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월성원전 방사능 오염수 누설 사건이 불거진 지 2년 만에 경주시 조사단이 3월에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월성원전 누설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지만, 경주시는 입장 표명이나 후속 대책이 없어, 주민들의 불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장미쁨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방사능 오염수 누출을 규탄하는 현수막들이 원전 마을을 뒤덮었습니다.
주민들이 마을 총회를 거쳐 현수막 수십 장을 게시하기로 결정한 겁니다.
경주시 조사단 발표 뒤에도 제대로 된 사과와 대책 마련이 없자, 주민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입니다.
주민들은 지난 40년간 국가 발전과 에너지 정책에 협조해 왔지만, 정부는 누출된 삼중수소가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김익재 경주시 양남면 발전협의회 사무국장▶
"한수원이나 전문가들이 미량이다, 소량이다, 괜찮다 하지만, 여러 가지 자료를 검토한 결과 몸에 누적되지 않지만 장기에 부분 부분 손상을 주고 그 손상되는 부분이 계속 누적되고 하면 우리 건강에는 무조건 해가 됩니다."
앞서 경주시 조사단은 최종 보고에서 월성원전 내의 삼중수소의 누설 판정 기준치를 1리터당 1,000베크렐로 제안했습니다.
한수원이 비 계획적 유출 기준으로 삼았던 4,000베크렐이나 40,000베크렐보다 더 촘촘하다는 평가입니다.
그런데도 이 기준치를 한수원이 수용하고 누설 시설물들을 모두 안전하게 교체해야 한다는 입장 표명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습니다.
또 미국은 지역 주민들이 적극 참여하는 지하수 감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소개하지만 제도 도입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환경단체는 누설이 확인된 월성 1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조를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누설 의혹 초기부터 환경단체가 요구해 온 사용후핵연료 저장 수조 에폭시막 교체 여부 역시 한수원이 자체적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이번 경주시 조사 결과에 기초해서 월성원전 부지 내의 지하수 관리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을 해야 되고요. 노후 배관들에 대한 교체나 시설 관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하는데 그것은 경주시에서 그런 대책을 내놓고 정부에 요구를 해야 되는데."
이에 대해 경주시는 아직 원자력 안전 위원회와 환경부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두 기관의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익명의 내부 제보로 삼중수소 누출이 알려진 지 두 해가 지났지만, 여전히 관련 대책이 지지부진하면서 주민들의 불신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MBC 뉴스 장미쁨입니다. (영상취재 조현근, CG 김상아)