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개발사업, 대왕고래 탐사 시추가 시작되면서 포항의 홍게잡이 어민들이 어업 피해 보상을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석유공사 측은 뒤늦게 어업 피해 보상을 위한 용역 조사를 대책으로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어민들은 가뜩이나 어획량 감소로 경영난에 내몰리고 있는데 황금 어장까지 빼앗겨 피해가 막심하다며 선 보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장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왕고래 탐사 시추가 시작된 포항 구룡포 앞바다 홍게잡이 등 어선 40여 척이 시추선 주변을 둘러싼 채 해상 시위를 벌입니다.
석유공사가 충분한 협의 없이 시추를 강행하자 수억 원에 이르는 하루치 조업 손실을 감수하며 집단행동에 나선 겁니다.
이후 석유공사 측은 뒤늦게나마 어업 피해 보상을 위한 용역 조사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어민들은 최근 수년째 지속된 어획량 감소로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해 있다며 일정 부분이라도 선지급 보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진만 포항 구룡포연안홍게선주협회장▶
"용역 조사 자체가 6개월도 걸리고 1년도 걸리는데 그동안 우리 어선들이 부도를 맞을 수 있습니다. 아마 분명히 배 몇 대가 그렇게 될 겁니다."
포항은 국내 홍게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데, 최대 성어기에 두 달 가까이 조업에 지장을 받는 데다 무엇보다 시추 해역이 국내 최대의 홍게 황금 어장이라는 겁니다.
시추 지점을 기준으로 반경 20~30킬로미터 해역에서 잡는 홍게가 전체 어획량의 최대 50%에 달한다는 게 어민들의 주장입니다.
어민들은 시추 허가를 해 준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의 잘못도 지적합니다.
어업 피해 용역 조사를 사전에 하도록 강제하지 않았고 어민 피해 사전 예방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등의 허가 조건을 엄격하게 챙기지 않았다는 겁니다.
◀김진만 포항 구룡포연안홍게선주협회장▶
"해수부, 해수청은 거의 우리가 요구를 해서 만난 편이지 지금까지 해수부에서 어떤 답도 못 내고 있습니다."
대왕고래 시추에 따른 어업 피해 문제는 이미 국정감사에서 제기됐고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답변했습니다.
◀임미애 의원▶
"적절한 피해 보상 방안 없이 시추를 강행한다고 그러면 어민들한테는 이게 큰 문제거든요. 어민들의 이런 고통을 좀 현장에서 목소리를 들어봐 주시고"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환경에 대한 부분과 어업에 대한 부분은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들어야 가능한 일이고요"
포항의 홍게 어획량은 2023년 2천 6백여 톤에서 2024년 1천 9백여 톤으로 26% 감소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민들이 체감하는 시추에 따른 어업 피해는 더욱 클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MBC 뉴스 장성훈입니다. (영상취재 최현우, 그래픽 최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