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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물쇠 열면 마약이?···"몰수마약 유출 위험성 높다"

◀앵커▶
경북에서 최근 3년 동안 검거된 마약사범이 2천 명이 넘습니다.

그만큼 몰수된 마약도 많을 텐데, 이를 보관했다가 폐기하는 과정에서 허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몰수 마약을 보관하는 창고가 일반인이 접근하기 쉬운 곳에 있거나, 몰수 마약을 땅에 묻는 방식으로 폐기하는 등 유출 위험성이 컸습니다. 

이도은 기자.

◀기자▶
경북 북부 지역의 한 보건소 몰수 마약 창고로 가는 길.

지하실 잠금장치를 풀고 창고 문을 열자 다시 철문과 쇠 철창이 나옵니다.

철문과 철창에는 잠금장치가 각각 따로 또 설치돼 있고, 민원실 직원이 CCTV로 감시 중입니다.

"몰수 마약 창고에 들어가기 위해선 3개의 잠금장치를 풀어야 합니다. 이 3개의 잠금장치를 푸는 데 필요한 암호는 관계자만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북의 몰수 마약 보관창고가 모두 이렇게 철저하게 관리되는 건 아닙니다.

경북 남부지역의 한 몰수 마약 보관창고입니다. 창문 안으로 양귀비와 대마가 훤히 들여다보입니다.

창고는 일반 도로에서도 바로 접근이 가능하고 별도로 설치한 잠금장치는 자물쇠 하나가 전부입니다.

경찰로부터 몰수된 마약을 인계받은 각 시군 보건소는 법원의 확정판결 전까지 이 마약들을 보관하게 되는데, 보안이 허술한 곳이 적지 않았습니다. 

압수품이 분실, 도난, 훼손되지 않도록 이중 잠금장치로 보관하도록 한 관련 규정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법원의 확정판결로 몰수 마약을 폐기할 때도 허점투성이입니다.

가급적 경찰이 입회한 상태에서 소각, 매몰 등의 방법으로 폐기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지난 3년 동안 경찰 입회를 공문으로 요청한 경북의 시군 보건소는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허술한 폐기 방식도 문제입니다. 

비닐 포장된 양귀비를 별도의 처리 없이 겨우 무릎 깊이의 구덩이에 묻는다거나, 일반 쓰레기차에 실어 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산 출신 박채아 도의원은 도내 22개 시군마다 제각각인 몰수 마약 폐기를 전문 기관으로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채아 경북도의원▶
"영천에 경북보건환경연구원이 있습니다. 여기에 폐기할 수 있는 전담 시설을 마련해 건조부터 폐기까지 한 군데에서 처리한다면 좀 더 효율적으로 마약을 폐기할 수 있고 안전성도 검증된다고 생각합니다." 

경북에서 지난 3년 동안 검거된 마약사범은 무려 2천 명. 이들에게서 몰수된 마약은 양귀비는 6만 4천여 주, 대마는 1만 8천 그램에 달합니다. 

마약사범의 1회 대마 흡입량이 0.3g인 점을 감안하면 6만 번 흡입이 가능한 양인데, 지방정부의 몰수 마약 처리 방식 개선이 시급해 보입니다. 

MBC 뉴스 이도은입니다.

이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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