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세계사의 변화에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가 매국노 이완용의 말과 어떤 차이가 있느냐"고 맹공했습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3월 2일 정책조정 회의에서 '조선이 식민지가 된 건 힘이 없었기 때문이고 세계적 대세에 순응하기 위한 유일한 활로였다'는 이완용의 말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일제 식민 지배에 전 국민이 항거한 날 윤 대통령은 반역사적이고 반헌법적인 인식을 드러내면서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항쟁 정신과 건국 이념을 부정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사 청산 해법도 없이 일본과의 협력 파트너를 운운한 기념사에서 윤석열 정부의 대일본 굴종 외교만 재확인된 셈"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즉각 반박에 나섰습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일본과의 협력을 얘기만 하면 토착 왜구요 식민사관이다. 이런 시대착오적인 세계관으로 과연 대한민국을 이끌 수 있을지, 이재명의 민주당은 자문해 보기 바란다"고 맞받았습니다.
정 비대위원장은 "한일 관계가 가장 좋았던 때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절"이라며 "김대중 대통령은 우리 문화계의 격렬한 반대에도 일본 문화 개방을 단행했고, 노무현 대통령 때인 2004년 1월 우리의 자존심인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일본의 국기인 스모 경기가 열렸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일본 수상이 1998년 선언한 한일 파트너십의 정신을 그대로 계승한 것이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라며 "한일 파트너십 선언은 더 이상 첨삭이 필요치 않은, 한일 관계의 이정표"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한일 관계에 관한 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진정한 계승자는 윤석열 대통령이지 이재명이 아니다"라며 "만해 한용운 선생(1879~1944)의 글을 하나 덧붙인다. 이재명의 민주당은 만해 선생을 식민사관으로 공격할 것인가"라며 반문했습니다.
만해 한용 선생의 글 '반성(反省)' (1936)
만고를 돌아보건대, 어느 국가가 자멸하지 아니하고 타국의 침략을 받았는가?
어느 개인이 자모(自侮·스스로를 멸시함)하지 아니하고 타인의 모멸을 받았는가?
그러한 일은 없을 것이다. 망국(亡國)의 한이 크지 아니한 것은 아니나, 정복국만을 원망하는 자는 언제든지 그 한을 풀기가 어려운 것이다.
불행한 경지를 만나면 흔히 하늘을 원망하고 사람을 탓한다. 강자를 원망하고 사회를 저주하고 천지를 원망한다. 얼핏 보면 영웅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기를 약하게 한 것은 다른 강자가 아니라 자기며, 자기를 불행케 한 것은 사회나 천지나 시대가 아니라 자기다.
망국의 원인이 제거되지 않는 이상 제이, 제삼의 정복국이 다시 나게 되는 것이다.
자기 불행도, 자기 행복도 타에 의하여 오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가련하기도 하지만 가증스럽기가 더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