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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장 바닥에 종이 상자 깔고···노숙인들의 힘겨운 겨울나기

◀앵커▶
이번 추위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대구도 새벽에는 체감 온도가 영하 15도 아래까지 떨어졌습니다.

거리에 잠시 서 있어도 몸이 꽁공 얼 정도인데 거리에서 지내는 노숙인들은 하룻밤 생존도 위협받는 상황입니다. 

이런 한파에 위험한 일이 생기진 않을까, 거리 구석구석 더 바쁘게 다니는 이들도 있는데요, 노숙인지원센터 직원들과 함께 혹한의 밤거리를 나가봤습니다.

손은민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동대구역 광장입니다.

칼바람을 맞으며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지금 저녁 7시를 조금 넘은 시각인데 밖의 기온이 벌써 영하 5도까지 떨어졌습니다.

썰렁한 거리에 유독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이 있는데 무료 급식을 나눠주는 곳입니다.

◀현장음▶
"네~ 맛있게 드세요."

메뉴는 겨울 특식, 김치 돼지국밥입니다.

흰 밥을 눌러 담고 넘치게 국을 부어 건넵니다.

◀기자▶
"몇 그릇 드신 거예요?"

◀무료 급식소 이용자▶
"두 번째요. 뜨뜻하게 잘 먹었습니다."

이 급식소를 찾는 3중 2명은 노숙인입니다.

길 위에서 하루 마지막 식사를 해결하고 대부분 터미널이나 도시철도 역사로 가 밤을 지냅니다.

◀손성일 사랑나무공동체 대표▶
"가장 슬플 때가 춥고 배고플 때인데 지금이 가장 그럴 때거든요. 이분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라도 드림으로 인해서 마음도 다치고 하신 분들에게 조금 위로가 될까 싶어서…"

이렇게 매일 정해진 곳에서 밥을 챙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구석구석 노숙인을 찾아다니는 이들도 있습니다.

대구 노숙인종합지원센터 직원들입니다.

대합실에 자리 잡은 여성 노숙인 곁을 떠나지 못합니다.

퉁퉁 부은 다리가 걱정입니다.

◀현장음▶
"어떻게, 진료소에 이야기해 놓을까요? 오신다고? 근데 이거 많이 부었는데, 봐요 이거. 차이 나는데…"

한참을 설득하다 결국 병원에 가겠다는 약속만 받고 일어섭니다.

가족에게 연락하는 것도 시설에 가는 것도 끝내 싫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노숙인을 보자 어디서 잘 건지 밥은 먹었는지부터 확인하고.

◀현장음▶
"어디 가십니까? 어디로요? 저녁은 드셨어요?"

오늘 밤을 버틸 핫팩과 간식을 건넵니다.

꽉 채워 나온 가방이 벌써 가벼워졌습니다.

◀현장음▶
"몇 개 있지?"
"잠깐만··· 어? 한 개밖에 안 남았는데"

대구 노숙인종합지원센터의 직원은 10명.

폭염과 한파 시기, 9개 구·군을 돌며 매일 노숙인을 살피고 있습니다.

◀권용현 대구 노숙인종합지원센터 사무국장▶
"경우에 따라선 이분들이 또 욕구가 생길 수도 있거든요. 가령 여기서 지내지만 자기가 계획이 있다든지 일자리나 아니면 주거나 요구하시면 그때그때 거기에 맞는… (지원을 하는 거죠.)"

2022년 센터가 실태조사로 파악한 대구의 노숙인은 180여 명.

이 중 절반은 일시보호시설이나 자활시설로 들어갔고, 100명 정도가 거리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 수가 매년 줄고는 있지만, 거리로 나오는 새로운 노숙인은 계속 유입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보건복지부의 노숙인 위기관리 사업마저 2024년부터 아예 폐지됩니다.

줄어든 국비는 대구시비로 메우기로 해 지원은 계속할 수 있게 됐지만 겨울이 깊어지고 추위가 더해질수록 노숙인을 돕는 손은 점점 빠듯해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그래픽 김현주)







손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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