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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울산전 패배를 통해 대구FC가 얻은 3가지

사진 제공 대구FC
사진 제공 대구FC

지난 19라운드는 대구FC에 있어 큰 도전이었습니다. K리그 기준 '울산 원정'에서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대구는 이번에야말로 징크스를 탈출할 것이라 기대하며 울산으로 향했는데요. 상대 울산은 인종차별 문제로 주요 선수들이 징계까지 당했던 상황이란 점에서 경기를 앞둔 분위기는 대구의 분위기가 조금 더 좋아보였습니다. 하지만, 절대 쉽지 않은 상대, 리그 선두 울산은 강했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울산에 선취골을 내주고, 바로 공격의 핵심 에드가까지 퇴장당한 대구는 후반 추가골을 내주며 0-2로 끌려가다 후반 42분 바셀루스의 추격포로 희망의 불씨를 살리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바코의 추가 쐐기골과 함께 그 희망은 깨졌고, 결국 1-3 패배라는 씁쓸한 결과를 들고 돌아옵니다.

쉽지 않았던 경기였고, 승점과 결과를 모두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패배를 통해 대구가 모든 걸 잃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좋은 팀이라면, 진 경기를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우고 고쳐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터, 대구FC 최원권 감독 역시 경기 뒤 아쉬움보다 팀이 얻을 수 있었던 것들을 언급했는데요. 3실점 패배지만, 대구가 얻을 수 있었던 3가지를 대구MBC스포츠플러스에서 짚어봅니다.


10명 경기,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
대구FC는 경기 시작 20분 만에 한 명을 잃었습니다. 의도성은 없어 보였지만 에드가가 경합 과정에서 울산 김민혁의 발목을 밟으며 VAR 끝에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는데요. 공격의 핵심이자, 팀의 공중볼 탈취를 책임져야 하는 에드가의 퇴장은 대구에게 매우 힘든 상황으로 돌아옵니다. 어수선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전반을 추가 실점 없이 마무리한 대구, 후반 들어 조금씩 적은 숫자로도 경기를 푸는 모습을 만들어 갔고, 실점도 있었지만, 득점도 기록하며 10명으로 만드는 축구의 과정들을 선보였습니다.

힘겨운 경기를 마친 뒤 최원권 감독 역시 이 부분에 대해 힘들었지만, 오히려 큰 도움이 됐다는 입장이었는데요. “퇴장이라는 변수는 항상 대처하기 쉽지 않다. 그걸 훈련하거나 미리 준비하기도 어렵다. 그래도 다행인 건 에드가가 빠졌어도 남아 있는 선수들이 대구만의 축구, 우리의 축구를 보여줬고, 특히 수비 조직을 가다듬고 역할을 잘했다”라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아울러, "스스로도 경험이 많지 않은 감독이라는 점에서 이런 경험을 통해 배운다고 생각한다. 대구FC는 젊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오늘 경기를 통해 분명 성장했을 것이다. 울산을 상대로 10명으로 싸우는 건 돈을 주고도 경험할 수 없다."라며 의미를 부여했어요.

흔치 않은 상황이지만, 긴 시즌을 치르며 한 번씩 마주할 수 있는 퇴장변수. 그것도 울산과 같은 강팀을 상대로 그 경험을 하며 젊은 팀, 대구는 진화하고 있습니다. 선수단과 코칭 스태프 모두가 쓴 경험을 통해 발전이라는 교훈을 얻었다고 할 수 있겠죠. 최 감독의 말처럼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이 맞습니다.

사진 제공 대구FC
사진 제공 대구FC

에드가 없는 공격. 포스트 플레이 없는 대구
대구FC의 중요한 공격 옵션은 역시 에드가의 높이와 킥보다 강력하고 정교한 헤더입니다. 골문 앞에서는 상대에게 공포의 대상이 될 정도죠. 공격의 시작 과정에서도 에드가는 공중볼 경합에 유리함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대구FC를 상대하는 팀들 모두가 알고 있지만, 막기 쉽지 않은 루트로 자리하는데요.

