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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카투사' 아흔둘 참전용사의 기록

◀앵커▶

2024년 6월 25일은 6·25 전쟁이 일어난 지 꼭 74년이 되는 날입니다.

전쟁발발 반세기 하고도 20년이 더 지났지만, 조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전선에 뛰어든 참전용사들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기만 합니다.

대구에서 징집돼 카투사로 3년 11개월동안 참전했던 우리나라 최초의 카투사 참전용사의 이야기를, 변예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2024년으로 아흔둘, 참전용사는 모처럼 '영웅의 제복'을 꺼내입었습니다.

지도에 6·25 전쟁 당시 겪었던 전투를 하나하나 기록했습니다. 

치열했던 74년 전의 6·25전쟁. 

기억은 한 장의 지도 위에 남았습니다.

1950년, 주머니 속 영어 단어장을 넣어 다니던 열여덟 고등학생은 학교 대신 전쟁터로 나아가야 했습니다.

◀류영봉 6·25 참전용사▶ 
"학생 이리 오라 합니다. '왜 그러냐' 하니까 '군대 가야 되니까'. '아 난 학생이고 나이도 안 됐습니다' 하니까 키 보니 됐어(할 수 있어)"

훈련 기간은 고작 3주. 

그렇게 카투사 1기 의무병이 됐습니다.

징집 한 달 뒤 인천상륙작전에 투입됐고 압록강까지 도달해 전세를 뒤집은 듯했습니다.

하지만 중공군이 참전하면서 밀려 내려왔고, 장진호 전투에서는 사방이 중공군으로 포위되면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영하 30도를 오가는 추위 속 전우들이 저물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류영봉 6·25 참전용사▶ 
"부상병을 치료 못 하고 놔두고 오면 말이죠. 그 이튿날 가보면 중공군하고 부상병하고 이렇게 얼어 죽어 버린 거죠."

함께 전쟁터를 누볐던 이들에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했습니다.

◀류영봉 6·25 참전용사▶ 
"전사한 동료를 생각하면 좀 내가 미안하고 내 혼자 살아나는 게 미안하고 그래요."

장진호 전투에서 목숨을 바친 고 김정용 일병을 대신해 복귀 신고를 하고, 

◀류영봉 6·25 참전용사▶
"조국으로 복귀 명을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충성!"

6·25 전쟁을 바로 알리기 위해 강단에 서는 이유입니다.

◀류영봉 6·25 참전용사▶
"(참전용사들에 대한) 고마움을 꼭 잊어서는 안 된다는 부분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대구와 경북의 참전유공자는 2023년 2만 3천 명에서 2024년 2만 1천 명으로 줄었습니다.

6.25전쟁의 참혹함을 생생하게 들려줄 이들의 이야기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MBC 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장우현)

변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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