운 경로였다, 이렇게 볼 수가 있죠. 무슨 뭐 공산주의자로서 활동하기 위한 그러한 입당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시민으로서 소련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한 그런 기본적인 방편에 불과했던 것이고요.

이 시대의 관점, 분단 시대 한국의 관점에서 1910년대, 20년대, 20세기 초반에 적용하니까 무리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Q. 빨치산 이력은?
빨치산이라는 말의 어원이 파르티잔(partizan, 유격대) 여기에서 나왔는데 북한에서 아마 이 음역을 해서 파르티잔이 발음하기가 어려우니까 빨치산 이렇게 발음했습니다. 그런데 홍범도 장군이 활동하시던 1920년대 초반 러시아 사회에서는 빨치산이라고 하는 말이 바로 제정 러시아 왕조 정부의 군대, 봉건적 왕정 체제의 군대와 싸우던 볼셰비키 혁명군의 군대를 모두 빨치산이라고 그랬습니다.

홍범도 장군의 경우도 빨치산이라고 불린 이유는 바로 홍범도 장군이 일본 제국주의자와 싸웠던 조선독립군, 그것도 산악에서 유격전을 펼쳤던 비정규군이었다, 이래서 빨치산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니까 국방부에서 말하는 빨치산과 홍범도 장군에게 붙여서 쓰던 빨치산은 전혀 뜻이 다른 것이죠.

Q. 자유시 참변 개입론?
자유시 참변이 뭐냐 하면 러시아 치타 정부 홍군 측에서 대포와 기관총, 각종 중화기를 동원해서 무장 공격을 시도했던 것이죠.

1천 명 남짓한 상해파 독립군들이 교전도 이루어지지 않고 전부 죽고 도망치고 강을 건너다가 익사하고 이랬습니다. 그런데 그 자유시 참변이 일어나던 날 홍범도 장군은 너무 공교롭게도 이르쿠츠크에 어떤 회의가 있어서 황급히 열차로 올라가서 참석했는데 바로 그날 자유시 참변이 발생했던 것이죠. 그렇게 참변이 일어나고 막 혼란한 현장을 홍범도 장군이 막 흐느끼며 울면서 시신을 매장하고 다친 사람들을 병원으로 옮기고 이런 여러 가지 경로를 보더라도 자유시 참변의 발생 원인이 홍범도에게 있고 책임도 홍범도에게 있고 홍범도 장군 때문에 독립군들이 몰살했다, 국방부 문서에 나타난 자료는 전부 거짓이다, 왜곡된 것이다, 이렇게 볼 수가 있습니다.

Q. 논란의 원인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난 다음에 이루어져 가는 모든 정책의 방식 자체가 왜곡된 한국사를 자꾸 적용하려고 하고요, 기존의 독립운동사의 체제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홍범도 장군의 생애나 활동 자체를 거부하고 부정하는, 이런 아주 그야말로 중대한 이러한 모욕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기도 하고요. 또 하나, 육군 사관학교에는 백선엽과 같은 군인 정신에 투철한 사람이 어울린다. 기존의 독립투사 다섯 분은 미안하지만 좀 물러나라. 이게 국방부와 보훈부의 뜻이었던 것 같습니다.

(후손들의) 저항이 심하고 강력한 항의를 제기하니까 국방부에서도 깜짝 놀라서 그러면 네 분은 그대로 두겠다. 제일 만만한 게 지금 홍범도 장군입니다. 공산당 빨갱이 빨치산 이런 이유를 들어서 다른 사람들은 전부 유족이나 후손들이 여기 있습니다. 한국에 그런데 홍범도 장군은 후손이 없습니다. 너무 안타까운 일이죠.

Q. 시를 쓴 이유는?
홍범도 장군의 심정은 지금 무덤 속에서 어떠실까 이런 여러 가지 이제 혼자의 상념을 가지다가 쓰게 된 시가 '내가 돌아오지 말걸'이라고 하는 시인데···

내가 돌아오지 말걸

공연히 돌아와서 이 꼴을 보네

내 평생 미워하고 싸웠던

내 아내와 내 두 아들까지 죽인

저 왜적은 나의 적 우리 겨레의 적

<중략>

이 무슨 해괴망측한 방식인가

죄는 일본이 지었는데

보상은 어찌 우리 스스로 하는가

처참한 재앙을 불러오는

저 막된 무지와 무능과 굴욕

<중략>

내가 돌아오지 말걸

공연히 돌아와서 이 꼴을 보네

오늘은 숫돌에 장검을 들게 갈아

망나니처럼 덩실덩실 칼춤이나 출까나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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