지난 울산과의 후반전은 포스트 플레이가 빠진 대구FC의 공격 전개를 잘 볼 수 있던 45분이었습니다. 그리고 다가오는 주말 에드가 없이 치러야 하는 수원삼성과의 맞대결에서 어떤 공격 전개를 가져갈 수 있는지 살펴본 예고편과도 같았는데요. 세징야와 바셀루스의 빠른 전환과 측면과 중앙을 오고가는 플레이를 통해 상대를 뚫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줬고, 대구에 새로운 카드로 충분한 가능성과 힘을 보여줬습니다.

비록 후반전의 스코어는 1-2이었지만, 여러 차례 좋은 슈팅까지 이어졌습니다. 조현우나 김영권에게 막히지 않았다면 최소한 승점 1점을 가져올 수 있는 경기란 평가도 나옵니다. -너무 늦은 후반 42분에야 추격 골이 나왔다는 점, 그리고 후반 들어 실점이 먼저 있었다는 점이 아쉬움이지만 이런 점은 결과론에 불과하겠죠.-

대부분의 팀이 대구의 역습 과정에 에드가의 존재와 위협성을 아는 상황에서 세징야와 에드가를 막아버리면 공격 루트가 막혔던 대구의 단점이 이번 울산전을 통해 다른 가능성을 만났다고도 볼 수 있을 겁니다. 이 지점은 아마 다가오는 수원과의 홈 경기에서 좀 더 큰 완성도로 돌아오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우리의 원정은 뜨겁다! '인기팀 대구FC'
대구FC의 최근 인기는 예사롭지 않습니다. 홈 경기는 이번 주말 수원삼성전이 매진을 기록합니다. 벌써 시즌 4번째죠. 그리고 이런 열기와 인기는 이제 비단 DGB대구은행파크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대구의 원정석은 거의 경기마다 허락된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지난 울산전 역시 마찬가지였죠. 원정 응원석 티켓 예매도 말 그대로 전쟁이나 다름없는 대구의 최근입니다.

이런 분위기는 경기장에서도 거침없이 드러납니다. 대팍보다 더 크고 뜨거운 함성으로 대구FC의 응원가를 부르는 대구의 서포터즈는 상대에 비해 10%에 불과한 숫자지만 소리의 크기는 비등했고, 선수들에겐 분명 큰 힘이자, 무거운 책임감, 그리고 경기에 대한 열정으로 돌아옵니다.

울산현대의 고유한 응원, 지고 있는 상대에겐 아픔을 주는 경기 막판 '잘가세요' 응원에도 대구는 끝없이 팀의 응원가로 대응하며 지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경기를 마친 뒤 최원권 감독 역시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하자 잠시 목이 메이는 듯 말을 멈추더니 "작년 울산 원정에서 0-4로 졌을 때도 오늘처럼 이렇게 뜨겁게 응원해 주셨다. 너무 죄송하다. 먼 걸음을 오셨는데 이기고 신나게 해드려야 하는데, 늘 마음이 무겁다. 감독으로서 더 좋은 걸 계속 드리고 싶은데 죄송하다. 뭘 어떻게 해드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정말 목숨을 다해서 다음 경기에서 이기겠다"라는 각오로 응원의 무게와 감사를 동시에 전했는데요.

과거 2부리그 시절과 대구스타디움의 황량함을 기억하는 분들에겐 말 그대로 '격세지감'이 드는 대구의 오늘, 최근 대구FC를 본 분이라면 이 팀은 창단때부터 인기팀이라 해도 믿을 만큼 뜨거운 열기로 가득합니다. 홈은 물론, 원정까지도. 이런 뜨거움은 어느덧 팬들에게도 '대구라는 자부심'을 전해줍니다. 인기팀 대구FC, 울산 원정 무승 징크스는 깨지 못했을지언정 원정 응원석에 계셨던 분들은 모두가 승자였습니다.

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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