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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는 사망한 할머니"…'봉화 살충제 사건' 수사 종결

◀앵커▶
지난 초복 날 봉화의 한 경로당에서 발생한 살충제 음독 사건, 기억하실 텐데요.

경찰이 사건 발생 77일 만에 수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경로당 회원 4명을 다치게 한 피의자는, 뒤늦게 병원에 입원한 뒤 사망한 80대 할머니라고 경찰은 결론 내렸습니다.

김경철 기자


◀기자▶
봉화군의 한 노인복지관.

119구급차가 도착하더니, 의식을 잃은 할머니들이 차례로 실려 나갑니다.

이렇게 복통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된 할머니는 모두 4명, 같은 경로당 회원이었습니다.

이들의 위 세척액에선 살충제 성분의 농약이 검출됐습니다.

피해자들은 점심식사를 한 뒤, 경로당으로 이동해 함께 커피를 마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초복 날 발생한 '봉화 살충제 음독' 사건. 

경찰이 사건 발생 77일 만에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피의자는 4명의 피해자들과 같은 경로당 회원인 80대 할머니로 밝혀졌습니다.

이 할머니는 사건 발생 나흘째 뒤늦게 복통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피해자 4명의 위 세척액에선 에토펜프록스와 터부포스, 이렇게 2종류의 살충제 성분이 동일하게 검출된 반면, 80대 할머니에게선 피해자들과 같은 2종류의 살충제 성분 외에, 3가지 종류의 농약 성분이 추가로 검출됐는데, 경찰은 이를 80대 할머니가 피해자들과는 다른 시점에 농약을 음독한 걸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찰은 80대 할머니가 범행 이틀 전 아무도 없는 경로당에 홀로 출입한 것을 CCTV를 통해 확인했고, 이보다 하루 전엔 경로당 거실에 있던 커피포트에 물을 붓는 장면을 목격한 회원의 진술도 확보하는 등 의심할 만한 정황 증거도 다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해당 커피포트와 싱크대 상판을 비롯해 80대 할머니의 집 마당에서도 피해자들의 위 세척액에서 나온 것과 같은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은 80대 할머니가 평소 집에 보관하고 있던 농약 알갱이를 물에 희석한 뒤, 경로당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던 커피가 담긴 음료수병에 넣은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이진식 경북경찰청 강력계장▶ 
"그동안 다방면의 수사를 통해 여러 증거 자료를 확보했고, 특히 농약 성분에 대한 국과수 동위원소비 감정 분석에 한 달 이상 시일이 소요되어…"

하지만 80대 할머니는 병원 치료를 받던 중 사망해, 경찰은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했습니다.

경찰은 경로당 회원들이 화투 놀이를 자주 했고, 80대 할머니와 다른 회원 사이에 갈등과 불화가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했지만, 피의자가 사망한 만큼 진위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경로당 피해 할머니 4명 가운데 3명은 퇴원했지만, 1명은 여전히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경철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 그래픽 도민진)

김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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