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식목일은 반가운 비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메마른 날씨가 이어지면서 전국에서 산불 수십 건이 잇따랐는데, 때마침 내린 비가 '생명수' 같았다, '하늘이 도왔다'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대구·경북에도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최대 60mm의 많은 비가 내렸는데요,
4월 6일 밤까지 비가 더 내리는 곳도 있겠지만 산불 위험이 사라진 건 아닙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기자▶
부슬부슬 비가 내립니다.
건조하고 더운 날이 계속되다 2주 만의 단비입니다.
◀민병순 대구 남구 대명동▶
"(계속 날이) 가물었는데 산불도 많이 나고 했는데 비가 오니까 너무너무 반갑습니다."
한 달 새 큰불이 두 번이나 났던 앞산.
"어제까지만 해도 바싹 말라 있던 땅이 밤새 내린 비로 이렇게 낙엽 아래까지 축축하게 젖었습니다."
매일 밤 뜬눈으로 지새우던 산불초소 직원도 한시름 놓습니다.
◀대구 앞산공원관리사무소 직원▶
"날씨를 매일매일 보면서 언제 비가 오는지 계속 기다렸죠. (오늘은 퇴근 후) 집에 가족들과 편안한 시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대구·경북에 10mm 넘는 비가 온 날은 2023년 들어 단 3일뿐입니다.
3월엔 낮 최고 기온이 이틀에 한 번꼴로 20도를 웃돌면서 1973년 이후 역대 가장 높은 월 평균 기온을 기록했습니다.
예년보다 건조하고 따뜻한 날씨에 대구·경북에서만 2023년 57건의 산불이 났습니다.
이번 비로 전국의 산불 경보는 가장 낮은 '관심' 단계로 내려갔습니다.
지역에 따라 6일 밤까지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산불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닙니다.
비가 그치면 다시 기온이 오릅니다.
강한 바람까지 더해져 다시 빠르게 건조해질 전망입니다.
◀안희영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해예측분석센터장▶
"봄철 10mm의 비는 약 이틀간의 산불 예방 효과가 있습니다. 이번 비로 바싹 메말랐던 산림의 건조함은 다소 해소되겠지만,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에는 주말쯤 그 강수 효과가 사라질 걸로 예상됩니다. 또 강한 바람이 불 경우 산림 내 수분이 빠르게 마르기에…"
특히 동해안에는 국지적 강풍, 양간지풍이 예보됐습니다.
산림청은 5월까지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만큼 산불 예방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 취재 김경완, CG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