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초를 다투는 위급한 상황에서 환자나 보호자는 자신 주변에서 가장 가까운 대형병원 응급실을 찾는데요.
의료 취약지가 많은 경북에서는 응급실을 찾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가는 경우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고 합니다.
그만큼 응급 의료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는 얘기인데요.
경상북도는 이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우선 소아 응급에 예산을 추가로 투입하는 등 긴급 처방에 나선다고 하는데요.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응급의료기관이 한 곳도 없는 곳도 있어요
인구 11만 1천여 명의 경북 칠곡군.
교통사고나 중증 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아야 할 경우 반드시 칠곡군을 벗어나야 합니다.
응급실이 한 곳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대구와 구미에 대형병원이 있어 다행입니다.
칠곡군 보건소 차근아 의약관리팀장은 칠곡은 그나마 낫다고 말합니다.
"우리 군에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20~30분 거리에 있는 대구와 구미에 있는 응급의료기관을 이용하기 때문에 환자 진료에는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경북 응급 의료 이용 유출률, 전국 최고 수준
국립중앙의료원이 발표한 2021년 기준, 응급 의료 이용 지역 유출률은 경북의 경우 32.9%로 세종시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 높습니다.
경북의 진료권별 응급 의료 이용 유출률은 경주권이 70.7%로 가장 높고, 포항권이 17.1%로 가장 낮습니다.
시군구별 유출률은 칠곡군을 비롯해 청송, 영양, 영덕, 봉화, 울릉 등 6개 군은 100%로 이 지역 군민 모두 다른 지역 응급의료기관을 이용했습니다.
청도군을 비롯해 고령, 성주, 의성군, 포항시 북구 등 5개 지역 역시 응급 의료 이용 유출률이 90%가 넘었습니다.
지역민들이 신뢰하지 않는 지역 응급의료기관
이 같은 현상은 해당 지역에 응급실을 갖춘 병원이 없거나 있어도 신뢰를 하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김대근 경상북도의사회 공보이사는 이 같은 유출률 결과는 농촌이 많은 경북 중소도시의 응급의료 현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합니다.
"첫 번째 적인 측면에서는 환자분들이 이제 신뢰를 하지 못한다는 점 그 지역에 있는 의료기관은 신뢰를 하지 못한다는 점, 어떤 수술에 대한 디시전(Decision) 메이킹(Making)을 하려면 가족들이 있어야 하잖아요. 결국은 대도시 자식들은 다 대도시에 있고 실제 어르신들은 촌에 계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결국은 진단이 응급실에서 되면 아 이쪽으로 오세요."
권역응급의료센터 3곳을 비롯해 응급실을 갖춘 병원은 경북에 31곳입니다.
응급의료기관이 한 곳도 없는 지역이 칠곡군을 비롯해 봉화군과 영덕군, 영양군 등 4곳이나 됩니다.
응급의학 분야가 전문의들 사이에 인기가 떨어지면서 수급도 어려운 가운데, 근무와 정주 여건마저 열악한 중소도시는 전문의들 사이에 기피 대상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경상북도는 "분발하겠습니다"
경상북도가 닥터헬기 운영에 34억 원, 응급의료기관에 73억 원 등 지역 응급의료 서비스에 2023년 한해만 107억 원을 투입하고 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도 경북도는 2024년에는 좀 더 분발하기 위해 예산을 더 투입하겠다는 자세입니다.
제미자 경상북도 감염병관리과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도내 유관기관 등 전문가로 구성된 응급의료협의체를 통해서 우리 도에 적정한 응급의료 체계 및 이송 지침을 현재 마련 중에 있습니다. 특히, 야간에 갑자기 아픈 소아들의 진료를 위해서라도 2024년에는 1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지방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가속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지방의 응급 의료 서비스에 대한 중앙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